"R의 공포 커지지만…AI·빅데이터 등 신산업은 고속성장 이어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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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 4일 개막
美·中 갈등 지속 '신냉전' 양상
유럽·남미선 국수주의·포퓰리즘
세계경제 침체 빠질 우려 높아져
美·中 갈등 지속 '신냉전' 양상
유럽·남미선 국수주의·포퓰리즘
세계경제 침체 빠질 우려 높아져
미·중 무역전쟁이 1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다. ‘신(新)냉전’의 연장선상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유럽 남미 등 각국에선 자국 우선주의와 포퓰리즘이 득세하고 있다.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커지는 배경이다.
희망도 있다. 첨단 정보기술(IT) 분야에서 벌어지고 있는 소프트파워 경쟁이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세계화 4.0’의 물결이 수많은 기업과 예비 창업자에게 과거엔 없던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것이란 예측이다. 타일러 코웬 조지메이슨대 교수 등 석학들은 한경미디어그룹과의 사전 인터뷰에서 “세계 경제 둔화는 피할 수 없지만 빅데이터 등 신산업 분야에선 고속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코웬 교수 등은 4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2019 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GFC)’에서 강연자로 나선다.
“트럼프 바뀌어도 국수주의 지속”
석학들은 세계 경제가 침체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점에 대해선 일치된 의견을 내놨다. 모리스 옵스펠드 UC버클리 교수는 “미·중 무역분쟁 등 경제·정치적 요인 때문에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라며 “특히 중국과 일본 경제가 우려스럽다”고 진단했다. 그는 “글로벌 경기가 추후 상승세로 전환할 수 있을지를 지금 상황에서 속단하긴 어렵다”고 했다.
코웬 교수는 “중국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인터넷산업이 갈수록 개별 국가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며 “대부분의 나라에서 자국 산업에 유리한 쪽으로 정책을 펴는 등 국수주의적 경향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물러나고 민주당 출신 대통령이 선출돼도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연합(EU)은 저성장 고착을 우려하고 있다. 무엇보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가 현안이다. 영국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였던 제러드 라이언스 ‘브렉시트 지지 경제학자 모임’ 의장은 “EU 체제가 출범한 뒤 많은 이권이 일부 국가에 편중됐다는 게 문제”라며 “유럽은 전반적으로 포퓰리즘이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AI·빅데이터 등 신산업이 미래
위기 속에서도 특정 분야에선 커다란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게 석학들의 얘기다. 글로벌화를 추구하는 신산업 분야의 발전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질 것이란 예측이다. 코웬 교수는 소프트파워 중심의 거대 변화를 ‘세계화 4.0’이라고 처음 이름을 붙였다. 그는 “신흥 경제국을 중심으로 공격적으로 신산업에 투자하면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민간뿐만 아니라 공공의료 분야에서도 빅데이터를 활용해 효율을 높일 방안을 찾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IT 기업들의 격전지는 소비자와의 접점이다. 소비자와 직접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 장악 경쟁이 벌어지는 이유다. 중국이 최근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하는 등 소프트파워를 강조하는 정책으로 전환한 것도 이 같은 변화를 감지했기 때문이다.
장쥔 중국 푸단대 경제연구소장은 “중국 정부가 높은 질적 성장을 추구하려면 전통 모델을 수정해야 한다는 점을 깨닫고 있다”며 “중국이 지속적으로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시장 개방을 확대하면서 사업 기회가 크게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래 부가가치 핵심은 창의력
올해 GFC의 일부 강연자는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원동력으로 ‘창의력’을 첫손에 꼽았다. 재미있는 콘텐츠와 편리한 사용 환경을 구축하는 데는 창의력이 기본이란 조언이다.
한국에서 유튜브 채널 ‘영국 남자’를 운영하는 영국인 올리 켄달과 조시 캐럿은 이미 300만여 명의 구독자를 확보했다. 음식을 먹는 장면을 보여주는 ‘먹방’에서 시작해 여행기와 문화 체험기 등으로 분야를 확대했다. 흔한 주제지만 남들과 다른 ‘독자 콘텐츠’를 만든 게 비결이다. 짧은 동영상 한 편을 제작하기 위해 6명으로 이뤄진 팀이 사흘 이상 매달린다고 한다.
