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개혁연대 "국민연금 출자 펀드 재벌 편의 지원 안 돼"
경제개혁연대는 9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공문을 보내 스틱인베스트먼트(STIC Investments) 펀드에 국민연금이 4천억원을 출자한 것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 질의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이날 낸 보도자료에서 "스틱인베스트먼트가 대기업의 지배구조개편 등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한 1조원대 규모의 펀드(가칭 '스페셜시츄에이션2호')에 국민연금이 앵커 투자자로 약 4천억원을 출자했다는 보도가 나왔다"면서 이처럼 말했다.

이어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이전에 설정한 제1호 펀드의 경우 한화그룹 일감 몰아주기 사례로 지목된 한화시스템(합병 전 한화S&C) 지분 인수(2017년), 현대차그룹 일감 몰아주기 사례인 이노션 지분 인수(2013년) 등 전체 운용자산의 60%가량을 대기업 또는 지배주주 일가의 특수상황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펀드 역시 웅진씽크빅의 웅진코웨이 인수를 비롯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개편 과정에서 지원군이 될 것이라는 추측이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며 "이 펀드가 총수 일가의 지배력 강화 내지 경영권 방어를 위해 '백기사' 역할을 할 경우 국민연금이 재벌 총수 일가에게 사실상 편의를 제공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와 그 산하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 등은 국민연금의 국내외 주식 포트폴리오는 물론 국내외 대체투자 포트폴리오가 과연 스튜어드십 코드 취지에 부합되는 방향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전체적으로 점검하고 발견된 문제점을 고쳐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국민연금은 아직도 주주행동주의 펀드에는 단 한 푼도 출자하지 않고 있다"며 "기업가치 제고라는 스튜어드십 코드의 기본 취지를 살리고 싶다면 그동안 성과가 전무했던 책임투자펀드에 대한 위탁을 줄이고 이를 주주행동주의 펀드에 위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