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명인열전'…올해는 어느 별이 '마스터스 드라마' 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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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스 100배 즐기는 관전 포인트
나흘 내내 60타대 全無
이번에도 '넘사벽?'
나흘 내내 60타대 全無
이번에도 '넘사벽?'
한 홀에서 10타를 잃는 ‘데큐플 보기’, 19년 만의 4대 메이저 우승 ‘커리어 그랜드 슬램’, 전무(全無)한 나흘 내내 60타대 기록….
남자골프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11일 밤(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에서 막을 올렸다. 내로라하는 세계 프로 골퍼들이 모두 모이는 만큼 누가 이기느냐에 따라 각종 기록이 쏟아져 나와 골프 팬들의 입에 오르내릴 전망이다. 87명의 쟁쟁한 프로 골퍼들이 명승부를 펼칠 이번 대회의 관전 포인트를 모았다. ‘골프 황제’ 우즈 vs ‘차기 황제’ 매킬로이
마스터스는 1934년 시작돼 올해가 83회째다. 그럼에도 지난 82번의 대회에서 4일 연속 60타대를 기록한 선수는 없었다. 마스터스 최다승 6승의 잭 니클라우스(미국), 4승을 올린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에게도 ‘넘사벽’이었다. 그만큼 이 기록을 꿰차는 선수가 우승 확률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새끼 호랑이’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이 기록을 작성하면 4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다. 보비 존스(1930년), 진 사라젠(1935년), 벤 호건(1953년), 게리 플레이어(1965년), 니클라우스(1966년), 우즈(2000년)에 이어 19년 만에 세계 골프사에 한 획을 긋는다. US오픈(2011년), 디오픈(2014년), PGA챔피언십(2012·2014년)까지 제패했지만 아직 마스터스와는 연이 닿지 않았다.
우즈가 ‘그린 재킷’을 입으면 마스터스 5승 및 메이저 15승을 이룬다. 이 대회 시타자로 나서는 니클라우스의 메이저 최다승(18승) 기록에도 한 발 더 가까이 갈 수 있다. 40대의 나이에 메이저 대회 첫 우승이라는 의미도 크다.
유일한 한국 선수 김시우(24)의 선전도 기대해 볼 만하다. 지난 8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발레로텍사스오픈에서 아쉽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놓쳤을 정도로 쾌조의 샷감을 보여준 그다. 그는 “몸 컨디션과 샷 감각이 다 좋아 기대된다”며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국 선수가 마스터스에서 올린 가장 좋은 성적은 최경주(49)가 2004년에 기록한 3위다.
‘데큐플 보기’ 희생자 또 나올까
‘아멘 코너’로 불리는 11번(파4), 12번(파3), 13번홀(파5)은 올해도 선수들이 피해가야 할 숙제다. 이 홀들은 공략이 너무 어려워 선수들 입에서 절로 ‘아멘’ 소리가 난다고 해서 이런 별칭이 붙었다. 전 남자골프 세계 랭킹 1위 조던 스피스(미국)는 2016년 12번홀의 희생양이 됐다. ‘쿼드러플 보기’인 7타를 쳐 우승 경쟁에서 탈락했다.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인 매킬로이는 2011년 최종 라운드에서 제물이 됐다. 4타 차 선두로 출발했지만 12번홀에서 더블 보기를 범해 우승에 제동이 걸렸다. PGA 투어 통산 16승 베테랑인 톰 와이스코프(미국)가 1980년 한 홀에서 무려 10타를 잃는 데큐플 보기를 범한 게 마스터스 역대 최악의 점수로 남아 있다. 아멘 코너에서 1931년 아메리칸 인디언의 무덤이 발견돼 상상을 뛰어넘는 황당한 플레이가 속출한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선수들이 “그린 상공에 방향을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바람이 분다”고 늘 두려움을 표시하는 곳도 이 12번홀이다. 올해 한 홀 최악의 점수가 얼마나 될지도 지켜볼 일이다.
‘깃대 퍼팅’으로 유리알 그린 정복할까.
