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기 사장의 '디지털 청사진'…"직원 20% 데이터 전문가로 양성"
이인기 NH농협카드 사장(사진)은 7일 “올해는 전업 카드사 수준의 시장 영향력을 갖추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은행 겸영 카드사의 한계를 넘어 카드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고히 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NH농협카드는 신한·삼성·KB국민·현대 등 8개 전업 카드사와 달리 농협은행 사업부문에 속한 겸영 카드사다.

그는 “겸영 카드사에는 은행법과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 규제가 동시에 적용된다”며 “이 같은 이중 규제가 발목을 잡는 상황에선 신사업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은행법상 허가된 통신판매 등 신사업이나 부대사업은 여전법에 막히고, 여전법상 문제없는 사업은 은행법에 걸린다는 설명이다.

NH농협카드가 최근 4억원가량의 분담금을 내고 여신금융협회 준회원사로 가입한 것도 이 같은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여신협회엔 전업 카드사와 캐피털 업체만 가입돼 있었다. 이 사장은 “협회와 금융당국 간 카드 신사업 및 규제 완화 논의는 대부분 전업 카드사 위주였다”며 “지난해 NH농협카드의 점유율(이용금액 기준)은 11.5%로 업계 4위인 데 비해 (규제 완화에 미치는) 영향력은 현저히 낮았다”고 말했다. 이어 “협회 가입을 계기로 각종 실무협의에 참여해 겸영 카드사의 애로사항을 적극 전달할 것”이라며 “이중 규제를 완화해 신사업 기회를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농협은행으로부터 인사 예산 등에 대한 자율권을 확보한 것도 시장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이 사장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등 사업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져 전업 카드사 수준의 책임경영 체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를 갖춰 경쟁력 및 전문성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빅데이터 역량을 활용한 디지털 전환도 주요 사업 과제로 꼽았다. 이 사장은 “직원의 20%를 데이터 분석가로 양성해 새로운 사업 기반을 구축할 것”이라며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비대면 사업 역량도 크게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