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 100년 넘은 인천 개항로, 도시재생·재개발 타고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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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어떤 밸류 - (9) 인천 개항로
인천 개항로 일대, 도시재생 사업의 모범생
버려졌던 지역, 근대유산의 보고로 탈바꿈
2016년 3.3㎡당 715만원, 작년 1042만원으로 45.7% 올라
인천 개항로 일대, 도시재생 사업의 모범생
버려졌던 지역, 근대유산의 보고로 탈바꿈
2016년 3.3㎡당 715만원, 작년 1042만원으로 45.7% 올라
지역의 최신 부동산 이슈를 생생하게 살펴보는 ‘우리 동네 어떤 밸류’ 시리즈입니다. 지도와 사진, 그리고 가장 빠르고 정확한 거래 사례를 통해 우리 동네 부동산의 가치와 숨은 이야기를 살펴봅니다. 이번 주는 오래된 노포들과 뉴트로 감성의 카페들이 함께 어우러지며, 역사와 스토리를 담아내고 있는 인천 도시재생 사업의 모범생, 인천 중구 경동 개항로 일대를 살펴봅니다. 밸류맵과 집코노미가 함께하는 ‘우리동네 어떤밸류’ - 개항로편을 시작합니다. [집코노미 편집자 주]
◆ 근대유산의 보고, 인천 경동 ‘개항로’
구도심 쇠락의 대표적인 상징이었던 인천 중구 일대가 ‘개항로’라는 이름으로 다시 한 번 전성기를 준비하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도시재생은 꾸준한 화두다. 개항로는 낡고 오래된 노포와 구도심이란 이미지에서 뉴트로 감성이라는 새로운 유행의 선두주자로 탈바꿈하고 있다. 개항로를 직접 돌아보며 골목의 과거의 현재 그리고 앞으로 고민을 찾아본다.
인천 중구의 화려했던 기억은 1883년 인천항 개항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첫 개항지였던 만큼 열강들의 앞다퉈 밀려들었다. 그 결과 제물포를 중심으로 최초의 근대식 공원, 극장, 학교, 호텔, 은행 등 근대 건축물과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 철도, 시외전화, 화폐, 구두, 등대, 담배 성냥, 축구, 야구 등 해외 문물이 들어왔다. 특히 지금의 개항로(옛 경인로)의 경우 경인철도가 없었던 당시 제물포구에서 서울로 가는 유일한 길이었다. 새로운 문화와 건축물들이 우선적으로 들어올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게 됐다. 1899년 완공당시 고딕양식의 연와조 지붕이 거의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답동 성당을 비롯해 일본이 사용했던 은행지점 및 관공서 건물들, 100년이 넘는 민간건축 유산 등 지금도 구도심 곳곳에서 그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해방 이후에도 개항로의 위상은 높았다. 1960~1970년대까지 인천의 중심지역으로 당시 최고의 직장이라고 볼 수 있던 은행과 병원, 관공서들이 밀집했다. 양복점이나 양장점, 잡화점, 식당들이 성업했다. 1980~1990년대 들어서도 웨딩 가구 거리로 이름을 날렸다. 혼수를 준비하고 첫 번째 가구를 구매하던 추억이 남아있는 거리이기도 하다.
하지만 1980년대 중반 인천시청이 구월동으로 이전을 했고, 2000년대 들어 주요 상권이 주안이나 부평 등으로 옮겨가면서 지역의 쇠락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송도와 청라 등 경제자유구역으로 대표되는 국제도시들이 대거 들어서면서 불균형은 더욱 가속됐다. 여기에 더해 2000년대 초중반부터 100여개 이상이 재건축‧재개발‧도시환경정비사업 등 다양한 개발사업들이 추진됐다. 그러나 사업성 등의 문제로 대부분이 10년 넘게 지체되고 있다. 상당부분 사업지들이 직권해제 되거나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구도심의 슬럼화가 가속화됐다.
