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임기 동안 구체적 성과 부담…지역구 내 민주당 지자체장 협력 끌어낼까
지역경제 침체에 돌아선 민심…'한국당 텃밭' 사수한 정점식
4·3 국회의원 보궐선거 통영고성 지역구에서 정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자유한국당은 '보수 텃밭' 사수에 성공했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통영시장과 고성군수 자리를 모두 더불어민주당에 빼앗기며 한때 '의원직마저 내주는 게 아니냐'는 위기감도 있었으나 개표 결과 무난하게 승리를 거머쥐었다.

그러나 1년이란 짧은 임기 동안 예산이나 정책 지원에 불리한 야당 의원으로서 구체적인 성과를 끌어내지 못하면 내년 총선 결과는 결코 장담할 수 없다.

이 지역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형이 확정되면서 의원직을 상실한 한국당 이군현 전 의원이 지난 20대 총선에서 무투표 당선될 정도로 보수층 지지세가 강하다.

역대 선거에서 민주당 등 진보진영은 후보를 아예 못 내거나 출마하더라도 한국당에 큰 위협이 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민심이 변화하면서 통영시장과 고성군수 모두 민주당이 차지했다.
지역경제 침체에 돌아선 민심…'한국당 텃밭' 사수한 정점식
이번 보선도 이런 변화의 흐름을 타 선거 초반부터 민주당과 한국당 양자 대결로 굳어졌다.

특히 통영 출신 양문석 후보와 고성 출신 정 후보가 맞붙으며 지역 대결 구도가 형성,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보인 정 후보가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들 지역은 보수 성향이 강한 곳이지만 통영 인구(13만2천800여명)가 고성 인구(5만4천여명)보다 3배 가까이 많아 소지역주의가 영향을 끼칠 경우 통영 출신인 양 후보가 유리했기 때문이다.

정 후보가 정치 신인인 점도 지역에서 나름의 기반을 닦아온 양 후보와 비교하면 불리했다.

게다가 선거 막판 경남FC 축구장 불법 유세·정점식 측근 지역 기자 매수 의혹 등 악재가 터지기도 했다.

그러나 양 후보의 거센 도전을 이겨내고 여의도 입성에 성공하면서 정 후보는 소선거구제로 바뀐 13대 총선 이후 처음으로 고성 출신 의원이 됐다.

정 후보 캠프 측은 지역 경기침체로 현 정권에 실망한 유권자들에게 '정권 심판론'이 공감을 얻으며 승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 후보 캠프 관계자는 "시장·군수가 민주당으로 바뀌었어도 지역 경기가 악화하면서 이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새로운 얼굴에 대한 갈망이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경제 침체에 돌아선 민심…'한국당 텃밭' 사수한 정점식
이번 승리로 정 후보는 한국당 텃밭을 사수했다는 명분과 함께 '현직 프리미엄'을 얻어 내년 총선에서 한층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

동시에 1년 임기라는 짧은 임기에 유권자들의 신뢰를 얻을 구체적 성과를 내야 할 부담도 지게 됐다.

야당 소속 의원이어서 예산을 끌어오거나 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여당과 정부의 협력을 끌어내지 못하면 자칫 빈손으로 내년 총선을 맞을 수 있다.

게다가 측근의 지역 기자 매수 의혹도 임기 내내 정 후보를 따라다니며 상대측 공세의 빌미가 될 수 있어 이를 빨리 털어내야 하는 것도 남은 과제다.

정 후보는 한국당의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지역을 위한 예산을 최대한 확보하고 지역구 내 민주당 지자체장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기자 매수 의혹에 대해선 논란이 생겨 지역민들에게 송구하지만, 저희와 전혀 관계없이 외부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