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봄캐럴 불패신화 '벚꽃 엔딩' …사실은 해마다 '연금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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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래빗 [팩트체크] :) '벚꽃연금'의 실체 ①
△ 국내 공인 '가온차트' 10년 치 전수 분석
▽ '벚꽃엔딩' 역대 차트인 9754곡 중 3위
▽ 상위 100곡 중 최장수 '벚꽃 좀비'
▽ 해마다 순위 하락 중 1→8→16→31위
▽ 다 부럽다는 장범준 '연금' 사라질 위기
▽ 제2 벚꽃연금=아이유 '봄 사랑 벚꽃 말고'
△ 국내 공인 '가온차트' 10년 치 전수 분석
▽ '벚꽃엔딩' 역대 차트인 9754곡 중 3위
▽ 상위 100곡 중 최장수 '벚꽃 좀비'
▽ 해마다 순위 하락 중 1→8→16→31위
▽ 다 부럽다는 장범준 '연금' 사라질 위기
▽ 제2 벚꽃연금=아이유 '봄 사랑 벚꽃 말고'
봄입니다. 추위가 많이 누그러져 소풍 가거나 야외활동하기 좋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국 대부분 지역에 벚꽃이 만개했습니다.
하지만 날씨가 건조하고 강풍이 불어 대형 산불이 발생합니다. 4월 2일 부산 해운대구 반송동 운봉산의 산불을 시작으로 4월 4일 강원도 고성, 속초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해 큰 피해를 보았습니다. 하루빨리 피해 지역을 복구하고 주민들이 제자리를 찾길 바랍니다.
계절이 바뀌면 사람들이 듣는 노래도 바뀝니다. 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봄에 자주 듣는 음악을 가리켜 '봄캐럴'이라는 신조어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봄캐럴 중 가장 유명한 노래는 단연 버스커버스커의 '벚꽃 엔딩'입니다.
계절이 바뀌면 사람들이 듣는 노래도 바뀝니다. 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봄에 자주 듣는 음악을 가리켜 '봄캐럴'이라는 신조어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봄캐럴 중 가장 유명한 노래는 단연 버스커버스커의 '벚꽃 엔딩'입니다.
2012년 발매 후 봄의 대명사로 불려도 손색없는 국민 봄캐럴로 자리 잡았습니다. 한국갤럽의 2016년 설문조사에 따르면 '봄'하면 생각나는 노래 1위 역시 벚꽃엔딩입니다.
사람들이 자주 듣는 노래일수록 저작권료 수익도 큽니다. 2019년 3월 20일 문화방송(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장범준은 벚꽃엔딩의 첫 저작권료로 9억짜리 집을 샀다고 말했습니다. 세금으로 2억 내고 6억 이상 빚을 졌다고 말했으니 세금납부 전 저작권료로 받은 금액은 5억원가량으로 예상됩니다.
멜론차트, 지니차트 등 여러 음원 차트 가운데 가온차트를 수집·분석했습니다. 가온차트는 한국 대중음악 공인차트입니다. 매주 1위부터 200위까지 대중음악 순위를 집계하여 발표합니다. 미국의 빌보드, 일본의 오리콘 차트 같은 대중음악 공인 차트입니다.
가온차트는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가 운영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해 만든 차트입니다. 2010년 2월 23일 출범했습니다. 국내 주요 음악서비스 사업자(멜론, 벅스 등), 이동통신사, 주요 음반 유통사(카카오M, 씨제이이엔엠 등), 해외 직배사(소니뮤직, 워너뮤직 등)에서 각종 데이터를 가온차트에 제공합니다. 그들이 제공한 온라인 매출데이터, 오프라인 음반 판매량 등을 총 집계하여 순위를 매깁니다.
2009년 12월 20일부터 2019년 3월 30일까지 매주 발표된 차트를 분석했습니다. 총 484주 동안 차트에 진입한 9754곡입니다. 가온차트는 2018년 말부터 순위 범위를 100위에서 200위로 늘렸는데요. 전 기간 분석을 위해 2018년 말 이후 순위도 100위까지로 한정했습니다.
가온차트는 다운로드·스트리밍·소셜 차트 등 총 10여가지 순위를 매주 발표합니다. 그 중 '디지털 차트'를 수집·분석했습니다. 디지털 차트는 스트리밍(Streaming, 다운로드 받지 않고 실시간으로 음악 듣는 기술), 다운로드, BGM(배경음악) 판매량에 가중치를 부여하여 집계한 '종합 차트'입니다.
사람들이 자주 듣는 노래일수록 저작권료 수익도 큽니다. 2019년 3월 20일 문화방송(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장범준은 벚꽃엔딩의 첫 저작권료로 9억짜리 집을 샀다고 말했습니다. 세금으로 2억 내고 6억 이상 빚을 졌다고 말했으니 세금납부 전 저작권료로 받은 금액은 5억원가량으로 예상됩니다.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멜론차트, 지니차트 등 여러 음원 차트 가운데 가온차트를 수집·분석했습니다. 가온차트는 한국 대중음악 공인차트입니다. 매주 1위부터 200위까지 대중음악 순위를 집계하여 발표합니다. 미국의 빌보드, 일본의 오리콘 차트 같은 대중음악 공인 차트입니다.
