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고, 즐기고, 파티하고! 지금까지 이런 와인매장은 없었다
서울 압구정동에 사는 강모씨(42)는 지인과 만날 때 ‘와인웍스’를 자주 찾는다. 와인과 함께 어울리는 음식을 추천해주는 ‘페어링 서비스’ 때문이다.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와인과 그에 맞는 음식이 나와 언제 찾아도 산뜻한 기분이 든다.

와인웍스는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에 지난 1월 문을 연 업계 최대 규모의 와인 전문 매장이다. 와인웍스의 영업 면적은 330㎡(100평)로 국내 백화점에 들어선 와인 매장 중 가장 큰 규모다. 약 66~165㎡ 수준의 국내 주요 백화점 와인 매장보다 2~3배 크다. 디저트 등 델리 매장으로 20여 개를 채울 수 있는 공간을 모두 와인매장으로 꾸몄다. 식품관에 이 정도 크기의 대형 매장을 연 건 매우 이례적이다.

요리 20여 종도 함께 판매

현대백화점은 와인웍스 매장을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에서 탈피시켰다. 대신 콘텐츠와 이미지를 향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와인웍스 매장 콘셉트를 기획한 현대백화점 콘텐츠개발팀 관계자는 “와인웍스는 유명 와인을 파는 데만 집중했던 기존 매장과 달리 매장에서 직접 상품을 맛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게 특징”이라며 “1만원 내외의 ‘한 잔 와인’ 상품을 개발해 책을 읽는 방문객, 저녁 식사 후 매장에 들러 와인을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하려는 방문객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마시고, 즐기고, 파티하고! 지금까지 이런 와인매장은 없었다
와인웍스는 와인을 편하게 마실 수 있는 공간을 전면에 배치한 게 특징이다. 와인에 곁들여 먹는 20여 종의 요리와 와인을 함께 판매하는 레스토랑뿐 아니라 와인을 잔 단위로 구매해 마실 수 있는 와인바, 와인 관련 다양한 문화 행사를 여는 커뮤니티 라운지 등이 있다. 다채로운 문화 행사도 마련했다. 현대백화점은 와인을 즐길 수 있는 50여 석 규모의 공간을 활용해 소믈리에가 직접 강의하는 ‘와인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해외 유명 와인 브랜드가 주최하는 파티 등 이색적인 콘텐츠도 선보일 계획이다. 밸런타인데이, 크리스마스 등 특정 시즌별로 10여 종의 와인을 시음해 볼 수 있는 ‘테이스팅 코너’도 운영한다.

하루 500~700명 방문…디너코스 인기

실제 방문객의 반응도 좋다. 와인웍스가 문을 연 지난 1월 14일부터 4월 2일까지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의 와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9% 늘었다. 하루에 500~700여 명이 매장을 찾는다. 와인웍스가 개점하기 전과 비교해 네 배 이상 증가했다.
마시고, 즐기고, 파티하고! 지금까지 이런 와인매장은 없었다
30여 석 규모로 예약을 받아 운영되는 ‘디너코스’는 매일 마감 행렬이 이어질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디너코스는 소믈리에가 추천하거나 방문객이 직접 고른 와인 3~4종을 와인에 어울리는 굴, 타파스 등 간단한 요리와 함께 먹는 메뉴다. 와인웍스 전속 소믈리에가 마시고 있는 와인의 역사와 의미, 특징 등을 설명해주기 때문에 와인을 좀 더 쉽게 음미할 수 있다. 가격은 10만~15만원대다.

와인 강좌 이벤트도 많아

와인웍스는 와인 문화에 관심이 많은 이들을 위해 와인 관련 강좌와 이벤트를 마련했다. 이달 중순부터 와인 산지별 대표 와인과 그에 맞는 음식을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와인웍스 커뮤널 테이블’ 강좌를 열 예정이다. 행사에 참여하는 고객은 이탈리아 프리미엄 식문화를 선보이는 ‘이탈리(EATALY)’의 전속 와인 소믈리에가 추천한 와인과 인기 요리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한 김형석 셰프가 요리한 핑거푸드를 즐길 수 있다. 이달 19일과 다음달 24일 등 매달 1회씩 2시간 동안 진행된다. 가격은 1회 기준 3만원(재료비 2만원 포함)이다.

와인웍스에서 즐길 수 있는 와인은 약 1500종이다. 와인 잔, 와인 오프너, 와인 디캔더 등 50여 종의 와인 액세서리도 판매한다. 현대백화점 측은 와인이 다양한 연령대에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술로 자리 잡자 와인웍스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와인웍스는 압구정본점 식품관 내부에 소비자들이 즐기고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매장에 좀 더 오래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이 됐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일본의 복합 쇼핑몰 ‘긴자식스’와 프랑스의 라파예트백화점도 와인과 함께 예술 작품을 즐기고 해산물 요리를 맛볼 수 있게 했다”며 “이들이 새로운 체험 요소를 결합해 쇼핑 명소로 자리 잡은 것처럼 와인웍스가 국내 와인 매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