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개성공단·금강산 재개 적기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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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정상회담서 못 박아
문재인 "곧 남북 정상회담 추진"
문재인 "곧 남북 정상회담 추진"
문재인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조만간 남북한 정상회담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이 파악하는 북한의 입장을 조속히 알려달라”고 요청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정상회담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의 문이 항상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북한 비핵화 해법과 관련, “현시점에선 빅딜에 관해 얘기하고 있다”며 “대북 제재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개와 관련해서도 “적절한 시기가 되면 지원할 것”이라면서도 “지금은 적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에 대해 미·북 대화 재개를 위한 발판은 마련했지만 북한 비핵화를 이끌 협상 카드로 제시했던 ‘부분적인 대북 제재 완화’에 대해선 성과를 도출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다시 '美·北대화 촉진자'로 나선 文…트럼프 "北 입장 알려달라"
베트남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 44일 만에 이뤄진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최대 성과는 문재인 대통령의 촉진자 역할에 다시 한번 힘이 실렸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이 “조만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날 것”이라고 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입장을 조속히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북핵의 완전한 제거를 위해 어떤 전술을 택할 것인지는 여전히 모호한 영역으로 남았다. 양측의 이견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미 정상 “허심탄회한 의견 교환”
‘1박3일’간 이뤄진 이번 한·미 정상 간 만남은 애초부터 북핵 문제에 초점을 맞춘 실무 정상회담으로 설계됐다. 두 정상이 최우선 순위로 정한 의제는 ‘아군’끼리의 상황 정리다. ‘2·28 하노이 결렬’ 이후 적전(敵前) 분열로까지 비쳤던 서로의 의중을 파악하는 게 목표였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이번 회담을 평가하면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하노이 회담 이후 제기된 여러 가지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대화 재개의 모멘텀을 살리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고 말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두 정상은 ‘허심탄회한 의견 교환’을 통해 몇 가지 원칙을 확인했다. 대화와 외교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 군사 긴장 완화와 남북한 관계 개선이 비핵화 대화의 동력을 유지하는 데 기여하며, 북한을 대화로 견인하려면 한·미 간 공조가 긴밀해야 한다는 점 등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대북정책을 결정하는 고위 인사들을 만나 이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대통령의 구상을 전달한 것도 큰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합의를 토대로 나온 게 ‘문(文)의 촉진자 역할’이다. 남북 관계 진전으로 미·북 핵협상의 물꼬를 트는 기존 방식에 백악관이 재신임을 보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문(文)의 제안’ 통했는지 미지수
표면에 드러나진 않았지만 청와대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또 하나의 성과를 거두길 원했다. 북핵 제거라는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접근을 택할지 합의를 이루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이를 ‘굿 이너프 딜(충분히 좋은 협상)’이라고 표현해왔다. ‘빅딜’을 고수하는 미국과 이에 맞서 배수진을 친 북한을 두루 만족시킬 현실적인 합의 모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목표를 달성했는지에 관한 평가는 반반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공개하지는 못하지만)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 여러 가지 구체적인 방안을 두고 아주 허심탄회한 논의가 있었다”며 전술적인 조합을 어느 정도 맞춰가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10일 “대북제재에 약간의 여지를 두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반면 백악관이 청와대 제안에 귀를 기울이는 척만 했을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스몰딜도 할 수 있고, 단계적인 접근도 할 수 있지만 지금은 빅딜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한 게 주요 근거다. 남북 경협 재개 등을 북핵 협상의 모멘텀으로 활용하자는 문 대통령의 제안에 ‘서두르지 말라’는 우회 경고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향후 관건은 문 대통령이 공언한 4차 남북 정상회담이 실제 성사될 수 있느냐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북한과 접촉할 것”이라고 했다. 