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은 아이리시스 대표가 홍채인식보안 USB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강준완 기자
한승은 아이리시스 대표가 홍채인식보안 USB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강준완 기자
서울 구로동에 있는 생체보안기술 전문업체 아이리시스(대표 한승은)는 홍채인식보안 이동식 저장장치(USB) 3000개를 아랍에미리트(UAE) 국방부에 수출한다고 3일 발표했다. 이 회사가 USB를 해외 공공기관에 수출하는 것은 처음이다. 한 대표는 “UAE 국방부 관계자들이 제품의 보안성을 깐깐하게 시험하는 등 절차가 복잡해 수출까지 1년 넘게 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공공기관에서 제품의 보안기능을 인정했기 때문에 중동의 인근 국가로부터 추가 주문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가 이달 UAE 국방부에 납품하는 홍채인식보안 USB ‘락킷’은 개인별 홍채를 저장해 사용하는 1인용 제품이다. USB를 분실해도 사람마다 홍채가 다르기 때문에 불특정 다수가 사용할 수 없다. 보안을 생명으로 하는 국방부 등 공공기관이 선호하는 이유다.

USB 안에는 배터리, 카메라, 메모리, 홍채인식 소프트웨어가 자체 내장돼 있다. 윈도, 안드로이드, 애플의 iOS 등 다양한 운영체제에서 별도 소프트웨어를 설치하지 않고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 한 대표는 “2013년부터 30억원의 개발비를 들여 보안성과 편리성을 동시에 갖춘 USB를 세계 최초로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홍채인시보안 USB '랏킷'
홍채인시보안 USB '랏킷'
이 제품에는 사람의 홍채 인식 알고리즘(인식 처리과정)과 카메라 모듈·중앙처리장치(CPU)를 서로 연결하는 암호화 기술이 담겨 있다. 자체 개발한 ‘경량 생체 알고리즘’ ‘생체코드 유출 방지 암호화 알고리즘’ 등 보안 관련 기술을 사용했다. 지난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서 얼굴인식 알고리즘 성능을 인정받았다. 한 대표는 “홍채인식 암호화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2012년부터 총 180억원의 개발비를 투입했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얼굴인식 암호화 기술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 한국과 인도에 암호화기술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 본사연구소에는 영상처리 전문 석·박사 출신 연구원 8명이, 인도 뉴델리 연구소에는 인도델리공대 출신 연구원 6명이 근무한다. 한국에서는 얼굴인식 알고리즘과 제품 디자인을, 인도에서는 생체 기반의 암호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홍채인식 USB'로 중동시장 뚫은 아이리시스
이 회사는 지난해까지 홍채인식보안 USB 외 홍채인식 출입통제장치, 안면인식 도어록 등을 상용화했다. 도어록은 지난해 9월 개발을 완료해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카타르, 싱가포르 등 해외 시장에 먼저 선보였다. 이달 중 국내 출시를 시작해 올해 30만 개 이상 판매할 계획이다.

2012년 창업한 이 회사는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로부터 중국 등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컨설팅을 받고 있다. 한 대표는 “홍채 USB, 안면인식 도어록, 홍채금고 등 생체를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보안제품을 개발해 수출 시장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