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ㅣ김혜준, '킹덤' 혹평과 '미성년' 호평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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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성년' 주리 역 배우 김혜준
신인 배우 김혜준에게 지난 100일은 롤러코스터였다. 올해 1월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에 중전 역할로 합류해 화제가 됐고, 연기력 논란으로 고배를 마셔야 했다. 하지만 첫 주연 영화 '미성년'를 통해 세밀한 감정선으로 극찬을 받았다.
영화 '미성년' 연출자이자 선배 배우인 김윤석이 "영화가 개봉하면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될 것"이라고 칭찬했던 배우가 바로 김혜준이다. '미성년'은 부모의 불륜을 알게 된 같은 학교 2학년 여고생 주리와 윤아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김혜준은 아빠 대원(김윤석 분)의 외도를 엄마 영주(염정아 분)보다 먼저 알아채고 혼란을 겪는 주리 역을 맡아 윤아 역의 박세진과 함께 극을 이끌어간다.
'미성년'이 개봉하던 날, 김혜준을 만났다. 영화 속 교복을 벗고 쾌활한 웃음과 함께 등장한 김혜준은 "첫 주연이라 긴장도 많이 되고,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면서도 "앞으로 신뢰감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 24살 김혜준이 17살 주리가 되기까지
김윤석 감독은 처음부터 '미성년'의 주인공인 여고생들을 신인으로 발탁하기로 마음먹고 오디션을 진행했다. 3차까지 이어진 오디션에서 "인지도 높은 배우들도 있었지만, 자신만의 연기를 보여줬다"면서 김혜준, 박세진을 발탁한 이유를 설명했다. 김혜준에게 "어떤 비책으로 김윤석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냐"고 물었더니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극 중 장면 몇 개를 연기했어요. 주리 대사도 읽고, 윤아 대사도 읽었죠. '잘했다'는 말보단 '이 부분은 이렇게 연기하면 좋겠다'는 조언을 더 많이 들은 것 같아요. 저뿐만 아니라 다른 참여자들에게도 모두 그렇게 기회를 주셨어요. 덕분에 긴장이 풀리고 편하게 했는데, 그 모습에서 주리를 봐주신 것 같아요."
김윤석은 이후 촬영이 시작하기 1달 전부터 김혜준, 박세진과 만나 대본 연습을 했고, 함께 식사도 하면서 고민도 공유했다. 사전에 충분히 친해진 덕분에 김혜준은 "촬영장에서 눈치보고 적응하는 시간이 짧아 편했다"면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촬영 중에도 김윤석의 배려 덕분에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김윤석 예찬론'을 이어갔다. 극 중 김윤석의 등판을 '찰싹'하고 때리는 장면에서도 "마음은 불편했지만, 전혀 아픈 티를 내지 않고 저를 배려해 주셨다"고 하는가 하면, "연기 그 자체보다 자존감을 높여주는 말들을 많이 해주셨다"면서 "저희 아버지 이름도 김윤석인데, 정말 아빠처럼 챙겨주셔서 행복했다"고 감사한 마음을 거듭 드러냈다. 여기에 김혜준은 자신의 17살을 추억하며 주리에 몰입했다.
"저의 17살은 시끄러운 아이였어요. 교칙을 어기거나 하진 않았지만, 친구들과 쉬는 시간에 항상 왁자지껄한 그런 아이요. 그리고 남몰래 배우의 꿈을 키우기도 했죠. 배우가 되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놀림당할까봐 고등학교 3학년에 올라가기 전까지 말하지도 못했어요. 공부만 하던 애가 갑자기 연극영화과에 진학한다고 하니 부모님도 처음엔 반대하셨는데, 조건으로 내건 성적도 올리고, 연기 학원을 다니면서 잠도 많은 애가 코피도 흘려가며 노력하는 걸 보고 허락해주셨죠."
◆ 3년 동안 쉼 없이 달려 잡은 기회, '미성년'
'킹덤'과 '미성년'으로 혜성같이 등장한 신예로 비춰지지만 김혜준은 만 20세였던 2015년 웹드라마 '대세는 백합'으로 데뷔해 tvN 'SNL코리아', SBS '낭만닥터 김사부', SBS '다시 만난 세계' 등의 작품에서 조단역으로 활약하며 꾸준히 탄탄하게 내실을 다져왔다.
