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고전했던 삼성전자의 스마트폰(모바일), TV사업부는 올 들어 선전하고 있다. 올해 ‘갤럭시S’ 시리즈 출시 10주년을 맞은 모바일사업부는 수익성을 다소 희생하더라도 시장점유율을 유지해 세계 1위 자리를 지킨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TV 사업을 총괄하는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는 매출과 이익을 동시에 늘린다는 목표를 잡았다.

"수익보다 점유율 유지에 초점"…삼성 스마트폰 '1위 수성' 총력전
5일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 IM(IT·모바일) 부문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2조4000억원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1분기(3조8000억원)에 비해 30% 이상 줄었다. 하지만 삼성전자 내부에선 지난달 출시된 갤럭시S10 시리즈가 흥행하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삼성의 무선사업부가 수익성보다는 시장점유율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2분기부터 실적(매출)에 반영될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새로 내놓는 스마트폰 수를 늘리며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전략스마트폰만 해도 지난 2월 공개행사 때 갤럭시S10e, 갤럭시S10, 갤럭시S10플러스, 갤럭시S10 5G, 갤럭시폴드(폴더블폰) 등 5종을 한꺼번에 선보였다. 작년 2월 행사 때는 2종만 출시했다. 준프리미엄 모델인 A시리즈도 A102030405070 등 6종, 온라인 판매용인 M시리즈도 M102030 등 3종을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제조사 가운데 돈을 가장 잘 버는 애플은 매년 2~3종류의 휴대폰만 출시한다”며 “모델 수가 많을수록 생산 단가와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 수익성은 떨어진다”고 말했다.

삼성의 이런 전략이 경쟁사인 중국 화웨이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화웨이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2015년 7.4%에서 지난해 14.4%로 3년 만에 두 배로 높아졌다. 1위인 삼성전자(20.3%)와의 격차도 점점 좁혀지는 추세다. 화웨이는 “늦어도 내년까지 판매량 기준으로 세계 1위 스마트폰 기업이 되겠다”(리처드 유 소비자제품그룹 최고경영자)고 공언하고 있다. 앞으로 수년간 삼성전자와 화웨이 간 선두 다툼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다.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실적은 지난해보다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은 4000억원가량으로 지난해 1분기(2800억원)보다 4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정했다. 초대형 TV 판매 호조에 힘입어 실적이 좋아졌다는 분석이다.

좌동욱/이승우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