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페이 '심폐소생' 나선 서울시…사용자 늘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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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위기에 빠진 제로페이의 심폐소생에 나선다. 이달 내 '법인용' 제로페이를 출시하고 상반기 중 온라인 결제와 교통 결제 기능을 도입할 예정이다. 고객 유인책이 전무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이 같은 조치가 고객 유인은 물론 '혈세 낭비'로 굳어진 여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시는 이르면 이달 중순 법인용 제로페이를 출시한다. 서울시와 자치구 산하 공공기관에서 업무추진비, 보조금 등을 법인용 제로페이로 결제토록 유도하고, 향후 민간기업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서울시는 법인용 제로페이를 통해 연간 약 2000억원 이상이 결제될 것으로 추산했다.
온라인에서도 제로페이를 쓸 수 있도록 상반기 중으로 온라인 결제방식도 도입할 계획이다.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교통카드 기능도 탑재하기로 했다.
소비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가맹점 확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6대 편의점(CU·GS25·이마트24·미니스톱·세븐일레븐·씨스페이스)에서 제로페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이달 내 일괄 가맹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프랜차이즈는 물론 골목상권으로 가맹점을 꾸준히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할인' 카드도 꺼내 들었다. 한강공원, 어린이대공원을 포함한 서울시 공공시설 약 390여곳에서 제로페이 결제 할인이 가능하도록 준비 중이다. 시 운영 주차장은 물론 공유 자전거 '따릉이'도 할인 대상에 포함돼 소비자에게 실질적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서울시는 기대하고 있다.
제로페이는 지난해 12월20일 서울에서 시범서비스를 개시해, 올해 1월28일부터 전국에서 시행되고 있다.
서울시와 각 지자체는 제로페이 활성화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소비자는 물론 소상공인의 지지도 얻지 못하고 있는 신세다.
지난 3일 기자가 만난 을지로입구역 지하상가의 한 상인은 "제로페이 가맹점에 가입해 달라고 공무원들이 찾아왔지만 아직 가맹점에 가입하지 않았다"며 "제로페이로 결제를 하겠다는 고객이 없어 가맹점에 가입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제로페이 가맹점 스티커가 붙은 근처의 카페도 제로페이를 쓰지 않는 것은 매한가지였다.
카페 주인은 "올해 초에 가맹점에 가입했는데 제로페이 결제 고객은 한 달에 한 번 볼까 말까 한다"며 "소상공인도 소비자들도 쓰지 않는데 세금만 낭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제로페이의 성적은 참담한 수준이다. 지난 1월 제로페이의 결제금액은 2억8272만원, 2월은 5억3000만원에 불과했다. 한 달 사이 결제액이 2배 가까이 늘었지만 50조원이 넘는 개인카드 결제액에는 한참 못 미친다.
서울시가 여러 유인책을 내놓고 있지만, 향후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유인 효과가 미미할 뿐더러 '혈세 낭비'로 추락한 이미지를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제로페이가 소상공인과 서민경제 살리기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명확하지 않고, 이러한 목표를 소비자들이 공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세금 낭비로 굳어진 이미지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지만, 시장 경제에서는 나빠진 이미지를 회복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시는 이르면 이달 중순 법인용 제로페이를 출시한다. 서울시와 자치구 산하 공공기관에서 업무추진비, 보조금 등을 법인용 제로페이로 결제토록 유도하고, 향후 민간기업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서울시는 법인용 제로페이를 통해 연간 약 2000억원 이상이 결제될 것으로 추산했다.
온라인에서도 제로페이를 쓸 수 있도록 상반기 중으로 온라인 결제방식도 도입할 계획이다.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교통카드 기능도 탑재하기로 했다.
소비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가맹점 확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6대 편의점(CU·GS25·이마트24·미니스톱·세븐일레븐·씨스페이스)에서 제로페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이달 내 일괄 가맹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프랜차이즈는 물론 골목상권으로 가맹점을 꾸준히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할인' 카드도 꺼내 들었다. 한강공원, 어린이대공원을 포함한 서울시 공공시설 약 390여곳에서 제로페이 결제 할인이 가능하도록 준비 중이다. 시 운영 주차장은 물론 공유 자전거 '따릉이'도 할인 대상에 포함돼 소비자에게 실질적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서울시는 기대하고 있다.
제로페이는 지난해 12월20일 서울에서 시범서비스를 개시해, 올해 1월28일부터 전국에서 시행되고 있다.
서울시와 각 지자체는 제로페이 활성화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소비자는 물론 소상공인의 지지도 얻지 못하고 있는 신세다.
지난 3일 기자가 만난 을지로입구역 지하상가의 한 상인은 "제로페이 가맹점에 가입해 달라고 공무원들이 찾아왔지만 아직 가맹점에 가입하지 않았다"며 "제로페이로 결제를 하겠다는 고객이 없어 가맹점에 가입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제로페이 가맹점 스티커가 붙은 근처의 카페도 제로페이를 쓰지 않는 것은 매한가지였다.
카페 주인은 "올해 초에 가맹점에 가입했는데 제로페이 결제 고객은 한 달에 한 번 볼까 말까 한다"며 "소상공인도 소비자들도 쓰지 않는데 세금만 낭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제로페이의 성적은 참담한 수준이다. 지난 1월 제로페이의 결제금액은 2억8272만원, 2월은 5억3000만원에 불과했다. 한 달 사이 결제액이 2배 가까이 늘었지만 50조원이 넘는 개인카드 결제액에는 한참 못 미친다.
서울시가 여러 유인책을 내놓고 있지만, 향후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유인 효과가 미미할 뿐더러 '혈세 낭비'로 추락한 이미지를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제로페이가 소상공인과 서민경제 살리기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명확하지 않고, 이러한 목표를 소비자들이 공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세금 낭비로 굳어진 이미지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지만, 시장 경제에서는 나빠진 이미지를 회복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