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분기보다 영업이익 11배 늘어…생활가전 부문이 실적 견인

LG전자가 올해 1분기에 직전 분기보다 11배 늘어난 영업이익(8천996억원)을 내며 오랜만에 웃었다.

신(新)가전 판매 호조 등에 힘입어 생활가전 사업에서 영업이익이 늘었고 스마트폰 사업의 적자 폭은 줄어들면서 전체적으로 견조한 실적을 냈다는 분석이다.

LG전자는 이날 오후 공시를 통해 올해 1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8천996억원을 올렸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역대 두 번째로 좋은 성적을 냈던 1년 전(1조1천78억원)보다는 18.8% 줄어들었으나 '어닝 쇼크'를 기록했던 전분기(757억원)의 11배 이상이었다.

이날 발표된 수치는 잠정실적으로 사업 부문별 구체적 실적은 공개되지 않는다.

그러나 투자업계 및 시장의 분석을 종합해보면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가 호실적을 견인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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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업계에서는 1분기 H&A에서 5천억원대 후반∼6천억원대 초반의 영업이익이 나왔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 같은 호실적 배경엔 신가전 열풍도 한몫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미세먼지 문제가 악화하면서 국내시장을 중심으로 공기청정기·건조기·스타일러 등 사계절용 제품 수요가 증가한 것이다.

LG전자가 신성장 가전제품 내수시장에서 입지를 다진 만큼 일각에서는 이런 추세에 힘입어 올해 H&A 부문이 사상 처음 연간 매출액 20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낙관론도 제기됐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HE(홈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서는 약 3천억원대 후반∼4천억원대 초반의 영업이익이 발생했을 것으로 보인다.

1년 전인 작년 1분기(5천770억원)보다는 줄었지만, 직전 분기인 작년 4분기(2천90억원)보다는 늘어난 수준이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경쟁사의 공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판매 확산이 예상보다 더디고, 수요 자체도 스포츠 이벤트가 있었던 작년 동기만큼은 아니라는 점이 부담 요인"이라 설명했다.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부는 재작년 2분기 이후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계속 적자상태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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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1분기 영업손실은 2천억원대 초반으로 직전 분기(3천220억원)보다 손실 규모가 줄었을 것이란 전망이다.

고의영 연구원은 "원가 절감 속도보다 출하량 하락 속도가 더 빠른 점이 아쉽다"면서 "특히 전체 출하량의 과반을 차지하는 북미 시장에서의 출하 부진이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VC(자동차부품) 사업 역시 아직은 변동비와 고정비 부담이 상당한 초기 사업단계인 만큼 200억원 안팎의 영업적자가 발생, 적자상태가 이어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LG전자가 연간으로 볼 때 통상 '상고하저'의 수익 흐름을 보여온 만큼 남은 2∼4분기 실적 흐름을 두고 봐야 한다는 전망도 있다.

실제 지난해도 1분기에 연간 실적 고점을 달성한 이후 4분기까지 줄곧 전분기 대비 감익 현상이 지속하기도 했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2분기에는 작년 동기 대비 마케팅비 증가 요인이 없어 보이고, H&A 부문에서 원자재 가격이 전년보다 하향 안정화한 점은 연간 영업이익 전망의 긍정적 요인들"이라며 "H&A의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19% 늘어나며 전체 이익을 견인할 것"으로 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