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근로제·최저임금법 5일 본회의 처리' 신경전
洪 "경제 어려움 해소 위해", 羅 "주휴수당 문제도 함께 논의해야"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공개석상에서 탄력근로제 및 최저임금 법안을 놓고 극명한 입장차를 보였다.

홍 부총리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과 함께 국회로 나 원내대표를 찾아 면담한 자리에서다.

홍 부총리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과 최저임금 결정체계 이원화를 골자로 한 최저임금법 개정안의 이번 임시국회 내 처리를 요청하기 위해 나 원내대표를 찾았다.

홍 부총리는 "여야를 떠나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최저임금과 탄력근로제 관련 법안을 5일 (국회 본회의에서) 꼭 통과시켜달라"며 "탄력근로제 관련 법안은 산업현장에서 하루빨리 (처리가) 되길 목 빠지게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나 원내대표는 "빠른 논의가 필요하다"면서도 "탄력근로제·최저임금 문제는 저희 요구대로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주휴수당을 삭제하는 부분과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난색을 보였다.
홍남기 "탄력근로 법안 5일 처리 부탁", 나경원 "야당 탓만 해"
나 원내대표는 "그래야 소득주도성장의 문제점과 폐해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하나로는 언 발에 오줌 누기 아니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의 6개월 연장으로는 부족하다"며 "(정부의)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안도 저희로선 조금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의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추진으로 국회가 교착상태에 있다고 언급, "(홍 부총리가) 다른 당 원내대표를 만나 야당 탓을 해 섭섭했다"고 꼬집었다.

이에 홍 부총리는 "서운하셨다면 정말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인 데 이어 "이번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오는 5일 이들 법안이 잘 처리되도록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거듭 요청했다.

나 원내대표는 또한 일부 300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되던 주 52시간제 계도기간이 지난달 31일로 종료된 점을 거론, "처벌유예 기간을 연장해 달라"고 요구했고,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계도기간 종료에 따른 대책 없이 국회에 다 던져놓아서야 하겠느냐"고 따졌다.

홍 부총리는 "법 개정 시까지 (주 52시간제 관련 단속이) 유예된다"고 설명했고, 이 장관도 "당장 저희가 단속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고 5∼6월 정상적인 감독 절차에 따라 한번 점검해볼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정부가 미세먼지 대책과 선제적 경기 대응을 위해 편성키로 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놓고도 신경전이 있었다.

홍 부총리는 "정부가 여러 가지 추경 목적에 맞는 사업을 엄밀히 선정해 4월 하순경 국회에 추경안을 제출하겠다"고 하자, 나 원내대표는 "미세먼지 추경이라지만 추경 요건에 맞지 않는다는 걱정이 있다.

저희는 엄격하게 추경 요건을 따지겠다"고 밝혔다.

한편, 나 원내대표는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내일모레 본회의를 앞두고 나타나 (법안 처리를) 해 달라고 하면서 야당이 발목 잡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근본적으로 대통령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