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9일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관세 충돌 우려 등으로 하락 출발했다.

오전 9시 38분(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12.87포인트(0.81%) 내린 26,128.15에 거래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17.54포인트(0.61%) 하락한 2,878.2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7.25포인트(0.34%) 내린 7,926.63에 거래됐다.

시장은 미국과 EU의 관세 충돌 우려와 주요 기업 실적 전망,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 경제 전망 등을 주시했다.

미국은 전일 EU의 에어버스에 대한 보조금 지급에 대한 보복으로 약 110억 달러어치의 EU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계무역기구(WTO)가 EU의 보조금이 미국에 해를 끼쳤다고 판단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미국은 관세를 부과할 예비 목록을 공개하고 공공 의견 수렴에 들어갔다.

WTO가 올해 여름께 미국의 피해액을 확정하면 곧바로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면서 "EU가 수년간 무역에서 미국을 이용했지만, 이는 곧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응해 EU도 미 정부가 보잉사에 지급하는 보조금에 상응하는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는 등 양측의 관세 충돌 우려가 커졌다.

세계 경제에 대한 부정적 전망도 투자 심리를 해쳤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3.3%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10월 3.7%를 예상했던 데서 올해 1월 3.5%로 하향 조정한 데 이어 이날 재차 전망치를 내렸다.

독일을 포함한 유럽의 성장률 전망치가 큰 폭 하향 조정됐다.

여기에 이탈리아 정부가 작성 중인 올해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자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0%에서 0.1%로 대폭 내렸다는 보도도 나오는 등 유럽지역 관련 우려가 커졌다.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발표될 기업 실적에 대한 부담도 여전하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1분기 순이익은 4.3%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망이 맞을 경우 3년 만에 기업 순익이 줄어들게 된다.

아메리칸 에어라인이 이날 보잉 '737 맥스' 운행 중단 장기화 여파로 1분기 매출 전망(가이던스)을 하향 조정하는 등 부정적인 소식이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개장전 거래에서는 아메리칸 에어라인 주가가 1.6%가량 하락했다.

이날 개장전 발표된 경제지표는 양호했다.

전미자영업연맹(NFIB)은 3월 소기업 낙관지수가 전월 101.7에서 101.8로 올랐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101.7을 소폭 상회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미국과 EU의 갈등 심화 가능성을 우려했다.

IG의 크리스 뷰챔프 연구원은 "지난주에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해결될 것이란 기대가 컸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갈등이 해결되기도 전에 유럽과 전쟁을 다시 시작하려 한다"면서 "이런 전개는 위험 자산에 긍정적이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럽 주요국 주가도 하락했다.

범유럽지수인 Stoxx 600지수는 0.35% 내렸다.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5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28% 내린 64.22달러에, 브렌트유는 0.60% 하락한 70.67달러에 움직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6월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15.2% 반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