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진단] 재정으로 뒷받침한 일자리…고용시장 돌파구 마련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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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일자리사업 두 달간 69만명 참여…"추경에 일자리예산 반영 검토"
본예산 기준 5년간 89조원 투입…전문가 "민간고용 촉진하고 실효성 높여야" 고용 상황 악화에 대응해 정부가 재정 일자리 사업에 힘쓰는 가운데 고용시장에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1년가량 이어진 취업자 증가세 둔화에 최근 제동이 걸렸으나 주요 산업의 고용 지표는 여전히 좋지 않은 상황이다.
7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2월 취업자는 전년 동월보다 26만3천명 늘어 최근 13개월 사이에 증가 폭이 가장 컸다.
1∼2월 평균으로 보면 취업자는 전년 동기보다 14만1천명 늘었다.
정부가 전망한 올해 취업자 증가 폭 15만명에 비교적 근접한 실적이다.
취업자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 '농업, 임업 및 어업'에서 많이 늘었다.
정부는 보건·복지 분야의 취업자 증가가 인력수요 증가 및 일자리사업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직접 일자리사업이 고용 악화의 충격을 줄이고 저소득층을 많이 지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직접 일자리사업은 취약계층을 민간 일자리에 취업시킬 목적으로 한시적 일자리와 취업 경험을 제공하고 임금의 대부분을 정부가 직접 지원하는 사업이다.
노인 일자리사업도 여기 포함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1∼2월 직접 일자리사업에 68만9천명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58.6%인 40만4천명은 저소득층이다.
연말까지 96만2천명을 직접 일자리사업에 참여시킨다는 게 당초 정부 계획이다.
정부는 이달 말까지 발표할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직접 일자리사업을 비롯한 일자리사업 예산을 추가로 반영할지 검토 중이다. 직접 일자리사업 비중이 큰 정부 부처의 한 관계자는 "올해 (직접 일자리사업을) 조기에 집행했기 때문에 하반기에 (취약계층) 소득 공백이 생길 수 있다"며 사업 연장 예산을 추경에 반영하기 위해 내부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추경에 어떤 사업을 담을지는 검토가 더 필요하다고 전제하고서 "경기에 대응하고 민생 안정을 도모하려면 취약한 이들을 위한 예산을 반영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직접 일자리사업을 계속 확대하면 취업자 증가 폭은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도 있지만, 이를 고용의 근본적인 개선으로 보기에는 미흡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주력 산업의 고용 상황은 좋지 않다.
일자리 시장에서 가장 비중이 큰 제조업의 경우 취업자가 11개월 연속 전년 동월보다 줄었다.
작년에 전반적인 고용 악화 속에서도 꾸준히 취업자가 늘던 건설업은 올해 들어 감소로 전환했다.
직접 일자리사업 등이 취약계층 소득 확보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양질의 일자리는 만드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일자리사업 확대는 재정 부담 증가로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경기나 고용 상황을 고려하면 일자리예산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다만 고용 상황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려면 나눠주기식 사업을 지양하고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더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성재민 한국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경기가 나쁜 상황에서는 정부가 일자리 충격을 완화할 다른 방법이 별로 없다"며 최근 상황을 고려할 때 직접 일자리사업 규모를 더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최영기 한림대 경영학부 객원교수는 "연금 제도가 미흡하고 사회 안전망의 사각지대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직접 일자리사업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장기적·원칙적으로는 일자리 지원 제도의 효과를 높이도록 구조조정을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직접 일자리사업에 관해, "지속 가능한 일자리가 아니고 방만하게 운영될 위험도 있다.
실업 부조 등 틀을 갖추고 지속 가능한 일자리 지원 제도를 마련해 흡수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조선 등 최근 경쟁력이 약해지는 주력 산업에서 밀려나는 30·40대 숙련노동자를 위한 정책을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민간의 고용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재정을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연구개발(R&D), 교육, 사회간접자본(SOC) 등 민간이 추가 일자리를 만드는 것과 연관되는 사업이 좋겠다"며 직접 일자리사업보다는 민간의 투자와 고용을 촉진하는 방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5∼2019년 5년간 편성된 일자리예산은 본예산 기준 약 88조9천억원이다.
이는 직접일자리사업, 직업능력개발훈련, 고용서비스, 고용장려금, 창업지원, 실업 소득 유지 및 지원 등 6개 분야의 재정 지원 일자리사업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일자리예산은 2015년 13조9천억원, 2016년 15조8천억원, 2017년 17조1천억원, 2018년 19조2천억원, 2019년 22조9천억원 수준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추경을 포함하면 금액이 더 늘어난다.
