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입점 채비…"대체 육류 성장세, 정부 지원대책 필요"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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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유명 식물성 고기 브랜드인 '비욘드미트'가 국내 출시 한 달 만에 1만팩이나 팔려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서구식 채식 문화 확산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과 한국 시장에서 재미를 못 볼 것이라는 주장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으나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리면서 국내 비건(Vegan.엄격한 채식주의자) 시장에 일단 청신호를 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욘드미트'의 식물성 고기 패티인 '비욘드버거'는 동원몰·지마켓 등 일부 온라인 쇼핑몰과 비건 레스토랑 4곳에 지난달 입점했다.

비욘드미트와 독점 공급계약을 맺고 국내에 제품을 소개한 동원F&B 관계자는 7일 "특수 타깃 제품이고 온라인에서만 판매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초기 시장 반응이 좋다"면서 "이달 중 대형마트 입점을 준비하고 있으며, 오프라인으로 진출하면 판매량이 더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비욘드미트'는 콩·버섯·호박 등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100% 식물성 고기'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다.

2016년 출시된 비욘드버거는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2천500만개 이상 팔린 간판 제품이다.

맛이나 식감이 일반 소고기 패티와 비슷하며 보통 햄버거 속 재료로 이용된다.

동원F&B는 "지금까지 고기 대체재로 주로 활용됐던 '콩고기'는 콩을 갈아 글루텐으로 굳혀 맛, 식감이 실제 고기와 크게 달랐으나, 비욘드미트는 식물성 단백질을 추출한 뒤, 섬유질·효모 등 여러 식물성 원료와 혼합해 실제 고기와 매우 비슷한 맛과 식감을 구현하고, 코코넛 오일로 육즙까지 재현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고기보다 철분과 단백질은 더 많고,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은 낮다는 설명이다.

비욘드미트가 국내 시장에서 글로벌 메이저로서 첫발을 떼면서 우리나라의 채식 문화 확산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인구의 2∼3%인 100만∼150만명이 채식 인구로 추정됐다.

10년 전인 2008년 15만명보다 10배 증가한 규모다.

채식은 먹는 음식의 종류에 따라 ▲육류·어류는 먹지 않지만 달걀·유제품은 먹는 '락토 오보' ▲달걀은 먹지만 육류·어류·유제품은 먹지 않는 '오보' ▲ 유제품은 먹지만 육류·어류·달걀은 먹지 않는 '락토' ▲ 육류·어류·달걀·유제품 등 동물성 식품을 일절 먹지 않는 '비건'으로 나뉜다.
상륙 한달만에 1만팩 팔린 '비욘드미트'…국내 채식시장 '꿈틀'
특히 비건도 ▲식물의 근간이 되는 뿌리나 줄기는 먹지 않고 열매만 먹는 '프루츠' ▲열로 조리하지 않은 생채소만 섭취하는 '언쿡트' 등으로 나뉘는 등 개인의 취향에 따라 갈린다.

국내에서 완전한 채식을 추구하는 비건 인구는 50만명으로 추정되고, 이를 전문으로 하는 비건 레스토랑은 2010년 150여곳에서 지난해 350여곳으로 2배 이상 늘어났다.

올해 1월에는 서울 aT센터에서 비건 박람회인 '제1회 비건페스타'가 열려 주목을 받았다.

114개 업체가 참가한 가운데 3일간 1만5천명이 다녀가 흥행에 성공했으며 무엇보다 식품은 물론 패션·미용까지 채식주의자의 삶 전반을 다루면서 '비건 문화'를 업그레이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탄력을 받은 주최 측은 올해 7월 두 번째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상륙 한달만에 1만팩 팔린 '비욘드미트'…국내 채식시장 '꿈틀'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중소규모 업체를 중심으로 국내에서도 식물성 고기의 생산이 차츰 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대체 축산물 개발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삼육식품, 비건팜, 하이즈 같은 업체가 식물성 고기를 생산 중이다.

삼육식품은 밀에서 추출한 글루텐을 이용해 식물성 불고기·탕수육 재료·햄을 생산하고, 비건팜은 유전자를 변형하지 않은 비(非) GMO 콩을 사용해 식물성 고기를 시판 중이다.

하이즈는 연간 800여t의 쌀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식물성 고기를 생산해 전국 500여개 학교 등에 납품한다.

보고서는 "식감과 미감, 가격 문제가 해결된다면 식물성 고기는 기존 육류 수요 일부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체 축산물 시장은 앞으로 지속적 성장이 예상되고, 정부에서도 기술개발과 지원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