◆ 민간주도 도시재생 ‘개항로 프로젝트’
이런 역사를 가진 개항로의 인기가 최근 급증하고 있다. ‘개항로’라는 키워드 혹은 개항로 내에 있는 카페나 음식점을 키워드로 한 SNS가 1만개 이상이 검색됐다. 포털 사이트 후기글도 2000~3000개에 이른다. 뉴트로 감성에 열광하는 젊은 세대들과 과거를 추억하고려는 중장년들이 개항로에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개항로의 가장 특별한 점은 민간에서 시작한 '아주 잘 기획한 작품'이라는 점이다. 인천에서 자고 나란 공간기획자 이창길 대표가 주도했다. 이 대표는 근대문화와 스토리가 남아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이 개발 등으로 사라질 것을 염려해 지인들 10여명과 함께 ‘개항로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공간기획자로 활동했던 특기를 살려서 오래된 주택, 병원 등을 리모델링했다. 노포들을 소개하고 근대문화를 결합한 트렌드 있는 카페나 식당 등을 입주시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거리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작업을 해 나갔다. 2018년 초중반부터 SNS나 블로그 등을 통해 서서히 ‘개항로’라는 키워드가 공유되고 시작했다.
작년 하반기에는 인천광역시도시재생지원센터에서 진행한 ‘2018년도 원도심 도시재생 시민공모’ 시범사업으로 개항로이웃사람 프로젝트에 선정됐다. 지난해 12월에는 ‘개항로이웃사람’이라는 전시회를 개최하면서 대중 언론에도 본격적으로 개항로라는 지명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민간에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정부에서 취지에 맞는 사업을 후원함게 된다. 이로써 콘텐츠를 확보하고 대중에게 홍보하는 절묘한 시너지 효과가 나왔다.
이런 프로젝트를 통해 현재 새롭게 알려지고 있는 맛집과 명소들이 10여개에 달한다. 4층 병원 건물을 통째로 리모델링해서 사용하고 있는 B커피숍을 비롯해, 가게 전체를 전구로 장식한 L카페, 경리단길에서 있는 유명 맛집의 개성 있는 체인점인 M레스토랑 등의 검색량이 가장 많았다. 이외에도 베트남 음식점이나 일본식 카레집, 이탈리안 레스토랑 등 이색적인 맛집과 오래된 가게 1층을 개조해 만든 전시관 등이 입점하면서 구색을 갖춰가고 있다. ◆ 교통, 볼거리, 스토리도 장점
교통과 주변 볼거리, 그리고 스토리도 개항로의 큰 장점 중 하나이다. 우선 인천지하철 1호선 동인천역에서 직선거리로 300m에 불과해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은 편이다. 동인천역 지하상가와 개항로 진입로가 바로 이어졌다. 지하상가 자체가 낯선 이들에게는 이 또한 새로운 경험일 수 있다. 구도심인 것에 비해서 차량 이용도 비교적 쉽다. 개항로 내에 56면의 공영주차장이 있고 인근 대형병원이나 교회 등에도 대규모 주차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나와서 유명해진 신포 청년몰 눈꽃마을이나 여러 맛집으로 유명한 신포시장이 바로 길 건너편에 있다. 배다리 헌책방 골목도 반대편에 있다. 개항로를 중심으로 주변을 둘러보는 관광코스로서의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
근대부터 남아있는 다양한 스토리들도 앞으로 개항로를 더 기대하게 하는 요소들이다. 답동성당을 비롯해, 1895년 한국인이 운영한 최초의 활동사진 상설관 협률사가 있다.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는 인천에서 가장 오래된 애관극장, 리모델링을 하긴 했지만 과거 골조의 형태가 남아있는 인천 최초의 백화점 항도백화점도 있다. 인천-서울 간 최초의 전화가 개통됐던 화신양복점 터, 쫄면이 역사가 시작됐다고 알려진 광신제면소까지 100년을 넘나드는 역사와 문화의 스토리들이 개항로 곳곳에 넘쳐나고 있다.
