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후폭풍'…검단 미분양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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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주택형 청약 미달 '충격'
서울 도심 접근성 떨어지고
3년 전매제한…투자 매력 감소
서울 도심 접근성 떨어지고
3년 전매제한…투자 매력 감소
수도권 2기 신도시 마지막 주자인 검단신도시(조감도)가 미분양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대중교통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데다 인근에 3기 신도시까지 들어서면서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파트 청약 줄줄이 미달
1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인천의 미분양 아파트 물량은 지난 2월 1799가구로 1월(1357가구)보다 32.6% 늘었다. 검단신도시가 포함된 인천 서구 미분양물량(739가구)이 인천 전체 미분양 물량의 40% 이상을 차지했다. 서구의 미분양 아파트는 1월(295가구)에 비해 한 달 새 2.5배 증가했다. 지난주 D건설이 공급한 단지는 참담한 청약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1·2순위 청약에서 모든 주택형이 미달됐다. 1439가구 모집에 단 87명만 청약했다. 시공사가 빌트인 냉장고, 시스템 에어컨, 손빨래 하부장, 중문 등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알렸지만 역부족이었다. 앞서 1월 청약을 받은 H아파트 역시 미달 사태를 맞았다. 889가구 모집에 1014명이 신청했으나 일부 주택형이 청약 인원수를 채우지 못했다.
2월 청약 접수를 한 S단지의 전용면적 84㎡B형과 105㎡형은 1·2순위 청약에서 모두 미달됐다. 이 단지는 검단신도시 첫 대형 건설사 단지로 화제를 모았지만 청약은 부진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지하철 역세권을 제외한 단지가 예외 없이 고전하고 있다”며 “초기부터 성적표가 이처럼 나쁜데 앞으로 7만4000가구를 웃도는 공급물량을 시장이 소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검단신도시 분양시장이 악화된 것은 정부 규제와 수급 상황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다. 검단에서 분양이 막 시작될 즈음 인근에 자리한 인천 계양이 3기 신도시 후보지로 확정됐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입주물량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됐다. 정부 규제도 영향을 미쳤다. 원래 검단 분양 아파트의 전매 제한 기간은 1년이었는데, 작년 12월 주택 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으로 이 기간이 3년으로 늘어나면서 투자수요마저 크게 감소했다. 당하동의 K공인 관계자는 “전매제한 기간이 6개월로 짧은 인근 송도신도시에서도 대규모 분양 물량이 나오면서 검단 청약 유인이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도심으로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침체 원인으로 꼽힌다. 검단신도시에는 서울을 곧바로 오가는 지하철이 없다. 시내버스와 지하철을 여러 번 갈아타야 강남·여의도·광화문 등 서울 주요 업무지구로 갈 수 있다. 이동하는 데만 1시간 반~2시간은 걸린다. 원당동에 거주하는 회사원 김모씨(39)는 “출근할 때마다 도로가 자주 막혀 서울역에 있는 회사까지 2시간이 넘게 걸릴 때도 많다”며 “명색이 정부가 조성하는 신도시의 교통 인프라가 이렇게 열악하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분간 침체”…1만 가구 분양 어쩌나
전문가들은 검단 부동산시장 침체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입지면에서 우위를 보이는 3기 신도시인 인천 계양지구의 공급 물량이 2021년부터 나올 예정이어서 ‘굳이 검단에 청약통장을 쓰지 말고 기다리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공항철도 계양역까지 연결되는 인천 1호선 검단연장선 신설역이 들어올 예정이지만 단기적으로 청약 수요를 끌어오긴 역부족이란 분석이다. 완공(2024년 목표)까지 5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여서다.
분양을 앞둔 단지들도 비상이다. 검단에선 올해 최대 1만 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다음달 금성백조주택이 ‘검단신도시 예미지트리플에듀’ 1249가구를, 동양건설산업은 ‘검단 파라곤1차’ 887가구를 선보인다. 하반기에는 ‘검단신도시 대방노블랜드2차’(1417가구), ‘검단신도시 모아미래도’(711가구) 등이 분양에 나선다.
