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산불 피해 지역 복구계획 세울 때 추경 반영도 검토" 이낙연 국무총리는 9일 강원도 산불을 계기로 "국가적 총력 대응이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우리가 절감했다"며 "소방관의 국가직화는 대규모 화재의 조기 진압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 되어 버렸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강원도 산불 관계장관회의에서 관련 후속 대책을 논의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소방직의 국가직화는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고 이미 필요한 법제가 다 준비돼 국회에 가 있을 것"이라며 "이번에 국민들께서도 많이 아셔서 이미 청원이 20만명을 순식간에 돌파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산림청 특수진화대가 이번에 큰 공을 세웠는데, 아직도 비정규직에 놓여 있다"며 "이분들이 정규직화를 포함해 신분에 대한 불안감 없이 일에 전념하실 수 있게 하는 방법을 강구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또한 "많은 국민이 아쉬워하는 것 중 하나가 재난방송의 개선"이라며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사가 함께 노력해 재난방송도 재난(대응)과 함께 수준이 높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재난 주관 방송사인 KBS가 강원 산불이 발생했을 때 재난방송을 충실히 하지 않은 데 대한 지적으로 해석됐다. 이 총리는 이날 강원 산불 후속 대책을 ▲ 이재민 생활 대책 ▲ 이재민 생업 대책 ▲ 복구 지원 ▲ 제도적 보완으로 나눠 밝혔다.
그는 우선 이재민 주거 대책과 관련해 "농민 등은 (기존 거처와) 가까운 곳에 있고 싶은 마음에 공공기관 연수원 입주를 선택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며 "이재민이 많이 발생한 마을의 경우엔 교통 지원을 해서라도 연수원에서 주무시고 아침에 다시 마을로 가실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해보라"고 지시했다.
또한 이재민 생업 대책에 대해선 "강원도 식당, 펜션, 리조트 등에 피해가 많지만 당장 복구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대출금 상환 유예나 만기 연장 같은 금융지원은 빨리 실시해 고통을 덜어드리자"고 말했다.
이어 "관광객이 많이 줄어서 산불 피해를 보지 않은 상가도 고통스럽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관광객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강원도민을 도우시려면 예정대로 가셔서 쉬시는 것이 더욱 도움이 되겠다는 말씀을 감히 드린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피해 조사가 이달 중순까지 갈 것으로 예상되고, 부처별 복구계획이 이달 말쯤 완료될 것"이라며 "복구계획을 세울 때 사업의 성격을 감안해 예비비 집행이 가능하면 예비비로 해결하고, 추경이 필요하거나 추경이 낫겠다 하는 것은 추경 반영을 검토해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산림과 주택 복구 등에 대해서도 신속한 대응을 주문했다.
제도적 보완과 관련해선 소방직의 국가직화와 함께 강원도 지역 헬기 보강, 화재 예방을 위한 계획 조림 등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 총리는 "이번에 산불의 발생, 확산, 진화과정, 복구과정 모든 것이 훗날에 교훈이 될 것 같다"며 "백서를 남김으로써 기존의 매뉴얼을 보강할 수도 있고, 유사한 사태의 거버넌스를 만드는데 좋은 모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전날 임명장을 받은 진영 행정안전부·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참석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후 강원도 속초 산불 피해현장도 방문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