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봉 우석대 교수 "온돌문화, 세계유산 등재 위해 노력하겠다"
“온돌 문화가 지난해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됐습니다. 이제는 세계로 나아갈 때입니다.”

지난해 11월 중국 옌볜자치주 투먼에 한옥마을이 완공됐다. 마을의 중심인 한옥 여덟 채에 한국 전통 온돌을 시공하는 데 기여한 김준봉 우석대 교수(사진)는 7일 기자와 만나 “중국에서 한국 전통 방식으로 한옥마을을 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여덟 채의 한옥을 추가로 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 선양건축대 교수로도 재직 중인 그는 한국의 온돌 문화를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온돌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국제온돌학회를 설립해 천득염 전남대 석좌교수와 공동 회장을 맡고 있다. 김 교수가 온돌 문화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것은 1993년 옌볜과학기술대 교수로 중국에 건너가 동북지역 전통 민가를 연구한 것이 계기가 됐다.

“온돌은 온기를 바닥에 가둬 지속시키는 매우 발달된 난방 방식입니다. 해외에도 비슷한 난방 방식이 있기는 하지만 체계적으로 오랜 역사를 통해 전수된 곳은 한국이 유일합니다. 한국의 온돌은 연기는 빨리 빼내면서도 온기는 그대로 유지하지요. 그 기술력은 다른 나라가 따라올 수 없는 수준입니다. 우리 말인 ‘온돌(ondol)’은 옥스퍼드사전에도 등재돼 있습니다.”

김 교수는 국내에서 전통온돌기술자 자격증을 만들어 온돌 기술자를 키우고 있다. 그 자신이 1호 자격증 취득자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는 온돌 기술자 60여 명이 활동 중이다.

그는 온돌 문화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내에서 온돌 문화가 문화재로 등재되는 게 선행돼야 했다. 수년간의 노력이 결실을 보며 지난해 온돌 문화가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는 성과를 올렸다. 김 교수는 “다음 목표인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꿈을 이뤄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 교수의 최근 관심 분야는 한 번 불을 피우면 100일 동안 온기가 돌았다는 ‘아(亞)자 방’ 연구다. 방 모양이 한자 亞자를 닮았다 해서 붙은 이름으로, 온돌 문화의 우수성을 증명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경남 하동 칠불사 아자방 발굴과 복원 과정에서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한 번 불을 피워 30일까지 온기를 유지하는 건 지금도 구현이 가능합니다. 아자방 체험관을 만들어 온돌의 우수성을 알릴 예정입니다.”

김 교수는 온돌의 우수성 전파와 후학 양성은 물론, 중국과 북한의 굵직한 건설현장에도 참여한 이력이 있다. 중국 베이징올림픽 경기장 설계와 북한의 나진유치원, 평양과기대 마스터플랜, 김일성종합대 리노베이션 등이 그의 손을 거쳤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