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볕 강한 자외선에 '눈 화상' 위험…각막염·망막염 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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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기자의 생생헬스
봄철 눈 건강 지키기
봄철 눈 건강 지키기
봄볕에 나갈 때 피부가 자외선에 노출되는 것을 줄이려고 많은 사람이 선크림을 챙긴다. 하지만 외출할 때 선글라스를 쓰는 사람은 적다. 선글라스는 멋을 위해 쓴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피부뿐 아니라 눈도 자외선 영향을 많이 받는다. 자외선에 무방비로 오랫동안 노출되면 각막염 망막염 등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 자외선 노출이 축적돼 백내장이 생기기도 한다. 봄볕뿐만이 아니다. 여기저기 날리는 꽃가루 때문에 알레르기 결막염을 호소하는 사람도 늘어난다. 봄철 눈 건강을 지키는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자외선 노출되면 각막·망막 상해
햇볕이 강한 날 오랜 시간 선글라스를 끼지 않고 야외활동을 하면 각막이 상한다. 각막은 검은 눈동자를 덮은 가장 바깥 표면의 막이다. 혈관 없이 투명한 부분인데 눈을 외부로부터 보호한다. 이곳에서 빛이 굴절돼 사물을 볼 수 있게 해준다. 자외선에 두세 시간만 노출돼도 상피세포가 망가져 각막에 통증과 염증이 생기기 쉽다. 심하면 시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용접할 때 보호장구 없이 오랜 시간 뜨거운 곳을 응시하면 각막염이 생긴다.
이 때문에 직업적인 이유로 각막염이 생기는 환자도 많다. 해를 직접 눈으로 보면 망막도 상한다. 망막은 눈 안쪽을 덮은 투명한 신경조직이다. 망막에 있는 시세포가 빛을 감지해 이 정보를 뇌로 전달해야 사물을 볼 수 있다. 강한 자외선에 노출되면 망막에 염증이 생겨 시력이 떨어진다. 태양광선 때문에 화상을 입는 것이다.
이주용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는 “자외선에 계속 노출되면 백내장이 발생할 수 있다”며 “자외선으로 수정체 핵에 색소가 쌓이는데 노화된 수정체에서는 색소가 녹아 없어지지 않아 노란 혼탁이 증가한다”고 했다. 그는 “자외선에 노출되면 트립토판이라는 물질이 수정체 단백질을 변화시켜 수정체 상피와 전부피질, 핵 부위에 혼탁이 생긴다”고 했다.
눈의 흰자위에서 검은 눈동자 쪽으로 혈관조직이 자라나는 익상편도 자외선 영향을 받아 생긴다. 백태가 낀다고 표현하는 질환이다. 노인들에게 많은데 일조시간이 긴 지중해 연안국가에 환자가 많다.
알레르기 때문에 결막염 생기기도
봄이 되면 눈이 가렵고 자주 충혈되는 결막염 환자도 늘어난다. 결막은 안구의 흰 부분을 덮은 점막이다. 눈은 장기 중 점막이 밖으로 노출되는 유일한 기관이다. 미세먼지 같은 오염물질이 주는 자극에 민감하다. 알레르기 결막염은 바이러스성 결막염과 달리 전염성이 없다. 계절성 알레르기 결막염은 평소 알레르기를 앓던 사람에게 많이 생긴다. 화장품, 곰팡이, 음식물, 화학섬유, 약품 등이 원인이다.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동물 털 등에 알레르기를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맑은 콧물이 나는 비염 증상과 함께 눈이 가렵고 이물감이 심해진다. 눈부심, 결막충혈 등의 증상도 생긴다.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환자가 자주 호소하는 아토피 각·결막염은 성인 남자에게 많다. 대개 천식 습진 등을 앓고 있는 환자가 아토피 각·결막염을 함께 호소한다. 각막이 지나치게 얇아지며 튀어나와 난시가 생기는 원추각막으로 이어지기 쉽다. 아토피 각·결막염이 있으면 백내장, 망막박리도 잘 생긴다. 다른 결막염보다 증상이 심하고 1년 내내 증상이 계속된다.
