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테크놀로지벤처스, 지난해 설립 후 1천900만달러 투자

LG그룹 구광모 회장이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를 직접 챙기고 나섰다.

구 회장은 최근 지주회사인 ㈜LG의 권영수 부회장, 안승권 LG사이언스파크 사장 등과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실리콘밸리에 있는 그룹 산하 기업벤처캐피탈(CVC)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찾아 운영 현황과 투자 포트폴리오를 점검했다고 그룹 측이 11일 밝혔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지난해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유플러스, LG CNS 등 5개 계열사가 총 4억2천500만달러(4천839억원)를 출자해 조성한 펀드를 운용하기 위해 설립된 회사다.

LG는 이 회사를 통해 지금까지 미국 스타트업에 약 1천900만달러(약 216억2천만원)를 투자했다.
LG 구광모, 美 스타트업 투자 본격화…실리콘밸리 출장
지난해 10월 모빌리티 공유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인 '라이드셀(Ridecell)'에 500만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최근에는 가상현실(VR) 플랫폼 서비스 스타트업인 '어메이즈브이알(AmazeVR)'에 200만달러를 투자했다.

어메이즈브이알은 카카오톡 출신들이 창업한 스타트업으로, 온라인 플랫폼에 300여개 VR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인터랙티브 VR 영화 콘텐츠를 제작·방송하고 있다.

이밖에도 차세대 리튬이온배터리와 광학필름 관련 기술을 보유한 '옵토닷'과 요리법 제공·식재료 배달 서비스 플랫폼 업체 '사이드쉐프', 모바일 분야 벤처투자사 '노틸러스 벤처 파트너스' 등에도 투자했다.

회사 관계자는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글로벌 스타트업의 기술 개발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한편 자율주행과 인공지능(AI), 가상현실·증강현실(AR), 바이오·소재, 차세대 디스플레이 분야의 유망 스타트업 발굴과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 회장의 이번 실리콘밸리 출장은 지난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연구개발(R&D) 분야 석·박사 과정 유학생 인재 유치를 위한 'LG 테크 콘퍼런스' 행사 참석에 이은 것으로, '미래먹거리' 발굴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이 나왔다.

실제로 그는 지난해 취임 후 첫 현장 행보로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기업 내외부의 아이디어를 유기적으로 결합해 가치를 창출하는 개방형 혁신을 위해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국내외 중소 스타트업 발굴을 강화해 달라"고 주문했었다.

LG전자가 최근 웨어러블 로봇 스타트업인 '엔젤 로보틱스'를 시작으로 '로보티즈', '아크릴', '보사노바 로보틱스' 등에 잇따라 투자하면서 AI와 로봇 분야를 육성하고 있는 것도 구 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