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아라
프로젝트 아라
구글의 자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구글 플러스’가 출시 8년 만에 서비스를 마쳤다. 지난해 예고한 폐쇄 일정보다 4개월 빨리 서비스를 중단했다. 최근 벌어진 대규모 정보 유출사고의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구글은 지난 2일 구글 플러스의 서비스를 종료했다. 사용자 계정과 게시물 정보들이 단계적으로 모두 삭제된다. 구글은 서비스 종료에 앞서 구글 플러스에 올린 자료를 개인 컴퓨터에 내려받을 수 있게 했다.

구글 글래스
구글 글래스
구글 플러스는 구글이 2011년 6월 페이스북, 트위터에 대항하기 위해 내놓은 SNS다. 당시 구글은 유튜브와 지메일 등 핵심 서비스를 구글 플러스와 통합해 시너지를 낸다는 전략을 세웠다. 구글의 후광을 업은 구글 플러스는 출시 1년 만에 이용자 수 1억7000만 명을 모으며 페이스북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2013년 구글 플러스와 유튜브 계정이 통합되기 시작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사용자들이 강제로 구글 플러스에 가입해야 해 반감만 키웠기 때문이다. 2014년 구글 플러스 사용자 수는 5억4000만 명을 돌파했지만 절반 이상은 강제 가입으로 생긴 ‘유령계정’에 불과했다. 무리한 통합 정책으로 사내 반발도 일어났다.

메신저 알로
메신저 알로
뒤늦게 사태를 파악한 구글은 2015년 7월 유튜브를 비롯한 구글 서비스에서 구글 플러스 연동을 철회했지만 이미 판은 기울어진 뒤였다. 구글이 직접 집계한 결과 구글 플러스 사용자들의 이용시간은 하루 평균 5초가 채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구글은 지난해 10월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계기로 서비스 폐쇄를 선언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추가로 5250만 명의 정보가 새나간 사실이 밝혀지면서 폐쇄 시기를 앞당겼다.

8년 만에 문 닫은 구글 플러스…구글 알고보니 '서비스 종료 대마왕'
구글이 올해 접은 서비스는 구글 플러스만이 아니다. 지난달에는 메신저 ‘알로(Allo)’와 이메일 서비스인 ‘인박스(Inbox)’를 종료했다. 하드웨어 제품인 ‘크롬캐스트 오디오’도 지난 1월 생산이 중단됐다. 오는 13일에는 인터넷 주소를 줄여주는 서비스인 ‘goo.gl’도 문을 닫는다. 10월에는 또 다른 메신저인 ‘행아웃’도 서비스를 멈출 예정이다.

구글은 그동안 여러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고 접기를 반복했다. 대표적인 예가 ‘구글 글래스’다. 2012년 선보인 구글 글래스는 정보기술(IT) 업계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지만 높은 가격, 사생활 침해 문제에 부딪혀 2015년 판매가 중단됐다. 뒤이어 등장한 조립형 스마트폰인 ‘프로젝트 아라’도 비슷한 길을 걸었다. 2015년 첫 등장한 프로젝트 아라는 불과 1년 만에 개발의 어려움을 이유로 사업이 종료됐다.

이 외에도 사진관리 서비스인 ‘피카사’, 개발자용 코드공유 커뮤니티인 ‘구글 코드’, 보험가격 비교 서비스인 ‘구글 컴페어’, 가상현실 게임 서비스인 ‘라이블리’ 등도 모두 구글이 조용히 접은 사업들이다.

구글이 접은 사업이 워낙 많다 보니 이를 집계하는 통계 사이트마저 생겼다. ‘구글 시메트리(cemetry·무덤)’에 따르면 구글이 공식적으로 사업을 종료한 제품 및 서비스는 총 124개에 달한다. 소프트웨어 서비스가 76개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하드웨어 제품은 12개를 기록했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구글은 워낙 다양한 사업을 동시에 벌이고 있어 이용자는 언제라도 서비스가 종료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