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많은 요일 月 아닌 木
안녕지수 낮은 인천·서울
아픔 가장 많은 20·30대
가장 무기력해지는 목요일
지난 한 해 동안 측정한 요일별 안녕지수(10점 만점)에서 목요일이 5.21로 월요일(5.24)과 일요일(5.26)보다 더 낮았다. 안녕지수가 낮을수록 행복감을 덜 느낀다. 안녕지수의 반대 지수인 스트레스지수도 목요일이 6.17로 월요일(6.10)보다 더 높았다.
행복연구센터장을 맡고 있는 최인철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업무와 학업에 매달린 사람들이 목요일에 일종의 ‘번아웃’(극도의 신체적·정신적 피로감으로 인해 무기력해지는 현상)을 경험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스트레스를 유발할 것 같은 이벤트는 가급적 목요일을 피하는 게 좋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 연속 쉬는 것보다 목요일에 한 번 쉬고 일요일에 쉬는 식으로 휴일을 배치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흔히 말하는 ‘월요병’은 실제로는 일요일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요일 스트레스지수는 6.16으로 월요일(6.10)보다 높았고, 우울지수와 지루함지수도 월요일보다 일요일에 더 높았다. 월요일에 대한 부담으로 일요일의 행복감이 더 낮게 나타났다는 게 센터 측 설명이다.
가장 행복감 높은 도시는 세종시
응답자 거주지에 초점을 맞춰 분석한 지역별 안녕지수에선 세종특별자치시가 5.58로 서울시와 광역시·도를 제치고 가장 행복감을 느끼는 도시로 나타났다. 세종시는 안녕지수는 물론 10개 문항 모두 가장 높은 점수를 보였다. 최 교수는 “도시 인프라가 실험적으로 갖춰지는 등 여러 환경적 영향이 있는 것 같지만 국민 행복의 비결을 세종시를 통해 연구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거주자들의 안녕지수가 2위에 올라 눈길을 끈다. 대부분 여성들이 높은 점수를 줬다.
지역별 안녕지수가 가장 낮은 지역은 인천시(5.21)와 서울시(5.25)였다. 서울은 특히 ‘불안’과 ‘평안’ 항목에서 최하위를 차지했다. 그는 “지역 간 편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이 결과를 지역별 행복 순위로 확대 해석하긴 어렵지만 서울과 인천이 낮은 편에 속한다는 점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연령별 행복지수 60대가 가장 높아
지난해 가장 낮은 수준의 행복을 경험한 세대는 2030세대였다. 연령별 안녕지수는 10대가 5.75로 매우 높았다가 20·30대에 각각 5.06, 5.12로 최저점을 찍은 뒤 점차 반등해 60대에 6.03으로 최고점을 찍는 등 ‘U자형’ 패턴을 이뤘다. 부정정서(우울, 불안, 짜증, 지루함)에서는 20·30대가 가장 높게 나타나는 ‘역(逆)U자형’ 패턴을 보였다. 남녀별로는 여성의 안녕지수가 5.22로 남성(5.55)보다 조금 더 낮고 스트레스, 우울, 불안 지수는 더 높았다.
이번 조사는 분명한 한계도 있다. 시민들이 자유롭게 온라인에 접속해 행복 수준을 기입한 결과인 만큼 프로젝트에 활용된 표본 구성이 엄밀하게 이뤄지지 못했다.
최 교수는 “100만 명 넘는 응답자의 답변을 추린 만큼 엄청난 ‘샘플 사이즈’가 표본 구성의 문제를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행복에 관한 ‘팩트’를 수집하는 보고서를 앞으로 매년 내놓을 계획”이라며 “데이터가 꾸준히 쌓이면 한국인의 행복을 측정하는 중요한 데이터베이스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