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시한 10월31일로 연기…EU-영국 합의, 6개월 늦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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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과 영국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시한을 오는 10월 31일로 연기하기로 했다. 양측은 아무 합의 없이 결별하는 ‘노딜’ 브렉시트를 피하기 위해 애초 지난 3월 29일이던 브렉시트 시행일을 4월 12일로 늦춘 데 이어 이번에 다시 연기했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1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특별정상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어 “EU 27개국과 영국은 10월 31일까지 브렉시트를 탄력적으로 연기하는 내용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영국 의회가 10월 말 이전에 브렉시트 합의안을 통과시키면 곧바로 브렉시트가 이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가능한 한 빨리 브렉시트를 이끌어내겠다”며 “유럽의회 선거(5월 23~26일) 전에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에서 통과되면 영국이 6월 1일 EU를 떠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영국이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하면 6월 1일 노딜 브렉시트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메이 총리는 ‘영국 하원이 합의안을 부결시켜 브렉시트가 10월 말 이후로 다시 연기될 수 있냐’는 질문에 “10월 말이 브렉시트 데드라인”이라고 강조했다. 투스크 의장은 “남은 기간 (브렉시트 관련) 행동 방침은 전적으로 영국 손에 달렸다”며 “제발 시간을 허비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英에 '브렉시트 기회' 6개월 더 준 EU…"이번이 진짜 마지막"
유럽연합(EU)과 영국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연기 카드를 또다시 꺼내 들었다. 양측 모두 아무런 합의 없이 결별하는 ‘노딜 브렉시트’를 피하려는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3년 가까이 EU 탈퇴를 마무리하지 못한 영국이 6개월 내 브렉시트 해법을 마련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다음달 23~26일로 예정된 유럽의회 선거와 테리사 메이 총리의 사임 여부가 브렉시트 운명을 가를 변수가 될 전망이다.
6개월 시간 번 영국
영국을 제외한 EU 27개국 정상들은 1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특별정상회의를 열어 11일 새벽 합의안을 마련했다. 브렉시트 시행을 얼마나 연기할 것인지가 쟁점이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대부분 EU 회원국 정상은 영국이 브렉시트 해법을 찾을 수 있도록 올해 말이나 내년 3월 말로 브렉시트를 늦추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 그러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브렉시트 장기 연기에 반대해 절충점으로 10월 말로 합의했다. 조속한 EU 탈퇴를 원하는 메이 총리의 요구도 받아들여 10월 이전에 영국 의회가 EU 탈퇴 협정을 통과시키면 곧바로 브렉시트를 시행하는 탄력적 연기 방안도 넣었다.
BBC는 이번 결정에 대해 “가장 중요한 점은 12일 영국이 노딜 브렉시트를 맞이할 일이 없어졌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가디언은 “영국이 6개월의 시간을 번 데다 더 일찍 탈퇴할 수 있는 옵션도 갖게 됐다”며 “그야말로 ‘핼러윈 데드라인’”이라고 평가했다.
당초 영국과 EU는 지난 3월 29일 밤 11시(그리니치 표준시)에 브렉시트를 단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브렉시트 합의안이 영국 하원 승인투표에서 잇따라 부결되면서 브렉시트 시행일이 4월 12일로 연기됐다. 지난달 29일 영국 의회에서 합의안이 세 번째 부결되자 메이 총리는 지난 5일 브렉시트를 6월 30일까지 추가 연기해줄 것을 EU에 요청했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이번이 마지막 브렉시트 연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메이 총리 사퇴하나
브렉시트 연기로 노딜을 피했지만 불확실성은 사라지지 않았다. 3년 가까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영국 의회가 합의안을 통과시키고 EU 의회가 이를 비준하는 절차가 남아 있어서다.
