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번지는데 안보실장 붙잡은 野, 인사참사 변명한 靑…국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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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국민 눈높이 벗어난 '국회 운영위'
국민이 납득 힘든 '노영민 변명'
박재원 정치부 기자
국민 눈높이 벗어난 '국회 운영위'
국민이 납득 힘든 '노영민 변명'
박재원 정치부 기자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4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s://img.hankyung.com/photo/201904/AA.19344604.1.jpg)
![산불 번지는데 안보실장 붙잡은 野, 인사참사 변명한 靑…국민은 없었다](https://img.hankyung.com/photo/201904/AA.19345441.1.jpg)
오후 9시32분께 홍영표 운영위원장은 “고성 산불 문제를 얼마나 파악하고 계십니까? 실장님이나 안보실장님 말씀해 보십시오”라고 상황 보고를 요구했다. 정 안보실장은 “오늘 저녁 7시반경에 변압기에서 발화가 돼서, 지금 속초 시내까지 번지고 있다”고 설명한 뒤 “우선 1차장을 위기관리센터로 다시 보내 상황을 관리토록 했다”고 말했다. 상황을 전해들은 홍 위원장은 추가 질의가 없다면 정 실장이 청와대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자고 운을 띄웠다.
그렇게 1시간가량이 흘렀다. 홍 위원장은 10시3분 “지금 저렇게 대형 사고가 생겨서, 산불이 생겨서 지금 민간인이 대피까지 하고 있는데 그 대응을 해야 할 책임자를 우리가 이석시킬 수 없다 이래서 국회에서 잡아 놓는 것이 옳은지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라며 정 안보실장의 이석을 다시 한 번 요구했다. 하지만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저희도 정의용 안보실장을 빨리 보내 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면 순서를 조정하셨으면 됩니다”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청와대 한번 부르기 쉽습니까?”라며 한국당 의원들이 한 번씩 질문을 해야 이석이 가능하다는 논리였다. 정양석 한국당 의원 역시 “외교 참사는 더 (문제가) 크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회의에 참석한 의원들은 여야 할 것 없이 ‘의원 한 명, 한 명이 국민을 대신하는 헌법기관’이라고 했지만 정작 국가재난 사태에선 국민을 위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 참모들에게 ‘김학의 사건’을 질의하며 물타기에 급급했던 여당 의원들 역시 비겁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야당을 향해 쏟아낸 품격 없는 조롱과 비웃음, 전국에 생중계된 여당 의원들의 하품 장면 역시 ‘참사’에 가깝다. ‘국민’을 앞세웠지만 ‘국민’은 뒷전인 이런 국회 모습을 언제까지 봐야 할지 씁쓸하기만 하다.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