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역·회계·마케팅…中企에 외주 연결해주는 캐스팅엔
“러시아어를 잘하는 세무사를 어떻게 찾을 수 있죠?”

무역업을 하는 국내 한 중소기업이 외주업체를 찾아주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캐스팅엔을 찾아왔다. 러시아어와 세무 업무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전문가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캐스팅엔은 4000여 개 협력사를 수소문해 3~4명의 세무 전문가를 추렸다. 그중 한 명이 계약을 맺고 컨설팅 업무를 맡았다. 최준혁 캐스팅엔 대표(사진)는 “인력과 자원이 제한된 중소기업은 상당수 업무를 외주업체에 맡길 수밖에 없다”며 “마케팅 총무 인사 구매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업체를 중소기업과 연결해 준다”고 말했다.

캐스팅엔은 2016년 서비스 출시 이후 중소기업을 위한 전문 ‘외주업체 플랫폼’을 목표로 내세웠다. 최 대표가 인터파크에서 20여 년간 기업 간 거래(B2B) 마케팅 업무를 맡았던 경험을 활용한 것이다. 최 대표는 “국공립 기관은 나라장터를 이용하고 대기업은 자체 구매시스템으로 업무를 진행한다”며 “중소기업은 구매업무를 하거나 새로운 외주업체를 찾을 때 인터넷 검색에 의존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캐스팅엔은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외주업체를 등록해 중소기업의 시간 부담을 줄여준다. 매칭에는 자동매칭알고리즘 기법을 적용하고 있다.

동영상을 활용한 홍보와 마케팅이 늘면서 관련 분야 전문 업체를 찾는 수요가 최근 부쩍 늘고 있다. 외주업체 중에는 매달 저렴한 금액으로 사내 도서관을 만들어주는 곳도 있다.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 등으로 외주업체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최 대표는 “서비스 아웃소싱 시장 규모는 연 78조원대로 전자상거래 시장보다 크다”며 “중소기업이 실력 있는 외부 파트너를 만나면 경영 효율성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