창의적 성과는 한순간 우연히 나오지 않는다. 끊임없는 투자와 노력의 산물이다. 마케팅 분석회사 트랙메이번의 앨런 가넷 최고경영자(CEO)는 “창의적인 제품과 서비스는 장시간에 걸쳐 노력하고 실패를 해봐야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희망도 있다. 첨단 정보기술(IT) 분야에서 벌어지고 있는 소프트파워 경쟁이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세계화 4.0’의 물결이 수많은 기업과 예비 창업자에게 과거엔 없던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것이란 예측이다. 타일러 코웬 조지메이슨대 교수 등 석학들은 한경미디어그룹과의 사전 인터뷰에서 “세계 경제 둔화는 피할 수 없지만 빅데이터 등 신산업 분야에선 고속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코웬 교수 등은 4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2019 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GFC)’에서 강연자로 나선다.
“트럼프 바뀌어도 국수주의 지속”
석학들은 세계 경제가 침체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점에 대해선 일치된 의견을 내놨다. 모리스 옵스펠드 UC버클리 교수는 “미·중 무역분쟁 등 경제·정치적 요인 때문에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라며 “특히 중국과 일본 경제가 우려스럽다”고 진단했다. 그는 “글로벌 경기가 추후 상승세로 전환할 수 있을지를 지금 상황에서 속단하긴 어렵다”고 했다.
코웬 교수는 “중국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인터넷산업이 갈수록 개별 국가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며 “대부분의 나라에서 자국 산업에 유리한 쪽으로 정책을 펴는 등 국수주의적 경향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물러나고 민주당 출신 대통령이 선출돼도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연합(EU)은 저성장 고착을 우려하고 있다. 무엇보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가 현안이다. 영국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였던 제러드 라이언스 ‘브렉시트 지지 경제학자 모임’ 의장은 “EU 체제가 출범한 뒤 많은 이권이 일부 국가에 편중됐다는 게 문제”라며 “유럽은 전반적으로 포퓰리즘이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AI·빅데이터 등 신산업이 미래
위기 속에서도 특정 분야에선 커다란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게 석학들의 얘기다. 글로벌화를 추구하는 신산업 분야의 발전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질 것이란 예측이다. 코웬 교수는 소프트파워 중심의 거대 변화를 ‘세계화 4.0’이라고 처음 이름을 붙였다. 그는 “신흥 경제국을 중심으로 공격적으로 신산업에 투자하면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민간뿐만 아니라 공공의료 분야에서도 빅데이터를 활용해 효율을 높일 방안을 찾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IT 기업들의 격전지는 소비자와의 접점이다. 소비자와 직접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 장악 경쟁이 벌어지는 이유다. 중국이 최근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하는 등 소프트파워를 강조하는 정책으로 전환한 것도 이 같은 변화를 감지했기 때문이다.
장쥔 중국 푸단대 경제연구소장은 “중국 정부가 높은 질적 성장을 추구하려면 전통 모델을 수정해야 한다는 점을 깨닫고 있다”며 “중국이 지속적으로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시장 개방을 확대하면서 사업 기회가 크게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래 부가가치 핵심은 창의력
올해 GFC의 일부 강연자는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원동력으로 ‘창의력’을 첫손에 꼽았다. 재미있는 콘텐츠와 편리한 사용 환경을 구축하는 데는 창의력이 기본이란 조언이다.
한국에서 유튜브 채널 ‘영국 남자’를 운영하는 영국인 올리 켄달과 조시 캐럿은 이미 300만여 명의 구독자를 확보했다. 음식을 먹는 장면을 보여주는 ‘먹방’에서 시작해 여행기와 문화 체험기 등으로 분야를 확대했다. 흔한 주제지만 남들과 다른 ‘독자 콘텐츠’를 만든 게 비결이다. 짧은 동영상 한 편을 제작하기 위해 6명으로 이뤄진 팀이 사흘 이상 매달린다고 한다.
창의적 성과는 한순간 우연히 나오지 않는다. 끊임없는 투자와 노력의 산물이다. 마케팅 분석회사 트랙메이번의 앨런 가넷 최고경영자(CEO)는 “창의적인 제품과 서비스는 장시간에 걸쳐 노력하고 실패를 해봐야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