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화폐 시장에서 역 김치프리미엄이 사라졌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가상화폐 시장에서 역 김치프리미엄이 사라졌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가상화폐(암호화폐) 시장에서 '역(逆)김치 프리미엄'이 사라졌다. 침체됐던 국내 시장이 활기를 되찾는 과정이란 평가가 나온다.

비트코인은 11일 오전 11시 613만원대(업비트 기준)에 거래됐다. 바이낸스, 비트파이넥스 등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와 비교하면 국내 거래가가 1.8%가량 높다.

김치 프리미엄은 해외 대비 국내 암호화폐 거래 가격이 높게 책정되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투기 수요가 몰리며 암호화폐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던 2017년 당시 국내 거래 가격은 해외보다 30~40% 정도 높았다. '김치 프리미엄' 용어가 생긴 배경이다.

하지만 시장이 하락세로 접어든 이후로는 김치 프리미엄이 사라졌다. 오히려 국내 거래 가격이 해외보다 낮아지는 경우도 생겨 '역김치 프리미엄' 상황이 됐다.

지난해 11월 비트코인캐시 하드포크(체인 분리)가 촉발한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 이후 국내 시장은 약 3~5%대 역김치 프리미엄을 유지했다. 이달 2일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이 530만5000원에 거래될 당시 비트파이넥스 비트코인 가격은 4843달러(약 550만6500원)을 기록했다. 이더리움, 이오스, 리플 등 주요 암호화폐도 국내 거래가가 해외 대비 3.3~3.7% 정도 낮았다.

최근 암호화폐 가격 상승 국면으로 역김치 프리미엄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업비트 기준 지난 9일부터 비트코인(0.3%) 이더리움(0.2%) 이오스(0.2%) 리플(0.2%) 등 주요 암호화폐의 국내 거래 가격이 해외보다 높아졌다.

해외와의 가격차는 점차 벌어지는 추세다. 지난 10일 오후 9시 기준으로 비트코인(0.9%) 이더리움(0.9%) 이오스(1.3%) 리플(0.8%), 이날 오전 11시 기준으로도 비트코인(1.8%) 이더리움(2%) 이오스(1.8%) 리플(1.9%) 등 대부분 암호화폐 가격이 해외보다 다소 높게 형성됐다.

임현민 크로스앵글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시장은 비트코인보다 등락폭이 큰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암호화폐) 거래가 많다. 하락장에서의 손실도 컸지만 상승장에서도 큰 이익이 나기에 시장 신뢰도가 회복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시장이 활성화되고 역김치 프리미엄이 해소됐다. 2~3%대 프리미엄이 붙은 뒤 조정을 거쳐 현 수준이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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