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업계 생존 위한 경쟁 중…생산성 높여야
![자동차 수출 선적부두 / 사진=한경DB](https://img.hankyung.com/photo/201904/05.19334738.1.jpg)
5일 현대자동차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18년도 사업보고서를 보면 국산 레저용 차량(RV)의 평균 판매가격은 3827만원이다. 2016년 3166만원에서 이듬 해 2940만원으로 낮아졌지만, 지난해 다시 큰 폭으로 뛰었다.
RV에는 SUV와 다목적차량(MPV) 등이 포함된다. 하지만 대부분은 SUV다. 미니밴을 제외하고 대표적 MPV인 기아자동차 카렌스, 한국GM 올란도 등이 단종 됐기 때문이다. 그만큼 국산 SUV를 사려는 소비자의 부담이 더 커졌다는 이야기다.
상황이 이러한 가운데 수입 RV는 싸지고 있다. 지난해 평균 가격은 3393만원으로 국산과 비교해 11%가량 낮았다. 2016년과 2017년에는 각각 4027만원, 3844만원으로 집계됐다.
![RV 제품의 가격변동 현황 / 표=박상재 기자](https://img.hankyung.com/photo/201904/01.19334465.1.jpg)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 공장은 인건비가 높아 한 대를 제작하는 비용이 많이 든다"며 "수입차는 현지에서 높은 생산성과 관세 혜택을 무기로 생존을 위한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단적인 예로 수입차 공식 딜러는 '제 살 깎아먹기' 지경에까지 이르도록 할인 공세를 펼치고 있지 않느냐"면서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가 제 값을 받기는 힘들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국내 완성차 5개사의 매출액 대비 임금 비중은 12.2%였다. 경쟁사인 일본 도요타(5.8%), 독일 폭스바겐(9.9%) 보다 높았다.
같은 해 한 대 생산 시 투입 시간은 국내 공장이 26.8시간. 도요타(24.1시간), 미국 제너럴모터스(GM‧23.4시간)보다 훨씬 오래 걸린다. 임금은 높지만 생산성은 현저히 떨어졌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노사가 생산단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국내 완성차 업체는 역수입 등을 고려할 수도 있다"라고 내다봤다.
고비용‧저효율 구조에 한국 자동차산업은 신음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자동차 생산량은 402만8834대로 집계됐다. 2015년 455만5957대를 기록한 뒤 3년 연속 뒷걸음질치고 있다. 2016년에는 422만8509대, 2017년 411만4913대로 줄었다.
생산량 순위는 2015년 세계 5위에서 이듬해와 2017년 6위, 지난해 7위로 주저앉았다. 경직된 노동 시장과 회사 및 노동조합 간 대립적 관계 등이 생산성을 떨어뜨렸다는 게 한국자동차산업협회의 분석이다.
차량가격을 낮추기 위한 수입차의 '군살 빼기' 공세는 이미 합리적인 소비자의 발길을 돌려세우고 있다. 볼보자동차는 플래그십(최상위) 세단 생산공장을 중국 다칭시로 옮기고, 2019년형 S90을 전량 이 곳에서 만들고 있다. 세단 선호도가 더 높은 아시아 시장을 본격 공략하기 위해서다. S90의 구매가격은 한국에서 600만원가량 저렴해졌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