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원내대표와 정의용 안보실장 (사진=연합뉴스)
나경원 원내대표와 정의용 안보실장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국회 운영위 과정에서 강원도 고성·속초 산불에도 불구하고 위기관리 총책임자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이석을 불허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지만, 청와대는 "그것이 위기관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5일 오전 "이미 위기관리센터는 어제 저녁부터 대기 상태였고, 현장 직원들도 대기 상태였다"라며 "전날 저녁 9시 44분에 (화재대응) 3단계가 발령이 됐는데 그 즈음에 정의용 실장을 보내지 않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을 먼저 보내 긴급회의를 주재했다"라고 전했다.

기자들이 '정의용 실장의 이석을 요청했지만 야당이 그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아서 화재 대처가 제대로 안 된 부분이 있었냐?'는 질문을 하자 "그런 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고 부대변인은 "현장에서 얼마만큼의 소방 인력이 투입돼야 하고 어떻게 진화작업이 돼야 하는지는 위에서 지시를 내려야 하는 건 아니다"라며 "이미 중대본(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중심으로 현황 파악과 당장 대응해야 할 부분들이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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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측은 "이날 저녁 7시 17분 발화가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7시 52분 운영위원회 정회했다"면서 "정회 직전에 홍영표 위원장이 정의용 안보실장이 10일 한미정상회담 때문에 이석 요청했다고 하며 이석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9시 30분에야 홍영표 운영위원장이 산불에 대해 언급했고 정의용 안보실장은 산불화재에 대해 보고하면서, 김유근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위기관리센터로 보내서 상황을 관리토록 했다고 언급했다"면서 "10시 30분 정의용 안보실장 이석 전까지 나경원 원내대표나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에게 직접 산불의 긴급성에 대해 보고하지 않았으며, 별도의 양해를 구하지 않았다"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강원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속초 시내까지 번지면서 소방당국에 비상이 떨어지고 강원도민들이 발을 동동 구르는 와중에도 한국당 의원들은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천하태평이었다"면서 "홍영표 원내대표가 고성산불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 위기대응의 총책임자인 정의용 실장은 보내주자고 한국당에 수차례 요청했음에도, 나경원 원내대표는 ‘의원들이 한번 씩 질의할 때까지는 있어야 한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화재가 발생한 지난 4일 오후 3시 30분에 청와대 업무 보고를 시작했다"라며 "업무 보고 시작 이후 여당 쪽에서 '한미정상회담 준비를 해야 되니 정 실장을 빨리 보내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라고 해명했다.

나 원내대표는 "'그래도 한 번씩은 정 실장에게 질의하고 가게 해달라'고 요구했다"라며 "(화재 발생 이후인) 7시 45분에도 회의에 집중하느라고 산불 발생을 알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희 야당에게 산불로 인한 이석은 이야기하지 않았다"라며 "오후 9시 30분쯤 돼서야 홍영표 운영위원장이 갑자기 '불이 났는데 보내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했다"라고 전했다.

나 원내대표는 "심각성을 정확하게 모르는 상황에서 세네 명이 질의하면 길어야 30분이라고 생각해서 질문하고 가는 게 어떻겠냐고 한 것"이라며 "정말 이석이 필요하다면 이석에 대한 양해를 구했어야 했는데 그런 말씀이 전무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장에서 수고하시는 많은 소방관, 군인, 공무원, 경찰들이 더 힘내실 수 있게 우리가 같이 격려하고 응원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