"이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여전히 열심히 오디션을 보고 있어요.(웃음) 예전엔 열심히 오디션을 봐도 떨어지니까, '난 매력이 없는 아이인가' 스스로를 깎아내리고, 상처를 후벼 팠어요. 그러다가 한 60번쯤 떨어졌나, '생각을 바꿔보자'는 마음이 번뜩 들더라고요. 떨어지면 '내 역할이 아니었나보다' 마인드 콘트롤을 하려 노력했고요. 그렇게 마음을 편안하게 하려고 노력하면서 '킹덤'과 '미성년'을 만나게 된 것 같아요."
'미성년'과 '킹덤'에 연이어 발탁되면서 촬영도 동시기에 진행됐다. 하지만 먼저 공개된 '킹덤'에서 예기치 않게 연기력 논란이 불거지면서 또다시 상처를 받아야 했다. "아직 신인이라 이렇게 많은 반응을 한꺼번에 받은 건 처음이었어요. 익숙하지 못해 당황하고, 속상하기도 했죠. 그래도 그때 '킹덤' 모니터링도 많이 하고, 함께했던 많은 분께 조언도 받아서 금방 털어낼 수 있었어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순간이었다는 생각도 들고요." ◆ 다시 시작, 올해 목표는 "신뢰감 주는 배우"
'미성년' 홍보 스케줄을 마치면 김혜준은 바로 '킹덤' 시즌2 촬영에 합류한다. 또 지난해 촬영을 마친 영화 '변신'도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변신'에서는 배우 성동일과 장영남의 딸로 출연한다. 충무로의 블루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혜준은 바빠진 스케줄에도 "아직 신인"이라며 "더욱 많은 작품을 통해 인사드리고 싶다"는 욕심을 내비쳤다.
"제 스스로 생각하는 저의 장점은 평범함이에요. 눈에 띄는 외모도 아니고, 뭔가 특출난 게 있는 것도 아니고요. 주변에 꼭 하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잖아요. 이런 역할도 하고, 저런 역할도 할 수 있어요."
그러면서도 "시트콤과 공포영화를 좋아한다"면서 코미디와 호러 장르에 의지를 보이는가 하면, "신인이니 또래끼리 부대끼는 청춘물도 하고 싶다"면서 눈을 반짝였다.
하지만 원대한 포부를 쫓는데 시간을 허비하는 이상주의자는 아니었다. 김혜준은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를 하나씩 수행하며 신뢰감을 주는 배우가 되는 게 올해 목표라고 전했다.
"어떤 배우가 되겠다는 의식, 멀리 바라보는 목표가 아니라 저에게 주어진 것들에 최선을 다하려 해요. 제 것이 아닌 것에 욕심내고 안달 내고 그러는 게 아니라 조급해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가지려 노력하고 있어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
영화 '미성년' 연출자이자 선배 배우인 김윤석이 "영화가 개봉하면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될 것"이라고 칭찬했던 배우가 바로 김혜준이다. '미성년'은 부모의 불륜을 알게 된 같은 학교 2학년 여고생 주리와 윤아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김혜준은 아빠 대원(김윤석 분)의 외도를 엄마 영주(염정아 분)보다 먼저 알아채고 혼란을 겪는 주리 역을 맡아 윤아 역의 박세진과 함께 극을 이끌어간다.
'미성년'이 개봉하던 날, 김혜준을 만났다. 영화 속 교복을 벗고 쾌활한 웃음과 함께 등장한 김혜준은 "첫 주연이라 긴장도 많이 되고,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면서도 "앞으로 신뢰감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 24살 김혜준이 17살 주리가 되기까지
김윤석 감독은 처음부터 '미성년'의 주인공인 여고생들을 신인으로 발탁하기로 마음먹고 오디션을 진행했다. 3차까지 이어진 오디션에서 "인지도 높은 배우들도 있었지만, 자신만의 연기를 보여줬다"면서 김혜준, 박세진을 발탁한 이유를 설명했다. 김혜준에게 "어떤 비책으로 김윤석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냐"고 물었더니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극 중 장면 몇 개를 연기했어요. 주리 대사도 읽고, 윤아 대사도 읽었죠. '잘했다'는 말보단 '이 부분은 이렇게 연기하면 좋겠다'는 조언을 더 많이 들은 것 같아요. 저뿐만 아니라 다른 참여자들에게도 모두 그렇게 기회를 주셨어요. 덕분에 긴장이 풀리고 편하게 했는데, 그 모습에서 주리를 봐주신 것 같아요."