사전 협의를 위한 대북 특사로 이낙연 국무총리까지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4·27 판문점선언’ 1주년인 오는 27일 판문각 등에서 깜짝 회담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낙관적인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김정은이 문 대통령을 만나려 하지 않을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은 제재에 동참하는 한국도 적대세력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가져갈 ‘트럼프의 메시지’가 무엇이냐에 성패가 달려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워싱턴=박재원/박동휘 기자 wonderful@hankyung.com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정상회담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의 문이 항상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북한 비핵화 해법과 관련, “현시점에선 빅딜에 관해 얘기하고 있다”며 “대북 제재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개와 관련해서도 “적절한 시기가 되면 지원할 것”이라면서도 “지금은 적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에 대해 미·북 대화 재개를 위한 발판은 마련했지만 북한 비핵화를 이끌 협상 카드로 제시했던 ‘부분적인 대북 제재 완화’에 대해선 성과를 도출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다시 '美·北대화 촉진자'로 나선 文…트럼프 "北 입장 알려달라"
베트남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 44일 만에 이뤄진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최대 성과는 문재인 대통령의 촉진자 역할에 다시 한번 힘이 실렸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이 “조만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날 것”이라고 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입장을 조속히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북핵의 완전한 제거를 위해 어떤 전술을 택할 것인지는 여전히 모호한 영역으로 남았다. 양측의 이견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미 정상 “허심탄회한 의견 교환”
‘1박3일’간 이뤄진 이번 한·미 정상 간 만남은 애초부터 북핵 문제에 초점을 맞춘 실무 정상회담으로 설계됐다. 두 정상이 최우선 순위로 정한 의제는 ‘아군’끼리의 상황 정리다. ‘2·28 하노이 결렬’ 이후 적전(敵前) 분열로까지 비쳤던 서로의 의중을 파악하는 게 목표였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이번 회담을 평가하면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하노이 회담 이후 제기된 여러 가지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대화 재개의 모멘텀을 살리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고 말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두 정상은 ‘허심탄회한 의견 교환’을 통해 몇 가지 원칙을 확인했다. 대화와 외교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 군사 긴장 완화와 남북한 관계 개선이 비핵화 대화의 동력을 유지하는 데 기여하며, 북한을 대화로 견인하려면 한·미 간 공조가 긴밀해야 한다는 점 등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대북정책을 결정하는 고위 인사들을 만나 이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대통령의 구상을 전달한 것도 큰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합의를 토대로 나온 게 ‘문(文)의 촉진자 역할’이다. 남북 관계 진전으로 미·북 핵협상의 물꼬를 트는 기존 방식에 백악관이 재신임을 보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문(文)의 제안’ 통했는지 미지수
표면에 드러나진 않았지만 청와대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또 하나의 성과를 거두길 원했다. 북핵 제거라는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접근을 택할지 합의를 이루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이를 ‘굿 이너프 딜(충분히 좋은 협상)’이라고 표현해왔다. ‘빅딜’을 고수하는 미국과 이에 맞서 배수진을 친 북한을 두루 만족시킬 현실적인 합의 모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목표를 달성했는지에 관한 평가는 반반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공개하지는 못하지만)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 여러 가지 구체적인 방안을 두고 아주 허심탄회한 논의가 있었다”며 전술적인 조합을 어느 정도 맞춰가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10일 “대북제재에 약간의 여지를 두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반면 백악관이 청와대 제안에 귀를 기울이는 척만 했을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스몰딜도 할 수 있고, 단계적인 접근도 할 수 있지만 지금은 빅딜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한 게 주요 근거다. 남북 경협 재개 등을 북핵 협상의 모멘텀으로 활용하자는 문 대통령의 제안에 ‘서두르지 말라’는 우회 경고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향후 관건은 문 대통령이 공언한 4차 남북 정상회담이 실제 성사될 수 있느냐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북한과 접촉할 것”이라고 했다. 사전 협의를 위한 대북 특사로 이낙연 국무총리까지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4·27 판문점선언’ 1주년인 오는 27일 판문각 등에서 깜짝 회담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낙관적인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김정은이 문 대통령을 만나려 하지 않을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은 제재에 동참하는 한국도 적대세력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가져갈 ‘트럼프의 메시지’가 무엇이냐에 성패가 달려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워싱턴=박재원/박동휘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