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5년 8.2%에서 2030년 24.3%, 2060년 40.1%로 급증할 전망이다. 앞으로 40년 뒤에는 한국 인구 10명 중 4명이 65세 이상 고령자라는 의미다.

세계 고령화 추이 전망치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세계 고령인구 비중은 2015년 8.2%에서 2030년 11.6%, 2060년 17.6%로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급격한 고령화는 국민연금기금의 고갈을 초래한다. 적립되는 돈보다 빠져나가는 돈이 점점 많아지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재정추계위원회는 지금 상태대로라면 국민연금이 2041년을 정점으로 2057년 완전 고갈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퇴직연금을 중심으로 사적연금을 키우지 않으면 상당수 국민이 불행한 노후를 맞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나온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퇴직연금을 중심으로 한 사적연금 역할이 사회적으로 커지고 있다”며 “퇴직연금 적립금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어 수익률을 높이는 방안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지난해 말 기준 190조원으로 추정됐다. 2014년 107조1000억원에서 4년 새 83조원 늘었다. 2050년에는 퇴직연금 적립금이 104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남 연구위원은 “현재 제도에선 퇴직연금 사업자인 금융회사들이 투자위험을 무릅쓰고 수익률을 높일 책임이나 유인이 없어 대부분 1, 2년짜리 정기예금으로 운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책임감을 가진 별도의 수탁법인이 퇴직연금을 관리하는 기금형과 디폴트옵션 제도가 도입되면 운용사들도 자금을 위탁받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수익률 재고 노력을 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