◆ 가파르게 상승하는 부동산 가격, 재개발 사업 진척도
부동산 거래량도 거리 활성화에 맞춰서 상승하고 있다. 개항로 주변 단독‧다가구‧상업업무 시설 거래량은 2014년에 8건 거래돼 총 거래액 16억4850만원에 불과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20건 거래에 총거래액 159억6600만원으로 증가했다. 2015~2016년 2년 연속 3.3㎡당 715만원 수준이었던 토지 평(3.3㎡당)단가는 2017년 914만원까지 상승했다. 작년에는 1042만원으로 전년도 대비 14%가량 상승했다. 정체됐던 2년 전과 비교하면 715만원→1042만원으로 45.7% 급등했다. 인근 공인중개사에 따르면 “2018년 중반부터 커피숍 등의 자리를 알아보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아왔지만, 재개발사업 조합원들이 해당 매물을 임대조차 꺼리면서 사실상 거래될 만한 물건들은 다 거래됐다”며 “1층 임대매물은 거의 소진됐지만, 매매로는 최근 대로변에 3.3㎡당 1360만 원대 매물이 있고 1400만원 중반에 이미 거래된 물건도 있다”고 말했다.
물론 개항로에 인접해 있는 필지들을 중심으로 재개발과 정비사업이 10여년 넘게 진행되면서 사업진행도에 따라서 부동산 가격이 오른 것이라고 판단할 수도 있다. 현재 경동율목주택재개발구역과 경동정비구역 등의 주택재개발 및 도시재정비조합 등이 운영 중에 있다. 특히 2006년 재개발 정비구역으로 지정‧고시 받은 경동율목재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3월 시공사 입찰을 통해 한화건설과 계룡건설-한진중공업 컨소시엄이 입찰에 참여했고 이달 중 시공사선정 총회를 가질 예정이다. 공동주택 557가구가 신축되는 사업이지만 시공사 선정 이후에도 사업시행인가나 관리처분인가 등 과정이 남아있다. 사업진행 반대의견도 아직 있는 상태이다. 인근 중개업소에 문의해 봤을 때도 사업진행 속도나 결과에 대해 확실한 답변은 들을 수 없었다.
10여년을 넘게 끌어오고 있는 재개발 사업 진행과는 별건으로 개항로는 지금도 스스로를 다듬고 오래된 노포들과 협업을 준비하며 생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개항로는 시민들에게 외면 받고 장기간 방치됐던 지역이다. 이런 방치가 길어짐으로써 오히려 예전의 모습이 고스란히 살아남았고 다시금 특별함으로 다가왔다. 낡고 오래됐기에 새것으로 바꾸자는 재개발사업과 오래된 정취를 지키고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개항로 프로젝트의 공존이 과연 가능할 것인지, 어떤 해법이 올바른 길인지 아직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글= 이창동 밸류맵 리서치팀장
정리=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 근대유산의 보고, 인천 경동 ‘개항로’
구도심 쇠락의 대표적인 상징이었던 인천 중구 일대가 ‘개항로’라는 이름으로 다시 한 번 전성기를 준비하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도시재생은 꾸준한 화두다. 개항로는 낡고 오래된 노포와 구도심이란 이미지에서 뉴트로 감성이라는 새로운 유행의 선두주자로 탈바꿈하고 있다. 개항로를 직접 돌아보며 골목의 과거의 현재 그리고 앞으로 고민을 찾아본다.
인천 중구의 화려했던 기억은 1883년 인천항 개항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첫 개항지였던 만큼 열강들의 앞다퉈 밀려들었다. 그 결과 제물포를 중심으로 최초의 근대식 공원, 극장, 학교, 호텔, 은행 등 근대 건축물과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 철도, 시외전화, 화폐, 구두, 등대, 담배 성냥, 축구, 야구 등 해외 문물이 들어왔다. 특히 지금의 개항로(옛 경인로)의 경우 경인철도가 없었던 당시 제물포구에서 서울로 가는 유일한 길이었다. 새로운 문화와 건축물들이 우선적으로 들어올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게 됐다. 1899년 완공당시 고딕양식의 연와조 지붕이 거의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답동 성당을 비롯해 일본이 사용했던 은행지점 및 관공서 건물들, 100년이 넘는 민간건축 유산 등 지금도 구도심 곳곳에서 그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해방 이후에도 개항로의 위상은 높았다. 1960~1970년대까지 인천의 중심지역으로 당시 최고의 직장이라고 볼 수 있던 은행과 병원, 관공서들이 밀집했다. 양복점이나 양장점, 잡화점, 식당들이 성업했다. 1980~1990년대 들어서도 웨딩 가구 거리로 이름을 날렸다. 혼수를 준비하고 첫 번째 가구를 구매하던 추억이 남아있는 거리이기도 하다.
