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방미 직전 美 "FFVD" 재확인…험난해진 미·북 대화 중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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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과 120분 정상회동 예정
'포스트하노이' 논의 앞두고
폼페이오 "김정은은 독재자"
'포스트하노이' 논의 앞두고
폼페이오 "김정은은 독재자"
한·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미국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독재자’로 칭하면서 압박 기조를 재확인했다. 교착상태에 빠진 미·북 간 비핵화 협상 재개를 위해 10일 방미길에 오른 문재인 대통령이 헤쳐나갈 상황이 녹록지 않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란 관측이 나온다.
폼페이오 ‘김정은=독재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9일(현지시간) 상원 세출위원회 소위원회에서 ‘(당신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불렀는데, 그 표현이 김정은에게도 적용되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다”고 답했다. 김정은은 11일 북한 최고인민회의에서 헌법상 대외적으로 국가를 대표하는 국가수반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핵 협상을 총괄하는 미국 외교수장이 의원 질의에 답하는 형식이긴 하지만 ‘김정은=독재자’라는 표현에 동의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과 협상 중에도 최대한의 경제적 압박이 유지되느냐’는 질문엔 “그렇다”고 답변했다. 북한이 만족할 만한 비핵화 조치를 취하기 전까지 제재를 풀지 않겠다는 미국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그는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우리는 북한의 핵 미사일 확산 위협에 직면해 있다”며 “유엔에서 역사상 가장 강력한 대북 제재를 부과하는 글로벌 동맹을 결성했다”고 제재의 위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청문회에서 대북 외교의 목표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와 함께 재래식 수단의 위험 감소를 새롭게 거론했다. 그는 “완전히 비핵화된 한반도와 재래식 수단의 위험 감소”라고 답했다. 그동안 비핵화 문제는 미·북 협상 테이블에서, 재래식 무기로 인한 군사적 긴장 완화 문제는 남북 협상에서 다뤄져 왔다. 미·북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남북 간 9·19 남북군사합의 이행도 멈춰있는 상황이다.
‘촉진자’ 성패 달린 120분 정상회담
문 대통령은 이날 한·미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미국으로 출발했다. 1박3일 일정의 이번 회담은 워싱턴DC 체류(24시간) 시간보다 왕복 비행(30시간) 시간이 더 긴 강행군이다.
문 대통령은 11일 오전에는 폼페이오 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차례로 만나 북한 비핵화에 대한 인식을 공유한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2시간 동안 하는 정상회담의 결과가 미·북 관계의 촉진자로 나선 문 대통령의 향후 역할을 규정할 것으로 보인다. ‘비핵화 전 제재 완화 불가’를 고수하는 미국과 ‘비핵화 단계에 따른 보상’을 원하는 북한의 동시 양보를 이끌어낼 중재안이 나오느냐가 관건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근 “완전한 비핵화의 최종 상태에 대해서는 한·미 간 의견이 일치한다”고 밝혔으나 폼페이오 장관의 최근 발언에서 나타나듯 양국 간 온도 차가 여전해 회담 성패를 예단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포괄적 합의·단계적 제재 완화’를 핵심으로 하는 우리 정부의 중재안, 이른바 ‘굿 이너프 딜(충분히 좋은 협상)’을 설득하는 데 전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비핵화 조치에 나서면 제재 일부를 완화하되 약속된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엔 제재 상태로 되돌리는 ‘스냅백(snapback)’ 조항을 넣는 것이 핵심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 “한반도 평화의 중재자 역할을 자처한 문 대통령이 북한과 미국 양측을 설득해야 하는 도전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전쟁의 목전에서 되돌린 ‘데탕트(긴장 완화)’를 계속 추진할 수 있느냐가 이번 회담의 쟁점”이라며 “문 대통령이 핵 외교의 다음 단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을 얻지 못한다면 김정은에 대한 견인력(traction)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조성렬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한도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기다릴 것”이라며 “회담 성과에 따라 남북이 ‘원 포인트 정상회담’을 열 가능성도, 아니면 더 멀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김형호 기자 hohoboy@hankyung.com
폼페이오 ‘김정은=독재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9일(현지시간) 상원 세출위원회 소위원회에서 ‘(당신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불렀는데, 그 표현이 김정은에게도 적용되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다”고 답했다. 김정은은 11일 북한 최고인민회의에서 헌법상 대외적으로 국가를 대표하는 국가수반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핵 협상을 총괄하는 미국 외교수장이 의원 질의에 답하는 형식이긴 하지만 ‘김정은=독재자’라는 표현에 동의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과 협상 중에도 최대한의 경제적 압박이 유지되느냐’는 질문엔 “그렇다”고 답변했다. 북한이 만족할 만한 비핵화 조치를 취하기 전까지 제재를 풀지 않겠다는 미국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그는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우리는 북한의 핵 미사일 확산 위협에 직면해 있다”며 “유엔에서 역사상 가장 강력한 대북 제재를 부과하는 글로벌 동맹을 결성했다”고 제재의 위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청문회에서 대북 외교의 목표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와 함께 재래식 수단의 위험 감소를 새롭게 거론했다. 그는 “완전히 비핵화된 한반도와 재래식 수단의 위험 감소”라고 답했다. 그동안 비핵화 문제는 미·북 협상 테이블에서, 재래식 무기로 인한 군사적 긴장 완화 문제는 남북 협상에서 다뤄져 왔다. 미·북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남북 간 9·19 남북군사합의 이행도 멈춰있는 상황이다.
‘촉진자’ 성패 달린 120분 정상회담
문 대통령은 이날 한·미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미국으로 출발했다. 1박3일 일정의 이번 회담은 워싱턴DC 체류(24시간) 시간보다 왕복 비행(30시간) 시간이 더 긴 강행군이다.
문 대통령은 11일 오전에는 폼페이오 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차례로 만나 북한 비핵화에 대한 인식을 공유한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2시간 동안 하는 정상회담의 결과가 미·북 관계의 촉진자로 나선 문 대통령의 향후 역할을 규정할 것으로 보인다. ‘비핵화 전 제재 완화 불가’를 고수하는 미국과 ‘비핵화 단계에 따른 보상’을 원하는 북한의 동시 양보를 이끌어낼 중재안이 나오느냐가 관건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근 “완전한 비핵화의 최종 상태에 대해서는 한·미 간 의견이 일치한다”고 밝혔으나 폼페이오 장관의 최근 발언에서 나타나듯 양국 간 온도 차가 여전해 회담 성패를 예단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포괄적 합의·단계적 제재 완화’를 핵심으로 하는 우리 정부의 중재안, 이른바 ‘굿 이너프 딜(충분히 좋은 협상)’을 설득하는 데 전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비핵화 조치에 나서면 제재 일부를 완화하되 약속된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엔 제재 상태로 되돌리는 ‘스냅백(snapback)’ 조항을 넣는 것이 핵심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 “한반도 평화의 중재자 역할을 자처한 문 대통령이 북한과 미국 양측을 설득해야 하는 도전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전쟁의 목전에서 되돌린 ‘데탕트(긴장 완화)’를 계속 추진할 수 있느냐가 이번 회담의 쟁점”이라며 “문 대통령이 핵 외교의 다음 단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을 얻지 못한다면 김정은에 대한 견인력(traction)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조성렬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한도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기다릴 것”이라며 “회담 성과에 따라 남북이 ‘원 포인트 정상회담’을 열 가능성도, 아니면 더 멀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김형호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