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가전·올레드 '선전'…스마트폰·자동차부품 사업 적자는 '진행형'

LG전자가 이른바 '신(新) 가전' 사업의 호조에 힘입어 올해 '무난한 스타트'를 끊었다.

역대 두번째로 좋은 성적을 냈던 지난해 1분기에는 못 미쳤지만 올들어 IT·전자 업체들이 대체로 실적 부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다만 스마트폰 사업에서는 또다시 영업손실을 내면서 고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LG전자는 올 1분기(1∼3월) 잠정 실적으로 매출 14조9천159억원, 영업이익 8천996억원을 각각 올렸다고 5일 공시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15조1천230억원)보다 1.4% 줄었으며, 전분기(15조7천723억원)보다도 5.4% 감소했다.

그러나 역대 1분기 매출 가운데서는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것이다.

영업이익은 역대 두번째로 좋은 성적을 냈던 1년 전(1조1천78억원)보다는 18.8% 줄어들었지만 '어닝 쇼크'를 기록했던 전분기(757억원)의 11배 수준에 달했다.

특히 이는 증권업계의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8천억원)을 비교적 큰 폭으로 상회한 성적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로 평가됐다.

이날 공시에서 사업 부문별 실적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 사업본부의 선전이 두드러진 것으로 추정됐다.

매년 1분기가 계절적 비수기이지만 최근 미세먼지 공포 등의 영향으로 에어컨, 공기청정기, 의류관리기 등 신가전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데 힘입어 H&A 사업본부는 1분기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매출 5조원을 돌파하는 동시에 사상 첫 분기 영업이익 6천억원 초과 달성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쳐졌다.

또 수익성이 높은 올레드TV 판매도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HE(홈엔터테인먼트) 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은 1년 전에는 못 미치나 전분기보다는 큰 폭으로 늘었을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스마트폰 사업 부진이 계속되면서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 사업본부는 또다시 영업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며, '미래 먹거리'로 키우고 있는 VC(자동차부품) 사업본부도 적자가 이어질 공산이 큰 것으로 전망됐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분기에 비해 LG전자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은 전세계적인 스마트폰 업황 부진과 함께 TV 시장의 경쟁 심화에 따른 것"이라면서 "그러나 생활가전은 역대급 성적표를 써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올해 매출은 64조~65조원, 영업이익은 2조7천억~2조8천억원에 달하면서 신기록을 깰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