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영 칼럼] 노무현의 저출산 위기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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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푼다고 효과 있겠나?
살 만한 세상 돼야지"
150조원 쏟아붓고도
출산율 세계 꼴찌로 추락
개인 의욕과 사회 활력 꺾는
'정책 지옥' 없어야
이학영 논설실장
살 만한 세상 돼야지"
150조원 쏟아붓고도
출산율 세계 꼴찌로 추락
개인 의욕과 사회 활력 꺾는
'정책 지옥' 없어야
이학영 논설실장
![[이학영 칼럼] 노무현의 저출산 위기 해법](https://img.hankyung.com/photo/201904/07.14213011.1.jpg)
세계 최저 수준을 치닫는 출산율 지표는 이 나라가 그의 소망과 반대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노 전 대통령이 퇴임한 2008년 1.19명이었던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의 수)이 지난해 0.98명으로 내려앉았다. ‘인구 유지의 마지노선’으로 꼽히는 2.1명의 절반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노 전 대통령 집권기인 2006년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이 5년 단위로 시작된 이래 재정 투입액이 150조원을 넘어섰지만 출산율 하락세는 한 번도 멈춘 적이 없다. 출산율 하락이 ‘세계신기록’을 경신해나가는 한편으로 ‘출산지원’ 재정 투입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돈을 푼다고 효과를 내겠느냐”던 노 전 대통령의 탄식이 헛헛하게 귓가를 맴돈다.
전재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재임 시절 “북한 핵보다 더 무서운 게 저출산”이라고 한 말은 허언(虛言)이 아니었다. 정말로 끔찍한 재앙이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시한폭탄이 째깍째깍 초침 돌아가는 소리를 내고 있는데도 “지금 당장은 괜찮으니까…”라며 딴청을 부릴 수 있겠는가. 정부와 정치권 일하는 모습이 딱 그렇다. 선거를 앞둘 때마다 보여주기식 현금살포 정책을 온갖 미사여구(美辭麗句)로 포장해 내놓고는 “우린 할 만큼 하고 있다”고 우긴다. 가구소득을 따지지 않고 영유아 가정에 일괄적으로 돈을 뿌려대는 식이다. 문제 인식의 진지함이나 대책의 절박함을 찾아볼 수 없다.
돈만 퍼붓는 인구정책은 ‘백약이 무효’임이 확연해졌으니, 정부는 완전히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내야 할 숙제를 안았다. “사람들이 세상 참 살 만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면 출산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던 노 전 대통령의 어록(語錄)이 그래서 더욱 되새겨진다.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 반대다. 청년단체 대표가 대통령 앞에서 “정부가 청년의 삶을 고민하는 모습이 안 보인다”며 눈물을 터뜨리고, 국민 대다수가 “잘못된 정책으로 인해 경제가 나빠지고 생활이 힘들어지고 있다”며 가슴을 치는 게 현실이다.
ha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