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 사이 음식물 놔두면 3분내 세균막 생겨…봄나들이 때도 간단한 양치도구 챙기세요"
산이나 공원 등으로 봄나들이를 나서는 사람이 많아지는 때다. 야외에서 도시락을 먹거나 관광지에서 식사한 뒤 양치질을 빼먹지 말아야 한다. 치아 사이에 낀 음식물을 오랜 시간 방치하면 염증이 생길 위험이 크다. 이쑤시개나 손톱 등으로 치아를 잘못 건드리면 건강만 해칠 수 있다.

고광욱 파주유디치과의원 대표원장(사진)은 “야외에서 잇몸이나 치아에 자극을 주지 않으면서 낀 음식물을 뺄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은 물이나 구강청정제로 헹구거나 휴대용 치실을 이용하는 것”이라며 “나들이 때 양치도구를 휴대하고 다니면서 식사를 하거나 간식을 먹은 뒤 화장실에 가서 양치질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치아 사이에 낀 음식물을 바로 빼내지 않으면 3분 안에 세균막인 치태가 치아, 잇몸, 혀 등에 달라붙는다. 충치가 생기기 쉽다. 나들이 음식으로 자주 먹는 샌드위치, 김밥, 치킨 등에 많이 든 단백질 성분의 음식찌꺼기는 섬유질보다 세균과 잘 결합한다. 잇몸염증이나 냄새가 심해진다. 양치질을 못 할 때 혀나 이쑤시개 등으로 음식물을 빼내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혀와 구강 압력을 이용해 치아 사이를 빨아들이면 잇몸이 붓고 상하기 쉽다. 중장년층은 야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나뭇가지로 치아 사이에 낀 음식물을 빼내기도 한다. 굵고 날카로운 나뭇가지를 이용하면 치아 사이가 벌어지고 잇몸에 상처가 생길 위험이 크다.

치아 사이가 벌어져 있거나 충치로 치아 일부분이 떨어져 나가면 치아 사이에 음식물이 잘 낀다. 치아가 마모됐을 때도 마찬가지다. 나이가 들수록 잇몸질환이 생길 위험은 높아진다. 치아 사이 틈새도 점점 넓어진다. 음식물이 끼어 있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 방치하다 붓고 통증이 생긴 뒤에야 치과를 찾는 사람이 많다. 이미 잇몸질환이 진행된 뒤다.

고 원장은 “평소 치아 사이에 음식물이 잘 끼는 사람은 잇몸이 망가지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치아 사이가 벌어졌다면 느슨한 공간을 금, 레진 등으로 메워주는 것이 좋다. 충치가 있다면 충치를 제거한 뒤 인레이나 크라운 등 보철물을 씌워 음식물 찌꺼기가 들어갈 틈을 없애야 한다.

아침, 저녁은 물론 점심을 먹은 뒤에도 꼭 양치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사무실이나 집 등 실내에 있을 때뿐 아니라 나들이를 나가거나 외출할 때도 늘 칫솔과 치약을 가지고 다녀야 한다. 어릴 때 양치 습관을 제대로 들여야 성인이 된 뒤에도 계속 양치질을 하며 치아를 관리할 수 있다.

식사한 뒤 앞니에 낀 음식물은 눈에 잘 보이기 때문에 당장 제거하기 쉽다. 하지만 어금니나 입 안쪽에 남아 있는 음식 찌꺼기는 눈에 잘 보이지 않아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양치한 뒤 눈에 보이지 않는 치아 사이까지 치실을 이용해 남은 찌꺼기를 모두 없애줘야 한다. 충치나 잇몸질환 위험을 줄이는 습관이다. 치실이 잘 들어가지 않는다고 무리해 넣으려고 하면 잇몸이 다칠 수 있다. 치실을 앞뒤로 움직이면서 서서히 치아 사이에 넣어야 한다.

고 원장은 “치실을 쓸 때 음식물이 나오면서 잇몸에서 피가 나 겁을 내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잇몸염증이 그만큼 심하다는 증거”라며 “이들은 치실을 사용해 관리를 더 잘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가까운 치과를 찾아 잇몸 치료를 받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