이들 단지의 흥행 성패는 얼마나 저렴하게 분양가를 책정하느냐에 달렸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최근 분양에 실패한 아파트들의 분양가도 높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검단 센트럴 푸르지오나 검단 대방노블랜드 1차 분양가는 3.3㎡당 1200만원대다. 인근 2년차 아파트인 ‘검단SK뷰’의 최근 실거래 가격이 3.3㎡당 1180만원 선인 점을 감안하면 주변 시세와 비슷하거나 조금 비싸게 분양한 셈이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검단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이 가격 책정을 두고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
아파트 청약 줄줄이 미달
1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인천의 미분양 아파트 물량은 지난 2월 1799가구로 1월(1357가구)보다 32.6% 늘었다. 검단신도시가 포함된 인천 서구 미분양물량(739가구)이 인천 전체 미분양 물량의 40% 이상을 차지했다. 서구의 미분양 아파트는 1월(295가구)에 비해 한 달 새 2.5배 증가했다. 지난주 D건설이 공급한 단지는 참담한 청약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1·2순위 청약에서 모든 주택형이 미달됐다. 1439가구 모집에 단 87명만 청약했다. 시공사가 빌트인 냉장고, 시스템 에어컨, 손빨래 하부장, 중문 등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알렸지만 역부족이었다. 앞서 1월 청약을 받은 H아파트 역시 미달 사태를 맞았다. 889가구 모집에 1014명이 신청했으나 일부 주택형이 청약 인원수를 채우지 못했다.
2월 청약 접수를 한 S단지의 전용면적 84㎡B형과 105㎡형은 1·2순위 청약에서 모두 미달됐다. 이 단지는 검단신도시 첫 대형 건설사 단지로 화제를 모았지만 청약은 부진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지하철 역세권을 제외한 단지가 예외 없이 고전하고 있다”며 “초기부터 성적표가 이처럼 나쁜데 앞으로 7만4000가구를 웃도는 공급물량을 시장이 소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검단신도시 분양시장이 악화된 것은 정부 규제와 수급 상황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다. 검단에서 분양이 막 시작될 즈음 인근에 자리한 인천 계양이 3기 신도시 후보지로 확정됐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입주물량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됐다. 정부 규제도 영향을 미쳤다. 원래 검단 분양 아파트의 전매 제한 기간은 1년이었는데, 작년 12월 주택 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으로 이 기간이 3년으로 늘어나면서 투자수요마저 크게 감소했다. 당하동의 K공인 관계자는 “전매제한 기간이 6개월로 짧은 인근 송도신도시에서도 대규모 분양 물량이 나오면서 검단 청약 유인이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도심으로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침체 원인으로 꼽힌다. 검단신도시에는 서울을 곧바로 오가는 지하철이 없다. 시내버스와 지하철을 여러 번 갈아타야 강남·여의도·광화문 등 서울 주요 업무지구로 갈 수 있다. 이동하는 데만 1시간 반~2시간은 걸린다. 원당동에 거주하는 회사원 김모씨(39)는 “출근할 때마다 도로가 자주 막혀 서울역에 있는 회사까지 2시간이 넘게 걸릴 때도 많다”며 “명색이 정부가 조성하는 신도시의 교통 인프라가 이렇게 열악하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분간 침체”…1만 가구 분양 어쩌나
전문가들은 검단 부동산시장 침체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입지면에서 우위를 보이는 3기 신도시인 인천 계양지구의 공급 물량이 2021년부터 나올 예정이어서 ‘굳이 검단에 청약통장을 쓰지 말고 기다리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공항철도 계양역까지 연결되는 인천 1호선 검단연장선 신설역이 들어올 예정이지만 단기적으로 청약 수요를 끌어오긴 역부족이란 분석이다. 완공(2024년 목표)까지 5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여서다.
분양을 앞둔 단지들도 비상이다. 검단에선 올해 최대 1만 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다음달 금성백조주택이 ‘검단신도시 예미지트리플에듀’ 1249가구를, 동양건설산업은 ‘검단 파라곤1차’ 887가구를 선보인다. 하반기에는 ‘검단신도시 대방노블랜드2차’(1417가구), ‘검단신도시 모아미래도’(711가구) 등이 분양에 나선다.
이들 단지의 흥행 성패는 얼마나 저렴하게 분양가를 책정하느냐에 달렸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최근 분양에 실패한 아파트들의 분양가도 높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검단 센트럴 푸르지오나 검단 대방노블랜드 1차 분양가는 3.3㎡당 1200만원대다. 인근 2년차 아파트인 ‘검단SK뷰’의 최근 실거래 가격이 3.3㎡당 1180만원 선인 점을 감안하면 주변 시세와 비슷하거나 조금 비싸게 분양한 셈이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검단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이 가격 책정을 두고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