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훈 왓챠 대표
콘텐츠 5만편, 가입자 500만명
유료 가입자 수 1년새 2배 증가
구글플레이 한국 엔터 앱 매출 1위
왓챠플레이를 운영하는 박태훈 왓챠 대표(34)는 8일 “넷플릭스의 한국 진출로 국내 OTT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왓챠플레이는 오히려 성장세가 가팔라지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박 대표는 KAIST 전산학과에 재학 중이던 2011년 친구들과 함께 프로그램스(왓챠의 전신)를 설립했다. 이듬해 동영상 콘텐츠의 리뷰와 평점 등을 제공하는 콘텐츠추천서비스 왓챠를 출범시켰고, 2016년 OTT인 왓챠플레이를 선보였다.
박 대표에 따르면 왓챠플레이는 5만여 편의 콘텐츠와 약 50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유료 가입자는 2017년보다 2배 이상 증가했고, 지난 1분기에도 지난해 1분기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구독자의 1인당 시청시간도 지난해 1분기 월 평균 22시간49분에서 올 1분기 24시간으로 증가했다. 왓챠플레이는 구글플레이가 집계한 2018년 한국 내 엔터테인먼트 카테고리 앱 중 매출 1위를 기록했다.
“넷플릭스는 자체 제작 콘텐츠가 많지만 왓챠플레이는 100% 외부 제작 콘텐츠들입니다. 할리우드 6대 메이저와 수급 계약을 체결했고, 국내에선 60여 개 공급사와 계약했습니다. 콘텐츠 공급자들로부터 판권을 사는 게 아니라 수익을 분배하는 방식도 넷플릭스와 다릅니다.”
왓챠플레이는 최근 영국에서 제작한 박찬욱 감독의 첫 미니시리즈(6부작) 연출작 ‘리틀 드러머 걸’의 국내 독점 배급권을 따내며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리틀 드러머 걸’을 OTT 중 단독으로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박 대표는 “박찬욱 감독의 화제작인 ‘리틀 드러머 걸’을 독점 수입한 것을 계기로 구독자 수를 늘리는 데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했다.
박 대표는 넷플릭스와 CJ E&M의 티빙, 지상파 3사의 푹, SK텔레콤의 옥수수 등 유력 서비스의 공세 속에서도 왓챠플레이가 고속 성장하고 있는 비결로 차별화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꼽았다.
“왓챠플레이의 최대 강점은 추천서비스에 있어요. 영화와 드라마 등의 취향을 기록하는 서비스인 왓챠의 별점 평가가 5억 개에 달합니다. 네이버의 40배죠. 왓챠 데이터를 바탕으로 왓챠플레이를 운영하고 있으니까 이용자들의 취향을 잘 압니다. 박 감독의 드라마도 이 같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입하게 됐습니다.”
박 대표는 “푹은 실시간 방송 시청자들이 주류이지만 왓챠플레이는 6개월이 지난 구작 시청률이 전체의 70% 이상”이라며 “20~30대 모바일 시청자의 비중이 높은 점도 경쟁 OTT들과 차별화되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해외 진출도 가속화한다. 지난해 8월 ‘왓챠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올 하반기에는 일본에서 왓챠플레이를 출시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OTT 시장이 앞으로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OTT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한국 OTT시장도 조만간 연 1조원대에 달할 전망입니다. 1990년대 국내 비디오시장이 연 1조원대였던 것을 고려한다면 OTT시장 규모는 이보다 훨씬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