하지만 1980년대 중반 인천시청이 구월동으로 이전을 했고, 2000년대 들어 주요 상권이 주안이나 부평 등으로 옮겨가면서 지역의 쇠락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송도와 청라 등 경제자유구역으로 대표되는 국제도시들이 대거 들어서면서 불균형은 더욱 가속됐다. 여기에 더해 2000년대 초중반부터 100여개 이상이 재건축‧재개발‧도시환경정비사업 등 다양한 개발사업들이 추진됐다. 그러나 사업성 등의 문제로 대부분이 10년 넘게 지체되고 있다. 상당부분 사업지들이 직권해제 되거나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구도심의 슬럼화가 가속화됐다.
◆ 민간주도 도시재생 ‘개항로 프로젝트’
이런 역사를 가진 개항로의 인기가 최근 급증하고 있다. ‘개항로’라는 키워드 혹은 개항로 내에 있는 카페나 음식점을 키워드로 한 SNS가 1만개 이상이 검색됐다. 포털 사이트 후기글도 2000~3000개에 이른다. 뉴트로 감성에 열광하는 젊은 세대들과 과거를 추억하고려는 중장년들이 개항로에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개항로의 가장 특별한 점은 민간에서 시작한 '아주 잘 기획한 작품'이라는 점이다. 인천에서 자고 나란 공간기획자 이창길 대표가 주도했다. 이 대표는 근대문화와 스토리가 남아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이 개발 등으로 사라질 것을 염려해 지인들 10여명과 함께 ‘개항로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공간기획자로 활동했던 특기를 살려서 오래된 주택, 병원 등을 리모델링했다. 노포들을 소개하고 근대문화를 결합한 트렌드 있는 카페나 식당 등을 입주시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거리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작업을 해 나갔다. 2018년 초중반부터 SNS나 블로그 등을 통해 서서히 ‘개항로’라는 키워드가 공유되고 시작했다.
작년 하반기에는 인천광역시도시재생지원센터에서 진행한 ‘2018년도 원도심 도시재생 시민공모’ 시범사업으로 개항로이웃사람 프로젝트에 선정됐다. 지난해 12월에는 ‘개항로이웃사람’이라는 전시회를 개최하면서 대중 언론에도 본격적으로 개항로라는 지명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민간에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정부에서 취지에 맞는 사업을 후원함게 된다. 이로써 콘텐츠를 확보하고 대중에게 홍보하는 절묘한 시너지 효과가 나왔다.
