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g.hankyung.com/photo/201904/AA.19356547.1.jpg)
지난 5일 저녁 서울 신사동 서울옥션 강남센터. 국내 최초의 위스키 공식 경매가 열렸다. 싱글몰트 위스키 맥캘란의 최고 연산 한정판 ‘맥캘란 72년 제네시스 디캔터’(사진) 1병. 경매는 7000만원에 시작됐다. 100여 명의 경매 참가자 중 주연태 위스키라이브러리 대표가 최종 낙찰을 받았다. 위스키 경매는 그동안 뉴욕, 홍콩, 런던 등에서 이뤄졌다. 서울에서 첫 경매가 열린 건 국내 위스키 시장이 성숙했다는 증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위스키 경매를 주최한 노동규 에드링턴코리아 대표는 “과시와 접대용 술이던 위스키가 가치소비를 즐기는 20~30대와 여성들에게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며 “위스키 시장 전체가 줄어들어도 싱글몰트 위스키 시장은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에드링턴코리아는 맥캘란과 하이랜드파크, 글렌로티스 등 싱글몰트 위스키와 스노레오파드 보드카 등을 국내 판매하고 있다.
맥캘란은 에드링턴의 대표 제품이다. 1700년 스코틀랜드 스페이사이드 강 유역에서 첫 생산됐다. 지금도 1824년 세워진 증류소에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제조되고 있다. 지금까지 주류 경매에서 최고가 1~4위 기록은 모두 맥캘란이 갖고 있다. 노 대표는 “경제발전 초기에는 코냑, 브랜디 등 만들기 쉽고 병이 화려한 술을 찾고, 이후 선물과 접대용으로 ‘발렌타인 30년산’과 같은 블렌디드 위스키가 인기를 끈다”고 말했다. 그 이후에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는 와인과 싱글몰트 위스키로 이동한다고 노 대표는 덧붙였다.
싱글몰트 위스키는 100% 보리로 만들고, 한 증류소에서 나온 것만 인정해준다. 맛과 향이 뛰어나지만 생산량이 적어 스카치 위스키 시장 점유율은 약 5%밖에 안 된다. 지난해 국내 싱글몰트 출고량은 7만9256상자(1상자=700mL 12병)로 전년 대비 4.7% 늘었다.
맥캘란을 만드는 에드링턴그룹은 지난해 5월 기존보다 생산량을 약 30% 늘린 새 증류소를 세웠다. 이날 경매에 부쳐진 ‘맥캘란 72년 제네시스 디캔터’는 증류소 증설 1년을 기념해 600병만 제작했다. 국내에 2병이 들어왔고, 나머지 1병은 롯데호텔 시그니엘바가 사갔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