김윤석은 이후 촬영이 시작하기 1달 전부터 김혜준, 박세진과 만나 대본 연습을 했고, 함께 식사도 하면서 고민도 공유했다. 사전에 충분히 친해진 덕분에 김혜준은 "촬영장에서 눈치보고 적응하는 시간이 짧아 편했다"면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촬영 중에도 김윤석의 배려 덕분에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김윤석 예찬론'을 이어갔다. 극 중 김윤석의 등판을 '찰싹'하고 때리는 장면에서도 "마음은 불편했지만, 전혀 아픈 티를 내지 않고 저를 배려해 주셨다"고 하는가 하면, "연기 그 자체보다 자존감을 높여주는 말들을 많이 해주셨다"면서 "저희 아버지 이름도 김윤석인데, 정말 아빠처럼 챙겨주셔서 행복했다"고 감사한 마음을 거듭 드러냈다. 여기에 김혜준은 자신의 17살을 추억하며 주리에 몰입했다.
"저의 17살은 시끄러운 아이였어요. 교칙을 어기거나 하진 않았지만, 친구들과 쉬는 시간에 항상 왁자지껄한 그런 아이요. 그리고 남몰래 배우의 꿈을 키우기도 했죠. 배우가 되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놀림당할까봐 고등학교 3학년에 올라가기 전까지 말하지도 못했어요. 공부만 하던 애가 갑자기 연극영화과에 진학한다고 하니 부모님도 처음엔 반대하셨는데, 조건으로 내건 성적도 올리고, 연기 학원을 다니면서 잠도 많은 애가 코피도 흘려가며 노력하는 걸 보고 허락해주셨죠."
◆ 3년 동안 쉼 없이 달려 잡은 기회, '미성년'
'킹덤'과 '미성년'으로 혜성같이 등장한 신예로 비춰지지만 김혜준은 만 20세였던 2015년 웹드라마 '대세는 백합'으로 데뷔해 tvN 'SNL코리아', SBS '낭만닥터 김사부', SBS '다시 만난 세계' 등의 작품에서 조단역으로 활약하며 꾸준히 탄탄하게 내실을 다져왔다.
"이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여전히 열심히 오디션을 보고 있어요.(웃음) 예전엔 열심히 오디션을 봐도 떨어지니까, '난 매력이 없는 아이인가' 스스로를 깎아내리고, 상처를 후벼 팠어요. 그러다가 한 60번쯤 떨어졌나, '생각을 바꿔보자'는 마음이 번뜩 들더라고요. 떨어지면 '내 역할이 아니었나보다' 마인드 콘트롤을 하려 노력했고요. 그렇게 마음을 편안하게 하려고 노력하면서 '킹덤'과 '미성년'을 만나게 된 것 같아요."
'미성년'과 '킹덤'에 연이어 발탁되면서 촬영도 동시기에 진행됐다. 하지만 먼저 공개된 '킹덤'에서 예기치 않게 연기력 논란이 불거지면서 또다시 상처를 받아야 했다. "아직 신인이라 이렇게 많은 반응을 한꺼번에 받은 건 처음이었어요. 익숙하지 못해 당황하고, 속상하기도 했죠. 그래도 그때 '킹덤' 모니터링도 많이 하고, 함께했던 많은 분께 조언도 받아서 금방 털어낼 수 있었어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순간이었다는 생각도 들고요." ◆ 다시 시작, 올해 목표는 "신뢰감 주는 배우"
'미성년' 홍보 스케줄을 마치면 김혜준은 바로 '킹덤' 시즌2 촬영에 합류한다. 또 지난해 촬영을 마친 영화 '변신'도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변신'에서는 배우 성동일과 장영남의 딸로 출연한다. 충무로의 블루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혜준은 바빠진 스케줄에도 "아직 신인"이라며 "더욱 많은 작품을 통해 인사드리고 싶다"는 욕심을 내비쳤다.
"제 스스로 생각하는 저의 장점은 평범함이에요. 눈에 띄는 외모도 아니고, 뭔가 특출난 게 있는 것도 아니고요. 주변에 꼭 하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잖아요. 이런 역할도 하고, 저런 역할도 할 수 있어요."
그러면서도 "시트콤과 공포영화를 좋아한다"면서 코미디와 호러 장르에 의지를 보이는가 하면, "신인이니 또래끼리 부대끼는 청춘물도 하고 싶다"면서 눈을 반짝였다.
하지만 원대한 포부를 쫓는데 시간을 허비하는 이상주의자는 아니었다. 김혜준은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를 하나씩 수행하며 신뢰감을 주는 배우가 되는 게 올해 목표라고 전했다.
"어떤 배우가 되겠다는 의식, 멀리 바라보는 목표가 아니라 저에게 주어진 것들에 최선을 다하려 해요. 제 것이 아닌 것에 욕심내고 안달 내고 그러는 게 아니라 조급해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가지려 노력하고 있어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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