이런 프로젝트를 통해 현재 새롭게 알려지고 있는 맛집과 명소들이 10여개에 달한다. 4층 병원 건물을 통째로 리모델링해서 사용하고 있는 B커피숍을 비롯해, 가게 전체를 전구로 장식한 L카페, 경리단길에서 있는 유명 맛집의 개성 있는 체인점인 M레스토랑 등의 검색량이 가장 많았다. 이외에도 베트남 음식점이나 일본식 카레집, 이탈리안 레스토랑 등 이색적인 맛집과 오래된 가게 1층을 개조해 만든 전시관 등이 입점하면서 구색을 갖춰가고 있다. ◆ 교통, 볼거리, 스토리도 장점
교통과 주변 볼거리, 그리고 스토리도 개항로의 큰 장점 중 하나이다. 우선 인천지하철 1호선 동인천역에서 직선거리로 300m에 불과해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은 편이다. 동인천역 지하상가와 개항로 진입로가 바로 이어졌다. 지하상가 자체가 낯선 이들에게는 이 또한 새로운 경험일 수 있다. 구도심인 것에 비해서 차량 이용도 비교적 쉽다. 개항로 내에 56면의 공영주차장이 있고 인근 대형병원이나 교회 등에도 대규모 주차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나와서 유명해진 신포 청년몰 눈꽃마을이나 여러 맛집으로 유명한 신포시장이 바로 길 건너편에 있다. 배다리 헌책방 골목도 반대편에 있다. 개항로를 중심으로 주변을 둘러보는 관광코스로서의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
근대부터 남아있는 다양한 스토리들도 앞으로 개항로를 더 기대하게 하는 요소들이다. 답동성당을 비롯해, 1895년 한국인이 운영한 최초의 활동사진 상설관 협률사가 있다.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는 인천에서 가장 오래된 애관극장, 리모델링을 하긴 했지만 과거 골조의 형태가 남아있는 인천 최초의 백화점 항도백화점도 있다. 인천-서울 간 최초의 전화가 개통됐던 화신양복점 터, 쫄면이 역사가 시작됐다고 알려진 광신제면소까지 100년을 넘나드는 역사와 문화의 스토리들이 개항로 곳곳에 넘쳐나고 있다.
◆ 가파르게 상승하는 부동산 가격, 재개발 사업 진척도
부동산 거래량도 거리 활성화에 맞춰서 상승하고 있다. 개항로 주변 단독‧다가구‧상업업무 시설 거래량은 2014년에 8건 거래돼 총 거래액 16억4850만원에 불과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20건 거래에 총거래액 159억6600만원으로 증가했다. 2015~2016년 2년 연속 3.3㎡당 715만원 수준이었던 토지 평(3.3㎡당)단가는 2017년 914만원까지 상승했다. 작년에는 1042만원으로 전년도 대비 14%가량 상승했다. 정체됐던 2년 전과 비교하면 715만원→1042만원으로 45.7% 급등했다. 인근 공인중개사에 따르면 “2018년 중반부터 커피숍 등의 자리를 알아보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아왔지만, 재개발사업 조합원들이 해당 매물을 임대조차 꺼리면서 사실상 거래될 만한 물건들은 다 거래됐다”며 “1층 임대매물은 거의 소진됐지만, 매매로는 최근 대로변에 3.3㎡당 1360만 원대 매물이 있고 1400만원 중반에 이미 거래된 물건도 있다”고 말했다.
물론 개항로에 인접해 있는 필지들을 중심으로 재개발과 정비사업이 10여년 넘게 진행되면서 사업진행도에 따라서 부동산 가격이 오른 것이라고 판단할 수도 있다. 현재 경동율목주택재개발구역과 경동정비구역 등의 주택재개발 및 도시재정비조합 등이 운영 중에 있다. 특히 2006년 재개발 정비구역으로 지정‧고시 받은 경동율목재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3월 시공사 입찰을 통해 한화건설과 계룡건설-한진중공업 컨소시엄이 입찰에 참여했고 이달 중 시공사선정 총회를 가질 예정이다. 공동주택 557가구가 신축되는 사업이지만 시공사 선정 이후에도 사업시행인가나 관리처분인가 등 과정이 남아있다. 사업진행 반대의견도 아직 있는 상태이다. 인근 중개업소에 문의해 봤을 때도 사업진행 속도나 결과에 대해 확실한 답변은 들을 수 없었다.
10여년을 넘게 끌어오고 있는 재개발 사업 진행과는 별건으로 개항로는 지금도 스스로를 다듬고 오래된 노포들과 협업을 준비하며 생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개항로는 시민들에게 외면 받고 장기간 방치됐던 지역이다. 이런 방치가 길어짐으로써 오히려 예전의 모습이 고스란히 살아남았고 다시금 특별함으로 다가왔다. 낡고 오래됐기에 새것으로 바꾸자는 재개발사업과 오래된 정취를 지키고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개항로 프로젝트의 공존이 과연 가능할 것인지, 어떤 해법이 올바른 길인지 아직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글= 이창동 밸류맵 리서치팀장
정리=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