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필립모리스가 궐련형 전자담배인 '아이코스' 영향에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다시 썼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크게 감소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필립모리스가 궐련형 전자담배인 '아이코스' 영향에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다시 썼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크게 감소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담배 판매량이 계속해서 줄어드는 가운데 한국필립모리스가 궐련형 전자담배인 '아이코스' 활약에 힘입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다만 아이코스 신제품 출시에 따른 판매관리비가 늘면서 영업이익은 크게 줄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필립모리스는 지난해 870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8382억원)보다 3.8% 증가한 규모로 필립모리스가 1989년 한국에 법인을 설립한 이후 사상 최대 매출이다.

담뱃값 인상과 건강에 대한 인식 향상 등으로 국내 담배 시장이 저성장기에 돌입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호실적이라는 평가다. 실제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담배 판매량은 34억7000만갑으로 전년보다 1.5% 줄었다.

일반 담배 판매량은 2014년 담뱃값 인상전인 43억6000만갑에서 2015년 33억3000만갑으로 대폭 감소한 뒤 2016년 36억6000만갑을 거쳐 2017년 35억2000만갑, 2018년 34억7000만갑 등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이 같은 흐름에도 한국필립모리스의 외형 성장은 궐련형 전자담배인 아이코스 때문으로 풀이된다. 2017년 국내에 출시된 아이코스는 일반 궐련 담배에 비해 냄새가 덜하고 유해물질이 적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용자를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실제 지난해 담배 판매량을 형태별로 살펴보면 히츠(한국필립모리스), 네오스틱(BAT코리아), 핏(KT&G) 등 궐련형 전자담배가 2017년 2분기 0.2% 불과했지만 같은해 3분기 2.6%, 4분기 6.2%, 2018년 1분기 8.8%, 2분기 9.7%, 3분기 8.3%, 4분기 11.5% 등 점차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2017년 5월 출시 이후 판매량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궐련을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국내 출시 1년 만인 지난해 5월까지 성인 흡연자 100만명이 일반 담배에서 아이코스로 전환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 기간 아이코스 전용 담배 제품인 '히츠'도 시장점유율을 7.3%까지 늘린 것으로 파악된다.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아이코스 점유율은 60~65%가량이다.

다만 지난해 '아이코스3' 등 신제품 발표 영향으로 판매관리비가 크게 늘면서 영업이익이 전년 991억원에서 지난해 694억원으로 약 30% 줄었다. 이 기간 홍보비만 전년 대비 2배 늘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