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경기 일부지역 70년 만에 평화안보 체험 여행지로 공개
금강산 절경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고성 구간, 가장 먼저 개방
정부 관계자는 “이들 지역은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감시초소(GP) 철거, 유해 발굴 등 군사적 긴장완화 노력과 함께 방문객 안전대책을 마련 중인 곳”이라며 “이달 27일부터 방문객 안전 확보가 용이한 철책선 이남 지역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이번에 가장 먼저 개방되는 DMZ 평화둘레길은 고성 구간이다. 이 구간은 현내면 통일전망대에서 금강산전망대까지 이어지는 두 개 코스가 운영된다. 동해안과 북쪽의 철책 이남 지역인 고성 구간은 탐방코스가 실제 DMZ 안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코스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금강산전망대에선 그동안 볼 수 없었던 금강산의 절경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이경일 고성군수는 “금강산전망대는 아홉 명의 신선이 하늘에서 내려와 바둑을 두며 풍경을 즐겼다는 ‘구선봉’,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를 비롯해 맑은 호숫물이 인간의 마음까지 훤히 비춘다는 전설이 깃든 ‘감호’, 바다의 금강산으로 불리는 ‘해금강’ 등 그동안 사진과 영상으로만 보던 금강산의 명소를 직접 감상할 수 있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길이 7.9㎞의 A코스는 도보와 차량 구간으로 나뉜다. 도보 구간(2.7㎞)은 해안 철책을 따라 이어지며 차량 구간(5.2㎞)은 ‘통문’ 주차장에서부터 전용차량(버스 또는 승합차)을 이용해 금강산전망대까지 이동한다. 전 구간 차량으로 이동하는 B코스는 왕복 7.2㎞다.
그동안 1년에 2~3회 제한적으로 민간인 출입이 허용되던 금강산전망대는 717m 높이에 설치된 군사시설이다. 지금도 717OP(관측소)로 불리며 전망대와 함께 최전방 군인들의 생활관으로 이용되고 있다.
권기덕 국방부 정책기획과 정책조정담당관(중령)은 “고성 구간의 해안 철책을 따라가는 도보 코스와 금강산전망대는 그동안 민간인 출입이 철저히 통제됐던 곳으로 때묻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남아 있는 곳”이라며 “금강산전망대는 방문객과 상주 군 병력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내부 공사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이달 말부터 시범 운영하는 DMZ 평화둘레길 고성 구간의 하루 최대 방문객은 200명으로 제한된다. 도보 구간이 포함된 A코스는 20명씩 하루 두 번, 전 구간 차량을 이용하는 B코스는 80명씩 하루 두 번 운영한다.
방문 신청은 한국관광공사 걷기여행 홈페이지 ‘두루누비’와 행정안전부 DMZ 통합정보시스템 ‘디엠지기’에서 이달 11일부터 하면 된다. 참가자는 온라인 방문 신청자 중 추첨을 통해 결정한다.
김현환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정책국장은 “장기적으로 DMZ 평화둘레길은 코리아둘레길과 함께 평화와 번영을 상징하는 한국을 대표하는 걷기여행 코스로 개발할 계획”이라며 “이달 중 대국민 공모를 통해 DMZ 평화둘레길의 새로운 이름을 선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