/연합뉴스
본예산 기준 5년간 89조원 투입…전문가 "민간고용 촉진하고 실효성 높여야" 고용 상황 악화에 대응해 정부가 재정 일자리 사업에 힘쓰는 가운데 고용시장에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1년가량 이어진 취업자 증가세 둔화에 최근 제동이 걸렸으나 주요 산업의 고용 지표는 여전히 좋지 않은 상황이다.
7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2월 취업자는 전년 동월보다 26만3천명 늘어 최근 13개월 사이에 증가 폭이 가장 컸다.
1∼2월 평균으로 보면 취업자는 전년 동기보다 14만1천명 늘었다.
정부가 전망한 올해 취업자 증가 폭 15만명에 비교적 근접한 실적이다.
취업자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 '농업, 임업 및 어업'에서 많이 늘었다.
정부는 보건·복지 분야의 취업자 증가가 인력수요 증가 및 일자리사업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직접 일자리사업이 고용 악화의 충격을 줄이고 저소득층을 많이 지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직접 일자리사업은 취약계층을 민간 일자리에 취업시킬 목적으로 한시적 일자리와 취업 경험을 제공하고 임금의 대부분을 정부가 직접 지원하는 사업이다.
노인 일자리사업도 여기 포함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1∼2월 직접 일자리사업에 68만9천명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58.6%인 40만4천명은 저소득층이다.
연말까지 96만2천명을 직접 일자리사업에 참여시킨다는 게 당초 정부 계획이다.
정부는 이달 말까지 발표할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직접 일자리사업을 비롯한 일자리사업 예산을 추가로 반영할지 검토 중이다. 직접 일자리사업 비중이 큰 정부 부처의 한 관계자는 "올해 (직접 일자리사업을) 조기에 집행했기 때문에 하반기에 (취약계층) 소득 공백이 생길 수 있다"며 사업 연장 예산을 추경에 반영하기 위해 내부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추경에 어떤 사업을 담을지는 검토가 더 필요하다고 전제하고서 "경기에 대응하고 민생 안정을 도모하려면 취약한 이들을 위한 예산을 반영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직접 일자리사업을 계속 확대하면 취업자 증가 폭은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도 있지만, 이를 고용의 근본적인 개선으로 보기에는 미흡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주력 산업의 고용 상황은 좋지 않다.
일자리 시장에서 가장 비중이 큰 제조업의 경우 취업자가 11개월 연속 전년 동월보다 줄었다.
작년에 전반적인 고용 악화 속에서도 꾸준히 취업자가 늘던 건설업은 올해 들어 감소로 전환했다.
직접 일자리사업 등이 취약계층 소득 확보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양질의 일자리는 만드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일자리사업 확대는 재정 부담 증가로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경기나 고용 상황을 고려하면 일자리예산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다만 고용 상황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려면 나눠주기식 사업을 지양하고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더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성재민 한국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경기가 나쁜 상황에서는 정부가 일자리 충격을 완화할 다른 방법이 별로 없다"며 최근 상황을 고려할 때 직접 일자리사업 규모를 더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최영기 한림대 경영학부 객원교수는 "연금 제도가 미흡하고 사회 안전망의 사각지대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직접 일자리사업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장기적·원칙적으로는 일자리 지원 제도의 효과를 높이도록 구조조정을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직접 일자리사업에 관해, "지속 가능한 일자리가 아니고 방만하게 운영될 위험도 있다.
실업 부조 등 틀을 갖추고 지속 가능한 일자리 지원 제도를 마련해 흡수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조선 등 최근 경쟁력이 약해지는 주력 산업에서 밀려나는 30·40대 숙련노동자를 위한 정책을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민간의 고용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재정을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연구개발(R&D), 교육, 사회간접자본(SOC) 등 민간이 추가 일자리를 만드는 것과 연관되는 사업이 좋겠다"며 직접 일자리사업보다는 민간의 투자와 고용을 촉진하는 방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5∼2019년 5년간 편성된 일자리예산은 본예산 기준 약 88조9천억원이다.
이는 직접일자리사업, 직업능력개발훈련, 고용서비스, 고용장려금, 창업지원, 실업 소득 유지 및 지원 등 6개 분야의 재정 지원 일자리사업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일자리예산은 2015년 13조9천억원, 2016년 15조8천억원, 2017년 17조1천억원, 2018년 19조2천억원, 2019년 22조9천억원 수준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추경을 포함하면 금액이 더 늘어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