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계 독일인인 그라스는 1927년 폴란드 항구도시 단치히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식료품가게 주인, 어머니는 빈농 출신이었다. 그는 1954년 서정시 대회에 입상하면서 문학 활동을 시작했다. 같은 해 전후 청년 문학의 대표적 집단인 ‘47그룹’에 가입했다.
그라스는 1959년 장편소설 《양철북》을 발표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 소설은 1920년대에서 1950년대까지 독일의 일그러진 역사를 주인공인 난쟁이 오스카의 시점으로 그린 작품이다. 그는 이 작품으로 게오르크 뷔히너 상, 폰타네 상 등 수많은 문학상을 수상했다. 《양철북》은 1979년 영화로 만들어져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기도 했다. 이외에도 《국부마취》, 《넙치》, 《텔크테에서의 만남》 등 많은 작품을 써냈다.
그라스는 1960년 독일사회민주당에 가입하고 적극적으로 사회 활동에 나서 ‘독일의 지성’으로 불렸다. 그러나 나치 친위대에 복무한 전력 때문에 비판을 받기도 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