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공기청정기, 의류관리기 등 신(新)가전 사업 호조에 힘입어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1분기 실적을 내놨다. 하지만 스마트폰 사업 적자가 지속되면서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가까이 줄었다.

LG전자, 공기청정기·의류관리기 등 新가전 호조…스마트폰은 적자 지속
LG전자는 지난 1분기에 매출 14조9159억원, 영업이익 8996억원을 거뒀다고 5일 발표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2070억원), 영업이익은 18.8%(2080억원) 줄었다. 영업이익은 증권가 전망치 평균인 컨센서스(8074억원)를 10.2% 웃돌았다. ‘어닝 쇼크’를 낸 전분기 영업이익(757억원)보다는 11배 많다.

LG전자는 이날 사업부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을 총괄하는 H&A(생활가전)사업본부가 선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세먼지 우려 등으로 에어컨, 공기청정기, 의류관리기 등 생활가전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올 1분기 H&A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60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5531억원)보다 8%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해 실적 호조를 이끈 HE(TV)사업본부는 성장세가 다소 주춤해졌다.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삼성전자, 소니 등과의 경쟁이 가열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는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는 수천억원대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2015년 2분기 이후 15분기 연속 적자다. 회사 안팎에서는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적자폭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래 먹거리’로 키우고 있는 VC(자동차부품)사업본부도 수백억원대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과 자동차부품 사업의 적자를 줄이지 않으면 전체 실적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다”며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치인 지난해(2조7034억원) 수준을 넘어서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고 말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