깃대 퍼팅은 이번 대회의 색다른 변수가 될 전망이다. 올해 골프 규칙이 개정된 뒤 그린에서 홀에 깃대를 꽂은 채 퍼팅할 수 있는 첫 번째 마스터스여서다. 그린이 워낙 빨라 ‘유리알 그린’으로 불리는 오거스타GC에서라면 깃대 퍼팅이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즈는 긍정적인 반응이다. “오거스타GC처럼 그린이 빠르고 경사가 심한 곳에서 짧은 내리막 퍼트는 깃대를 꽂는 게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필드의 과학자’로 불리는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와 애덤 스콧(호주)은 남은 거리가 얼마든, 경사가 어떻든 깃대를 꽂은 채 퍼팅하고 있다. 김시우도 “이번 마스터스에서는 깃대 퍼팅을 많이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여자골프에서는 깃대 퍼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 8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ANA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한 고진영(24)이 대표적이다. 버디를 잡은 마지막 18번홀에서도 깃대를 꽂은 채 퍼팅했다. 대회당 퍼팅에서만 3~4타를 줄였다. 고진영은 이 대회를 제패하며 세계 랭킹 1위로 우뚝 섰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남자골프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11일 밤(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에서 막을 올렸다. 내로라하는 세계 프로 골퍼들이 모두 모이는 만큼 누가 이기느냐에 따라 각종 기록이 쏟아져 나와 골프 팬들의 입에 오르내릴 전망이다. 87명의 쟁쟁한 프로 골퍼들이 명승부를 펼칠 이번 대회의 관전 포인트를 모았다. ‘골프 황제’ 우즈 vs ‘차기 황제’ 매킬로이
마스터스는 1934년 시작돼 올해가 83회째다. 그럼에도 지난 82번의 대회에서 4일 연속 60타대를 기록한 선수는 없었다. 마스터스 최다승 6승의 잭 니클라우스(미국), 4승을 올린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에게도 ‘넘사벽’이었다. 그만큼 이 기록을 꿰차는 선수가 우승 확률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새끼 호랑이’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이 기록을 작성하면 4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다. 보비 존스(1930년), 진 사라젠(1935년), 벤 호건(1953년), 게리 플레이어(1965년), 니클라우스(1966년), 우즈(2000년)에 이어 19년 만에 세계 골프사에 한 획을 긋는다. US오픈(2011년), 디오픈(2014년), PGA챔피언십(2012·2014년)까지 제패했지만 아직 마스터스와는 연이 닿지 않았다.
우즈가 ‘그린 재킷’을 입으면 마스터스 5승 및 메이저 15승을 이룬다. 이 대회 시타자로 나서는 니클라우스의 메이저 최다승(18승) 기록에도 한 발 더 가까이 갈 수 있다. 40대의 나이에 메이저 대회 첫 우승이라는 의미도 크다.
유일한 한국 선수 김시우(24)의 선전도 기대해 볼 만하다. 지난 8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발레로텍사스오픈에서 아쉽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놓쳤을 정도로 쾌조의 샷감을 보여준 그다. 그는 “몸 컨디션과 샷 감각이 다 좋아 기대된다”며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국 선수가 마스터스에서 올린 가장 좋은 성적은 최경주(49)가 2004년에 기록한 3위다.
‘데큐플 보기’ 희생자 또 나올까
‘아멘 코너’로 불리는 11번(파4), 12번(파3), 13번홀(파5)은 올해도 선수들이 피해가야 할 숙제다. 이 홀들은 공략이 너무 어려워 선수들 입에서 절로 ‘아멘’ 소리가 난다고 해서 이런 별칭이 붙었다. 전 남자골프 세계 랭킹 1위 조던 스피스(미국)는 2016년 12번홀의 희생양이 됐다. ‘쿼드러플 보기’인 7타를 쳐 우승 경쟁에서 탈락했다.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인 매킬로이는 2011년 최종 라운드에서 제물이 됐다. 4타 차 선두로 출발했지만 12번홀에서 더블 보기를 범해 우승에 제동이 걸렸다. PGA 투어 통산 16승 베테랑인 톰 와이스코프(미국)가 1980년 한 홀에서 무려 10타를 잃는 데큐플 보기를 범한 게 마스터스 역대 최악의 점수로 남아 있다. 아멘 코너에서 1931년 아메리칸 인디언의 무덤이 발견돼 상상을 뛰어넘는 황당한 플레이가 속출한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선수들이 “그린 상공에 방향을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바람이 분다”고 늘 두려움을 표시하는 곳도 이 12번홀이다. 올해 한 홀 최악의 점수가 얼마나 될지도 지켜볼 일이다.
‘깃대 퍼팅’으로 유리알 그린 정복할까.
깃대 퍼팅은 이번 대회의 색다른 변수가 될 전망이다. 올해 골프 규칙이 개정된 뒤 그린에서 홀에 깃대를 꽂은 채 퍼팅할 수 있는 첫 번째 마스터스여서다. 그린이 워낙 빨라 ‘유리알 그린’으로 불리는 오거스타GC에서라면 깃대 퍼팅이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즈는 긍정적인 반응이다. “오거스타GC처럼 그린이 빠르고 경사가 심한 곳에서 짧은 내리막 퍼트는 깃대를 꽂는 게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필드의 과학자’로 불리는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와 애덤 스콧(호주)은 남은 거리가 얼마든, 경사가 어떻든 깃대를 꽂은 채 퍼팅하고 있다. 김시우도 “이번 마스터스에서는 깃대 퍼팅을 많이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여자골프에서는 깃대 퍼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 8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ANA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한 고진영(24)이 대표적이다. 버디를 잡은 마지막 18번홀에서도 깃대를 꽂은 채 퍼팅했다. 대회당 퍼팅에서만 3~4타를 줄였다. 고진영은 이 대회를 제패하며 세계 랭킹 1위로 우뚝 섰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