콘택트렌즈 약품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여 결막염이 생기기도 한다. 위 눈꺼풀 결막에 오돌토돌한 돌기(유두)가 생기는데 이를 거대유두결막염이라고 부른다. 소프트렌즈를 끼는 사람 중 환자가 많다. 하드렌즈를 끼는 사람도 1% 정도가 이 질환에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글라스, 멋 아닌 건강 위해 착용해야
눈이 자외선에 노출되는 것을 줄이기 위해서는 선글라스를 제대로 써야 한다. 자외선과 파장이 짧은 가시광선은 수정체와 망막에 치명적이다. 따라서 선글라스를 구입할 때는 멋보다는 자외선 차단 기능을 살펴야 한다.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가시광선 투과율이 20~40%인 선글라스를 쓰는 것이 좋다. 자외선은 최소 70~80% 정도 차단돼야 한다. 선글라스가 너무 짙으면 시야가 좁아져 운전할 때 사고날 위험이 높다. 운전하는 사람은 안전을 고려해 빨간색과 초록색은 구분할 수 있는 선글라스를 써야 한다. 안경테는 비스듬히 들어오는 빛도 차단할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선글라스를 껴도 자외선 유입을 모두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 자외선이 광대뼈에 반사돼 안구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안경 옆이나 위의 빈 공간으로도 자외선에 노출된다. 외출할 때는 선글라스와 함께 챙이 있는 모자를 쓰는 것이 좋다. 자동차를 선팅할 때는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가능한 한 자외선 차단이 많이 되는 필름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자외선뿐만이 아니다. 눈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출한 뒤 돌아오면 비누로 손을 씻고 깨끗한 수건으로 물기를 제거해야 한다. 평소 세안할 때 눈꺼풀 가장자리를 깨끗하게 닦아주는 것도 중요하다. 신현진 건국대병원 안과 교수는 “평소에 집안을 깨끗이 하고 꽃가루가 날리거나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되도록 외출을 삼가야 한다”고 했다.
이물감 있으면 인공눈물 넣어야
결막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눈이 이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줄여야 한다. 눈에 이물감이 느껴질 때는 인공눈물을 수시로 넣는 것이 좋다. 인공눈물은 눈이 건조해지는 것을 막고 눈 안에 있는 먼지나 이물질을 없애준다. 식염수는 쓰지 말아야 한다. 눈에 식염수를 넣으면 항균 작용을 하는 눈물이 씻겨 내려가 오히려 세균에 노출될 위험이 커진다. 신 교수는 “충혈제거제를 장기간 사용하는 것도 삼가야 한다”고 했다. 시중에 판매되는 충혈제거제에는 혈관수축제 성분이 들어 있다. 이 때문에 장기간 쓰면 눈이 더 충혈될 위험이 있다. 일부 약제에는 스테로이드가 포함돼 있다. 눈에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투여하면 백내장, 녹내장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 정해진 기간에만 사용해야 한다.
눈이 가렵다고 손으로 눈을 비비는 행동도 피해야 한다. 알레르기 결막염이 있으면 가려움증이 생긴다. 눈을 비비면 일시적으로 가려움증이 해소되지만 증상이 악화돼 결막이나 눈꺼풀이 붓는다. 신 교수는 “가려움증이 심할 때는 항히스타민제 안약을 안과에서 처방받아 사용하거나 눈에 냉찜질하는 것이 도움된다”고 했다.
bluesky@hankyung.com
도움말=이주용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 신현진 건국대병원 안과 교수
자외선 노출되면 각막·망막 상해
햇볕이 강한 날 오랜 시간 선글라스를 끼지 않고 야외활동을 하면 각막이 상한다. 각막은 검은 눈동자를 덮은 가장 바깥 표면의 막이다. 혈관 없이 투명한 부분인데 눈을 외부로부터 보호한다. 이곳에서 빛이 굴절돼 사물을 볼 수 있게 해준다. 자외선에 두세 시간만 노출돼도 상피세포가 망가져 각막에 통증과 염증이 생기기 쉽다. 심하면 시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용접할 때 보호장구 없이 오랜 시간 뜨거운 곳을 응시하면 각막염이 생긴다.
이 때문에 직업적인 이유로 각막염이 생기는 환자도 많다. 해를 직접 눈으로 보면 망막도 상한다. 망막은 눈 안쪽을 덮은 투명한 신경조직이다. 망막에 있는 시세포가 빛을 감지해 이 정보를 뇌로 전달해야 사물을 볼 수 있다. 강한 자외선에 노출되면 망막에 염증이 생겨 시력이 떨어진다. 태양광선 때문에 화상을 입는 것이다.
이주용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는 “자외선에 계속 노출되면 백내장이 발생할 수 있다”며 “자외선으로 수정체 핵에 색소가 쌓이는데 노화된 수정체에서는 색소가 녹아 없어지지 않아 노란 혼탁이 증가한다”고 했다. 그는 “자외선에 노출되면 트립토판이라는 물질이 수정체 단백질을 변화시켜 수정체 상피와 전부피질, 핵 부위에 혼탁이 생긴다”고 했다.
눈의 흰자위에서 검은 눈동자 쪽으로 혈관조직이 자라나는 익상편도 자외선 영향을 받아 생긴다. 백태가 낀다고 표현하는 질환이다. 노인들에게 많은데 일조시간이 긴 지중해 연안국가에 환자가 많다.
