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차드 젠달 브라운 R3 최고기술책임자(CTO)가 기업용 블록체인의 요건을 설명하고 있다.
리차드 젠달 브라운 R3 최고기술책임자(CTO)가 기업용 블록체인의 요건을 설명하고 있다.
글로벌 최대 금융 블록체인 컨소시엄 R3의 리차드 젠달 브라운 최고기술책임자(CTO·사진)는 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분산경제포럼(디코노미) 2019'에 참석, 기업용 블록체인 성공의 관건으로 신뢰성을 첫 손에 꼽았다.

브라운 CTO는 "블록체인은 개인이 운영에 관여할 수 있는 흥미로운 네트워크 시스템"이라고 전제한 뒤 "중앙의 관리자도 없고 신뢰하기 어려운 이들도 포함됐을 수천명 참여 네트워크(퍼블릭 블록체인)를 당연시하고 사용할 기업은 없다"고 짚었다. 퍼블릭 블록체인은 기업이 채택 고려 대상이 아니란 얘기다.

그는 "기업에게는 거래 당사자나 관계자 사이에만 필요한 정도의 정보를 공유하는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무관한 참여자에게 기업 정보를 공개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 기업이 단독으로 사용하는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해 다른 기업 네트워크와 '제한된 범위'에서 연결을 꾀하는 방식이 선호된다는 설명이다.

이어 "기업들은 그간 내부 네트워크 최적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최적화 대상이 아니었던 '기업간 거래'는 여전히 비효율적"이라며 "거래를 하는 A기업과 B기업이 공유한 정보가 서로 다른 경우도 흔하게 발견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기업용(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은 기업들이 각자 내부 프로세스를 유지하면서, 신뢰를 바탕으로 다른 기업과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이 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기업 네트워크 간 호환성을 갖춰야 하며 블록체인 개발 언어를 몰라도 쉽게 쓸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015년 금융 컨소시엄으로 출발한 R3는 이러한 요소에 초점을 맞춘 '코다'를 개발해 오픈소스화했다. 브라운 CTO는 "2017년엔 기업용 블록체인 시장을 하이퍼레저와 이더리움 엔터프라이즈가 차지했지만 지난해는 코다의 시장점유율이 3위를 차지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3개 플랫폼이 기업용 시장에서 경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