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고 나간 고진영…'포피스 연못' 뛰어들까?
고진영(24·사진)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 ANA인스퍼레이션(총상금 300만달러) 우승자만 빠질 수 있는 ‘포피스 폰드(Poppie’s Pond)’에 뛰어들 준비를 마쳤다.

고진영은 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의 미션힐스CC(파72·6736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1개, 더블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쳤다. 사흘합계 8언더파 208타를 친 그는 2위 김인경(31)을 1타 차로 따돌리고 단독 선두에 올랐다. 지난해 신인왕에 올랐던 고진영은 이 대회에서 첫 메이저 타이틀이자 LPGA투어 통산 4승에 도전한다.

아이언이 날카로웠고 퍼터도 견고했다. 고진영은 18번의 그린 어프로치 중 14번 온그린에 성공해 80%에 가까운 그린 적중률을 기록했다. 여기에 4번홀(파4)에서 약 7m, 10번홀(파4)에선 약 10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넣으며 한때 2위에 5타까지 앞섰다. 퍼트 수는 27개에 불과했다.

위기 상황을 풀어나가는 정신력도 돋보였다. 그는 14번홀(파3)에서 살짝 두껍게 맞은 티샷이 해저드에 떨어지면서 더블 보기를 적어냈다. 이어진 15번홀(파4)에서도 보기를 범해 흔들렸으나 17번홀(파3)에서 다시 버디를 낚아채며 단독 선두를 지켜냈다.

고진영은 “바람이 많이 불지 않아 수월하게 경기했다”며 “(공이 물에 빠져) 아쉬운 점도 있지만 그런 부분 또한 코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최종라운드에서 고진영과 우승 경쟁을 펼치는 파트너는 김인경이다. 2라운드에서 8언더파 단독 선두에 올랐다가 이날 1타를 잃는 바람에 고진영을 1타 차로 쫓고 있다.

김인경은 이미 브리티시여자오픈(2017년)에서 메이저대회 트로피를 수집했다. 하지만 이 대회 우승은 고진영 이상으로 절실하다. 그는 2012년 나비스코챔피언십이라는 명칭으로 열린 이 대회에서 30㎝짜리 ‘챔피언 퍼트’를 놓쳤고 결국 연장전에 끌려가 유선영(33)에게 패한 쓰라린 기억이 있다. 김인경은 “많은 분이 2012년 그 일을 두고 실패라 하지만 내겐 큰 거름이 됐다”며 “내일 바람을 보고 클럽 선택을 잘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이미향
이미향
고진영과 김인경을 포함해 5명의 한국 선수가 ‘톱10’에 들어 ‘K골프’의 우승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이날 17번 홀(파3)에서 홀인원을 낚은 이미향(26)이 사흘 합계 5언더파 공동 3위 올랐다.

‘핫식스’ 이정은(23)이 합계 3언더파 공동 5위, 세계랭킹 1위 박성현(26)이 2언더파 공동 8위에서 역전 우승에 도전한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