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하일(미국명 로버트 할리·61) 씨의 마약 투약 혐의를 수사하는 경찰이 하 씨가 마약을 구매한 내역을 확인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9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하 씨가 지난달 말 마약 판매책의 계좌에 수십만원을 송금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하 씨가 이 돈을 입금하고 필로폰을 건네받아 이달 초 투약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구매한 필로폰의 양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경찰은 일단 하 씨가 혼자 투약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하 씨로부터 모발과 소변을 임의로 제출받아 마약 반응 간이검사를 한 뒤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감정을 의뢰할 예정이다.
아울러 하 씨가 과거에도 필로폰 등 마약을 투약한 사실이 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하 씨가 마약을 구매한 내역이 확인된 만큼 판매책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경찰은 이날 조사가 끝나면 하 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하 씨는 전날 오후 4시 10분께 서울시 강서구의 한 주차장에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체포됐다.
하 씨는 최근 자신의 서울 자택에서 인터넷으로 구매한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그는 이날 새벽 심경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죄송합니다.
마음이 무겁습니다"라고 답하며 사실상 혐의를 인정했다.
미국 출신인 하 씨는 1986년부터 국제변호사로 한국에서 활동을 시작해 예능 프로그램과 광고 등에서 유창한 부산 사투리와 입담을 선보여 방송인으로 인기를 얻었다.
그는 1997년 미국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귀화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