영국이 유럽의회 선거 입후보자 등록 마감일인 오는 24일까지 유럽의회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면 노딜 브렉시트 우려가 다시 커질 가능성이 있다. 집권 보수당의 강경파(하드 브렉시트파)는 “유럽의회 선거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반대로 영국이 유럽의회에 참여하면 노동당을 중심으로 한 브렉시트 반대파의 목소리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들은 유럽의회 선거를 사실상 제2 브렉시트 국민투표로 몰고가려 하고 있다. 영국이 임기 5년인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하면 앞으로 최대 5년간 EU에 남는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메이 총리의 거취도 변수다. 다음달 2일 열리는 영국 지방선거에서 보수당이 패할 경우 메이 총리에 대한 사퇴 압력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영국이 5월 말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하면 메이 총리는 사임 압박을 더 세게 받을 것”이라며 “7월에 새 총리를 보게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런던=정인설 특파원/설지연 기자 surisuri@hankyung.com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1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특별정상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어 “EU 27개국과 영국은 10월 31일까지 브렉시트를 탄력적으로 연기하는 내용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영국 의회가 10월 말 이전에 브렉시트 합의안을 통과시키면 곧바로 브렉시트가 이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가능한 한 빨리 브렉시트를 이끌어내겠다”며 “유럽의회 선거(5월 23~26일) 전에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에서 통과되면 영국이 6월 1일 EU를 떠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영국이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하면 6월 1일 노딜 브렉시트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메이 총리는 ‘영국 하원이 합의안을 부결시켜 브렉시트가 10월 말 이후로 다시 연기될 수 있냐’는 질문에 “10월 말이 브렉시트 데드라인”이라고 강조했다. 투스크 의장은 “남은 기간 (브렉시트 관련) 행동 방침은 전적으로 영국 손에 달렸다”며 “제발 시간을 허비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英에 '브렉시트 기회' 6개월 더 준 EU…"이번이 진짜 마지막"
유럽연합(EU)과 영국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연기 카드를 또다시 꺼내 들었다. 양측 모두 아무런 합의 없이 결별하는 ‘노딜 브렉시트’를 피하려는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3년 가까이 EU 탈퇴를 마무리하지 못한 영국이 6개월 내 브렉시트 해법을 마련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다음달 23~26일로 예정된 유럽의회 선거와 테리사 메이 총리의 사임 여부가 브렉시트 운명을 가를 변수가 될 전망이다.
6개월 시간 번 영국
영국을 제외한 EU 27개국 정상들은 1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특별정상회의를 열어 11일 새벽 합의안을 마련했다. 브렉시트 시행을 얼마나 연기할 것인지가 쟁점이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대부분 EU 회원국 정상은 영국이 브렉시트 해법을 찾을 수 있도록 올해 말이나 내년 3월 말로 브렉시트를 늦추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 그러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브렉시트 장기 연기에 반대해 절충점으로 10월 말로 합의했다. 조속한 EU 탈퇴를 원하는 메이 총리의 요구도 받아들여 10월 이전에 영국 의회가 EU 탈퇴 협정을 통과시키면 곧바로 브렉시트를 시행하는 탄력적 연기 방안도 넣었다.
BBC는 이번 결정에 대해 “가장 중요한 점은 12일 영국이 노딜 브렉시트를 맞이할 일이 없어졌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가디언은 “영국이 6개월의 시간을 번 데다 더 일찍 탈퇴할 수 있는 옵션도 갖게 됐다”며 “그야말로 ‘핼러윈 데드라인’”이라고 평가했다.
당초 영국과 EU는 지난 3월 29일 밤 11시(그리니치 표준시)에 브렉시트를 단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브렉시트 합의안이 영국 하원 승인투표에서 잇따라 부결되면서 브렉시트 시행일이 4월 12일로 연기됐다. 지난달 29일 영국 의회에서 합의안이 세 번째 부결되자 메이 총리는 지난 5일 브렉시트를 6월 30일까지 추가 연기해줄 것을 EU에 요청했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이번이 마지막 브렉시트 연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메이 총리 사퇴하나
브렉시트 연기로 노딜을 피했지만 불확실성은 사라지지 않았다. 3년 가까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영국 의회가 합의안을 통과시키고 EU 의회가 이를 비준하는 절차가 남아 있어서다.
영국이 유럽의회 선거 입후보자 등록 마감일인 오는 24일까지 유럽의회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면 노딜 브렉시트 우려가 다시 커질 가능성이 있다. 집권 보수당의 강경파(하드 브렉시트파)는 “유럽의회 선거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반대로 영국이 유럽의회에 참여하면 노동당을 중심으로 한 브렉시트 반대파의 목소리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들은 유럽의회 선거를 사실상 제2 브렉시트 국민투표로 몰고가려 하고 있다. 영국이 임기 5년인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하면 앞으로 최대 5년간 EU에 남는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메이 총리의 거취도 변수다. 다음달 2일 열리는 영국 지방선거에서 보수당이 패할 경우 메이 총리에 대한 사퇴 압력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영국이 5월 말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하면 메이 총리는 사임 압박을 더 세게 받을 것”이라며 “7월에 새 총리를 보게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런던=정인설 특파원/설지연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