알레르기 때문에 결막염 생기기도
봄이 되면 눈이 가렵고 자주 충혈되는 결막염 환자도 늘어난다. 결막은 안구의 흰 부분을 덮은 점막이다. 눈은 장기 중 점막이 밖으로 노출되는 유일한 기관이다. 미세먼지 같은 오염물질이 주는 자극에 민감하다. 알레르기 결막염은 바이러스성 결막염과 달리 전염성이 없다. 계절성 알레르기 결막염은 평소 알레르기를 앓던 사람에게 많이 생긴다. 화장품, 곰팡이, 음식물, 화학섬유, 약품 등이 원인이다.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동물 털 등에 알레르기를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맑은 콧물이 나는 비염 증상과 함께 눈이 가렵고 이물감이 심해진다. 눈부심, 결막충혈 등의 증상도 생긴다.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환자가 자주 호소하는 아토피 각·결막염은 성인 남자에게 많다. 대개 천식 습진 등을 앓고 있는 환자가 아토피 각·결막염을 함께 호소한다. 각막이 지나치게 얇아지며 튀어나와 난시가 생기는 원추각막으로 이어지기 쉽다. 아토피 각·결막염이 있으면 백내장, 망막박리도 잘 생긴다. 다른 결막염보다 증상이 심하고 1년 내내 증상이 계속된다.
콘택트렌즈 약품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여 결막염이 생기기도 한다. 위 눈꺼풀 결막에 오돌토돌한 돌기(유두)가 생기는데 이를 거대유두결막염이라고 부른다. 소프트렌즈를 끼는 사람 중 환자가 많다. 하드렌즈를 끼는 사람도 1% 정도가 이 질환에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글라스, 멋 아닌 건강 위해 착용해야
눈이 자외선에 노출되는 것을 줄이기 위해서는 선글라스를 제대로 써야 한다. 자외선과 파장이 짧은 가시광선은 수정체와 망막에 치명적이다. 따라서 선글라스를 구입할 때는 멋보다는 자외선 차단 기능을 살펴야 한다.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가시광선 투과율이 20~40%인 선글라스를 쓰는 것이 좋다. 자외선은 최소 70~80% 정도 차단돼야 한다. 선글라스가 너무 짙으면 시야가 좁아져 운전할 때 사고날 위험이 높다. 운전하는 사람은 안전을 고려해 빨간색과 초록색은 구분할 수 있는 선글라스를 써야 한다. 안경테는 비스듬히 들어오는 빛도 차단할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선글라스를 껴도 자외선 유입을 모두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 자외선이 광대뼈에 반사돼 안구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안경 옆이나 위의 빈 공간으로도 자외선에 노출된다. 외출할 때는 선글라스와 함께 챙이 있는 모자를 쓰는 것이 좋다. 자동차를 선팅할 때는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가능한 한 자외선 차단이 많이 되는 필름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자외선뿐만이 아니다. 눈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출한 뒤 돌아오면 비누로 손을 씻고 깨끗한 수건으로 물기를 제거해야 한다. 평소 세안할 때 눈꺼풀 가장자리를 깨끗하게 닦아주는 것도 중요하다. 신현진 건국대병원 안과 교수는 “평소에 집안을 깨끗이 하고 꽃가루가 날리거나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되도록 외출을 삼가야 한다”고 했다.
이물감 있으면 인공눈물 넣어야
결막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눈이 이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줄여야 한다. 눈에 이물감이 느껴질 때는 인공눈물을 수시로 넣는 것이 좋다. 인공눈물은 눈이 건조해지는 것을 막고 눈 안에 있는 먼지나 이물질을 없애준다. 식염수는 쓰지 말아야 한다. 눈에 식염수를 넣으면 항균 작용을 하는 눈물이 씻겨 내려가 오히려 세균에 노출될 위험이 커진다. 신 교수는 “충혈제거제를 장기간 사용하는 것도 삼가야 한다”고 했다. 시중에 판매되는 충혈제거제에는 혈관수축제 성분이 들어 있다. 이 때문에 장기간 쓰면 눈이 더 충혈될 위험이 있다. 일부 약제에는 스테로이드가 포함돼 있다. 눈에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투여하면 백내장, 녹내장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 정해진 기간에만 사용해야 한다.
눈이 가렵다고 손으로 눈을 비비는 행동도 피해야 한다. 알레르기 결막염이 있으면 가려움증이 생긴다. 눈을 비비면 일시적으로 가려움증이 해소되지만 증상이 악화돼 결막이나 눈꺼풀이 붓는다. 신 교수는 “가려움증이 심할 때는 항히스타민제 안약을 안과에서 처방받아 사용하거나 눈에 냉찜질하는 것이 도움된다”고 했다.
bluesky@hankyung.com
도움말=이주용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 신현진 건국대병원 안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