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에도 아마존 최대주주·세계 최고부호 자리 그대로
매켄지, 아마존 3대주주로 지분가치 40조5천억…세계 4번째 여성 부호


지난 1월 이혼을 선언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54)와 그의 부인 매켄지 베이조스(48)가 아마존 지분 분할 등 이혼조건에 합의했다.

제프 베이조스는 자신의 아마존 지분 가운데 25%를 매켄지에게 넘기되 의결권은 계속 보유키로 해 그의 경영권에는 영향이 없을 전망이다.

'세기의 이혼'이라는 세간의 평가에 걸맞게 매켄지의 주식 평가액은 40조원을 넘는다.

4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 등에 따르면 매켄지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이 같은 합의사항을 공개했다.
베이조스 '40兆짜리 이혼'…아마존지분 25% 넘기고 의결권 보유
매켄지는 다만 자신이 보유하게 되는 지분의 의결권은 제프에게 남겼다.

매켄지는 또 제프가 소유한 워싱턴포스트(WP)와 우주 탐사업체 '블루 오리진'에 대한 자신의 권리는 모두 제프에게 넘기기로 했다.

매켄지는 이 같은 합의에 대해 "이 굉장한 회사 팀들과의 그(제프)의 지속적인 기여를 지원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제프는 기존에 아마존 주식 약 16.3%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평가액이 1천300억 달러에 달했다.

지분분할 합의에도 제프 베이조스는 아마존 최대주주와 세계 최고 부호 지위에는 변동이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CNBC는 전했다.

지난달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Forbes) 평가에 따르면 제프는 1천310억 달러(147조5천억원)로 세계 최고부호를 기록했다.

매켄지는 보통주 기준으로 아마존 전체 지분 가운데 4%를 보유하게 돼 제프와 자산운용사 뱅가드그룹에 이어 3대 주주가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켄지가 보유하게 된 아마존 지분의 가치는 356억 달러(약 40조5천억원) 규모다.

매켄지는 로레알 창업자의 손녀인 프랑수아즈 베탕쿠르-메이예로와 월마트 창업자의 딸인 앨리스 월턴, 초콜릿 회사 마스그룹의 상속녀 재클린 마스에 이어 일약 여성 가운데 세계에서 4번째로 재산이 많은 부호 반열에 올랐다.

제프 베이조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 (이혼 재산분할) 과정에서 그녀의 지원과 친절에 감사를 표시한다"면서 "친구로서, 공동양육자로서 우리의 새로운 관계를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제프-매켄지 부부가 소유하고 있던 주택 등 다른 자산 분할은 어떻게 하는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들 부부는 미 전역에 여러 채의 집도 갖고 있다.

캘리포니아 베벌리힐스에 보유한 1천290만 달러짜리 자택이나 옛 박물관을 개조한 워싱턴DC의 2천300만 달러짜리 집도 그 일부다.

세계 최고 부호인 베이조스의 이혼은 발표 당시부터 재산분할이 어떻게 될지 관심이 집중됐었다.

당시 미 언론들은 "역사상 가장 값비싼 이혼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CNBC는 제프와 매켄지의 아마존 지분 분할 합의에 대해 "이혼 발표 직후 아마존의 의결권과 관련해 제기됐던 일부 우려를 제거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아마존 주식은 0.1% 하락했다.

제프는 지난 1월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오랜 기간 애정 어린 탐색과 시험적인 별거 끝에 이혼하기로 결정했다.

우리는 친구로서 공유된 삶을 계속할 것"이라면서 결혼 25년 만에 매켄지와의 결별을 선언했다.

제프와 매켄지는 1990년대 초반 처음 만났다.

제프 베이조스는 당시 헤지펀드(D.E Shaw)에 몸담았었고, 면접관으로서 같은 회사에 지원한 매켄지를 처음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그들은 같은 회사에서 일했고 1993년 결혼했다.

제프는 1994년 아마존닷컴을 설립했다.

제프는 당시 뉴욕에서 서부 시애틀로 향하면서 부인인 매켄지가 운전하는 동안 아마존의 사업 아이디어를 노트북에 구체화했다.

매켄지는 아마존닷컴 사업 초기 도서 주문과 출하, 회계 등을 담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제프와 매켄지는 4명의 자녀를 두고 있으며, 매켄지는 현재 소설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