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 주민 복수비자 발급허용, 관광수요 급증에다 괴소문도 한몫
베트남서 한국 비자 신청 붐…"복수비자 발급 중단" 괴소문 탓?
최근 베트남에서 한국 비자 신청이 붐을 이루고 있다.

베트남 주재 한국대사관은 최근 하노이 영사부에만 하루 평균 2천∼3천명이 한국 비자를 받으려고 몰려오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한국대사관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훨씬 초과하는 것이어서 상당수는 신청도 못 하고 발길을 돌려야 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영사부가 있는 하노이 시내 참빛빌딩에는 번호표를 빨리 받으려는 민원인이 이른 새벽부터 길게 줄을 서고 있다.

우리나라가 지난해 12월 3일부터 하노이, 호찌민, 다낭 등 베트남 대도시 주민에게 5년간 최장 30일씩 자유롭게 한국을 방문할 수 있는 복수비자를 발급해주면서 비자신청이 급격히 늘었고, 관광수요도 급증했기 때문이다.

하노이만 하더라도 올해 1월 9천여 명이 비자를 신청했다.

관광비자 신청이 6천건으로 작년 1월보다 2천건이나 늘었고, 복수비자 신청도 3천건으로 집계됐다.

2월에도 관광비자 신청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천100건 많은 3천600건으로 집계됐다.

복수비자 신청은 4천700건이나 됐다.

아직 3월 공식통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비자신청 건수는 갈수록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또 "오는 4월 말이면 한국정부가 대도시 복수비자 발급을 중단한다"는 괴소문이 돌면서 서둘러 비자를 받으려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대도시 시민이 아니지만, 임시거주증을 가진 주민이 복수비자를 받아두려고 앞다퉈 신청하는 바람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한국행 단체관광객을 유치했던 여행사들이 제때 비자를 받지 못해 관광상품을 취소하는 일까지 벌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온라인 매체 VN익스프레스는 "새벽 2∼3시부터 많은 사람이 한국 비자를 받으려고 줄을 서고 있다"면서 "하노이 외곽과 인근 응에안, 하띤, 타인호아 등 인근 지역 출신 주민이 다수를 차지한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한국대사관은 조만간 현지 여행사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괴소문 차단에 나서기로 했다.

대사관 관계자는 "베트남에서 복수비자 발급 대상 지역을 점차 확대한다는 게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달 말부터 하노이와 호찌민에서 민간에 위탁한 비자신청접수센터를 운영해 영사업무 부담을 덜고 비자심사 기간을 단축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