가온차트는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가 운영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해 만든 차트입니다. 2010년 2월 23일 출범했습니다. 국내 주요 음악서비스 사업자(멜론, 벅스 등), 이동통신사, 주요 음반 유통사(카카오M, 씨제이이엔엠 등), 해외 직배사(소니뮤직, 워너뮤직 등)에서 각종 데이터를 가온차트에 제공합니다. 그들이 제공한 온라인 매출데이터, 오프라인 음반 판매량 등을 총 집계하여 순위를 매깁니다.
2009년 12월 20일부터 2019년 3월 30일까지 매주 발표된 차트를 분석했습니다. 총 484주 동안 차트에 진입한 9754곡입니다. 가온차트는 2018년 말부터 순위 범위를 100위에서 200위로 늘렸는데요. 전 기간 분석을 위해 2018년 말 이후 순위도 100위까지로 한정했습니다.
가온차트는 다운로드·스트리밍·소셜 차트 등 총 10여가지 순위를 매주 발표합니다. 그 중 '디지털 차트'를 수집·분석했습니다. 디지털 차트는 스트리밍(Streaming, 다운로드 받지 않고 실시간으로 음악 듣는 기술), 다운로드, BGM(배경음악) 판매량에 가중치를 부여하여 집계한 '종합 차트'입니다.
뉴스래빗은 역대 가온지수비율*을 합해 '역대 음원 순위'를 매겼습니다.
* 역대 음원 순위, 이렇게 계산했습니다
가온차트를 이용해 역대 음원 순위를 계산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순위'에 점수를 매기는 방법입니다. 1위는 100점, 2위는 99점, 3위는 98점, ..., 100위는 1점을 부여해 9754곡의 노래가 역대 받은 점수를 합쳐 순위를 구하면 됩니다. 이 방법은 편리하지만 믿을만한 점수는 아닙니다. 1위와 2위의 실제 점수 차이를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두 번째는 가온차트에서 제공하는 '가온지수'를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가온차트가 직접 제공하는 점수이므로 믿을만하지만 문제가 있습니다. 2018년부터 가온지수를 제공했기 때문에 2018년 이전 가온지수를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 2018년, 2019년 차트의 순위와 가온지수의 상관관계를 그려보면 과거 순위에서 가온지수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습니다.
매주 가온지수의 비율과 순위의 상관관계를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그래프에 나타난 상관관계를 바탕으로 과거 순위에서 가온지수의 비율을 예측·합산하여 음원별 종합점수를 계산했습니다. 또한, 가온지수를 그대로 더하면 주차별 가온지수 합계 차이(매주 달라지는 전체 파이의 크기)를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가온지수의 비율(전체 파이에서 음원이 차지하는 비율)을 구하여 계산했습니다.
벚꽃엔딩, 역대 음원 순위 3위
상위 100곡 중 최장수 '좀비'
상위 100곡 중 최장수 '좀비'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은 전체 9754곡 음원 중 3위를 기록했습니다. 상위 0.03%에 해당합니다.
벚꽃엔딩은 '차트 종합 순위' 상위 100곡 중 가장 오래된 곡이기도 합니다. 벚꽃엔딩은 2012년에 발표한 노래입니다. 종합 100위 차트곡 중 2012년 발표곡은 3위 벚꽃엔딩과 69위 나얼의 '바람기억' 단 두 곡뿐입니다. 100개의 노래 중 대부분은 최근 3년 이내에 발표했습니다. 오래된 곡은 그만큼 점수가 높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번 잊혀진 노래가 다시 차트에 진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꾸준하게 소비되더라도 차트에 진입하지 못하면 점수에 반영되지 않습니다. 매주 새로운 노래가 발표되는 가운데 봄만 되면 역주행해 차트에 등장하는 모습을 보니 '벚꽃좀비'라는 별명이 정말 잘 어울립니다. '벚꽃엔딩' 버금가는 스테디셀러 곡들을 차례로 살펴볼까요.
종합 100위 차트곡 중 2013년 발표곡은 아이유의 '금요일에 만나요' 단 한 곡 뿐입니다. 매주 금요일마다 스트리밍 횟수가 급증한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2014년 발표 곡은 훨씬 많아집니다. 박효신의 '야생화', 아이유의 '너의 의미', 아이유&하이포(HIGH4)의 '봄 사랑 벚꽃 말고', 소유&정기고의 '썸' 등입니다.
'차트 터줏대감'들을 오래된 순서대로 살펴보니 모두 쟁쟁한 곡들입니다. 그 중 벚꽃엔딩은 가장 오래 됐으면서도, 순위까지 3위로 최고입니다. 벚꽃엔딩의 저력이 느껴지시나요?
