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中과 감시용 AI 기술 공동연구 정황 포착…파란 예고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산하 대학들과 함께 인공지능(AI) 연구를 진행한 정황이 포착됐다. 해당 기술은 중국 서부 신장위구르자치구 감시에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미국 정부가 중국으로의 첨단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가운데 미국의 대표 정보기술(IT) 기업이 중국 측과 기술 교류를 진행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파란이 예고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현지시간) MS 중국 지사 산하 연구기관과 중국 국방기술대학교이 공동으로 연구한 내용을 담은 AI 분야 논문이 지난해 세 편 발표됐던 사실을 보도했다. 논문들에는 감시 카메라를 통해 개인의 얼굴을 식별하는 시스템을 연구한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논문을 처음 발견한 미국 뉴아메리카 싱크탱크의 샘 색스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해당 기술을 통해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감시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FT는 미국 정부가 최근 들어 중국으로의 첨단기술 유출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점이 더 큰 우려 요인이라고 전했다. 미국에서는 최근 들어 미·중 연구기관 간 협업에 대해 종전보다 강한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협업을 구실로 첨단기술을 국외로 빼돌리는 행위를 적발하기 위해 강도 높은 수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상황을 의식해 중국과의 협업을 포기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는 지난 4일 그간 중국 화웨이, ZTE와 진행 중이던 합작연구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MIT는 “정부의 제재 움직임 때문”이라는 설명을 내놨다.

MS는 “우리 측 연구진들은 기술 개발을 위해 전 세계 여러 석학들과 함께 협업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MS는 “이러한 연구를 통해 미국과 현지 국가의 법을 어기지 않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연구 결과물이 특정 개인이나 단체를 위해 쓰이는 일은 없다”고 덧붙였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