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통 "김정은, 북한-베트남 관계 격상을 위한 조처 하겠다고 말해"
김 대사, 12일께 귀국…중량감 있는 인사 관측 속 후임 안정해진 듯
김명길 주베트남 北대사 4년만에 교체…"양국관계 격상 포석"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기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북한 대표단을 현지에서 밀착 수행한 김명길 주베트남 북한대사가 약 4년 만에 교체된다.

조선중앙통신은 8일 "김명길 조선특명전권대사가 5일 웬남(베트남) 부주석 당 티 응옥 틴을 작별방문했다"며 김 대사의 이임을 예고했다.

김 대사는 2015년 8월 베트남 대사로 임명된 이후 3년 8개월 만에 물러나는 것이다.

통신은 그러나 그의 거취나 교체 시기, 후임 대사 등과 관련해선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다만 김 대사는 오는 12일께 귀국길에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사는 앞서 외무성 아시아태평양국장을 역임하고 지난 2006∼2009년에는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를 맡아 북한의 '비공식 주미대사'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지난 2월 김정은 위원장의 북미정상회담과 베트남 공식 친선 방문 기간에는 현지에서 김 위원장과 북한 대표단을 수행했다.

김 위원장은 하노이 도착 후 첫 일정으로 김 대사가 근무 중인 북한대사관을 직접 찾아 대사관 직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김 대사의 후임은 더 비중 있는 인물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현지 외교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김명길 주베트남 北대사 4년만에 교체…"양국관계 격상 포석"
익명의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베트남을 국빈급으로 방문했을 때 북한과 베트남 관계 격상을 위한 조처를 하겠다고 말했다"면서 "김 대사 교체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과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국가주석은 당시 정상회담에서 고위급 대표단 상호 방문을 포함해 교류협력을 강화하기로 했고, 특히 양국 수교 70주년이 되는 내년에는 의미 있는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기로 했다.

또 김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암살사건에 연루돼 구속됐던 베트남 여성이 조만간 풀려날 예정이어서 양국 관계의 걸림돌이 완전히 사라질 전망이다.

북한이 내년에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ASEAN) 의장국이 되는 베트남을 교두보로 역내 국가들과 교류와 협력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라도 중량감 있는 인물을 주베트남 대사에 앉힐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그러나 후임 대사 내정자에 대한 아그레망(주재국 동의) 신청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볼 때 북한 내부에서 아직 인선 작업이 끝나지 않은 것 같다고 다른 소식통이 전했다.

이에 따라 주베트남 북한대사 자리가 당분간 공석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김 대사의 작별방문 자리에서 당 티 응옥 틴 베트남 부주석은 김 위원장의 베트남 공식 친선방문 등을 언급하며 "조선노동당과 정부와의 친선관계를 중시할 것이며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지지하는 일관한 입장을 견지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중앙통신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