계절음악 1위 벚꽃엔딩,
봄에'만' 듣는다
봄에'만' 듣는다
9년치 종합 차트에서 상위 0.03%, 3위를 차지한 벚꽃엔딩, 계절음악 차트에서는 독보적인 1위입니다. 뉴스래빗이 집계한 계절 음악 추이에서 벚꽃엔딩은 봄에 유난히 순위가 높았습니다.
계절음악순위, 이렇게 계산했습니다
10년 동안 각 주차별로 차트진입 횟수를 집계한 뒤 표준편차를 계산했습니다. 편차가 높으면 그만큼 차트에 진입한 횟수가 들쭉날쭉하다는 뜻입니다. 안 듣는 기간과 많이 듣는 기간의 차이가 심한 곡은 편차가 크게 계산됩니다. 꾸준히 많이 소비되는 음악보다 특정 시기에 유난히 많이 소비되는 음악 순위를 알 수 있죠. 봄에 자주 듣는 음악, 크리스마스에 자주 듣는 음악 등을 쉽게 추려낼 수 있단 뜻입니다.
벚꽃엔딩은 역대 차트 진입 음원 9754곡 중 '계절 음악 순위' 1위를 차지했습니다. 주차별 차트 진입 횟수의 표준편차가 2.5로 가장 높았죠. 2위 그룹의 1.9, 1.6, 1.2보다 훨씬 높은 숫자입니다. 매년 단골로 등장하는 '계절 음악' 중에서도 가장 많이 소비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벚꽃 엔딩은 매년 2월 마지막 주부터 5월 첫째 주까지 랭킹 진입 횟수가 점점 오릅니다. 이후 벚꽃이 모두 진 5월부터 서서히 감소합니다. 여름이 끝날 무렵인 41주차부터는 차트에서 찾아볼 수 없습니다.
1년 52주 동안 봄(대략 10~25주차)에만 주로 차트에 진입한 벚꽃엔딩이 종합순위 3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저력은 바로 '계절성'인 셈입니다. 벚꽃엔딩을 필두로 많은 가수들이 봄캐럴을 꾸준히 발표하는 이유입니다. 잘 만든 계절음악 하나가 열 신곡 안 부럽습니다.
'벚꽃엔딩' 순위 하락 중…
'벚꽃연금' 사라질 위기
'벚꽃연금' 사라질 위기
하지만 벚꽃엔딩도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해마다 차트 최고 기록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벚꽃엔딩은 2012년 15주차에 처음 가온차트 1위에 올랐습니다. 2012년 39주차까지 25주동안 차트에 남았습니다. 다음 해인 2013년에는 14주차에 2위에 오른 뒤 40주차까지 26주동안 차트에 머물렀습니다. 2014년에는 13주차에 8위, 2015년에는 13위로 매년 최고점이 하락 중입니다.
이대로라면 벚꽃엔딩도 언젠가 차트에서 사라지게 됩니다. 봄마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수십억원에 달한다는 장범준의 '벚꽃연금'도 이젠 사라질 위기라는 거죠.
'벚꽃엔딩' 1집 못 넘은 2집
3집 '당신과는 천천히'는?
3집 '당신과는 천천히'는?
장범준은 최근 "'벚꽃엔딩' 히트 이후 곡의 인기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며 "이번 앨범이 잘 돼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봄캐럴이 다른 노래보다 차트에서 오래 살아남긴 하지만 영원하진 않은 셈이죠.
또 다른 봄캐럴에 나오면 '벚꽃연금'의 자리를 물려줘야할 지 모릅니다. 현재까지 계절음악순위를 보면 아이유&하이포의 '봄 사랑 벚꽃 말고'가 제2의 벚꽃연금으로 가장 유력해 보입니다.
장범준은 또한 "'벚꽃엔딩'이 워낙 잘 돼서 부담스럽기도 하다"라고 털어놨습니다. 실제로 1집 이후 2013년 9월, '가을' 컨셉의 2집을 발표했지만 1집만큼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가온차트에 나타난 가온지수 예측치와 차트 진입 횟수를 비교하면 2집이 1집에 크게 못미치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장범준의 가장 큰 라이벌이 바로 자기자신인 셈입니다.
2019년 4월 11일 목요일 [팩트체크] '벚꽃연금' '벚꽃좀비' 분석 2편에선
지난 10년 동안 사계절 꾸준히, 그리고 강력히 사랑받은 히트곡의 면면을 보여드립니다. 함께 10년에 걸쳐 선명해진 한국 대중음악 차트 속 어두운 그림자도 보여드립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 # DJ 래빗 ? 뉴스래빗 대표 '데이터 저널리즘(Data Journalism)' 뉴스 콘텐츠입니다. 어렵고 난해한 데이터 저널리즘을 줄임말 'DJ'로 씁니다. 서로 다른 음악을 디제잉(DJing)하듯 도처에 숨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발견한 의미들을 신나게 엮어보려고 합니다. 더 많은 DJ 래빗을 만나보세요 !.!
책임= 김민성, 연구= 박진우 한경닷컴 기자 dan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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