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보호무역기조와 파리기후협정 탈퇴 항의 차원…상징적 조처
프랑스가 유럽연합(EU)과 미국의 무역협상 개시에 반대하기로 했다.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은 11일(현지시간) EU와 미국의 무역협상 개시에 반대 의사를 EU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율의 관세로 유럽 전체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협상을 개시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은 무역법 301조를 토대로 EU로부터 수입하는 제품에 추가 관세를 물리기 위한 절차를 시작한다고 발표하면서 유럽을 상대로 무역 공세를 펴고 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8일 유럽의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에 대한 EU의 보조금 지급 관행을 지적하면서 EU에서 수입하는 100억 달러(12조5천억원) 규모의 EU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EU의 기간산업인 자동차에 대해서도 고율 관세부과를 검토 중이며, EU도 미국에 대한 보복 관세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맞서고 있다.

프랑스가 미국과의 무역협상에 반대하기로 한 것은 미국이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파리기후협정을 탈퇴한 것에 대한 항의 차원도 있다고 엘리제궁 당국자는 설명했다.

그동안 자동차 업계의 목소리가 강한 독일은 미국과 EU의 조속한 협상을 원했지만, 프랑스는 협상에서 농업부문의 제외를 요구하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프랑스가 이번에 반대의 뜻을 공식화했지만, 이는 상징적인 제스처에 가깝다.

프랑스를 제외한 나머지 다른 EU 회원국들이 모두 미국과의 무역협상 개시에 찬성했기 때문이다.

EU 집행위원회는 회원국 다수의 의견에 따라 공산품 관세 인하 등의 의제를 놓고 미국과 무역협상 테이블에 앉을 예정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작년 7월 말 워싱턴에서 양측간 무역협상에 착수하기로 합의한 바 있으나 별다른 진전은 없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